백신 맞았다고 걱정 끝?

도쿄 올림픽까지 83일이 남은 가운데 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맞는다. 하지만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가 이만저만 아니다. 백신이 ‘만병 통치약’이라는 검증도 부족할 뿐더러, 부작용에 대한 우려, 그리고 그 부작용이 프로스포츠의 정상 운영까지 위협할 수 있어 걱정이 많다. 더군다나 야구 대표팀과 남자축구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종 엔트리가 발표될 때까지 예비 엔트리 선수들이 모두 접종을 맞아야 한다. 접종대상 선수들만 200명 가까워 프로스포츠의 정상 운영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야구 대표팀의 예비엔트리 선수들은 오는 5월 3일 서울 중구 을지로의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백신을 맞는다. 축구 대표팀 역시 예비 엔트리 50여명이 5월 중으로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야구 올림픽대표팀 김경문 감독. 연합뉴스

시즌 중 백신 맞는 선수들, 발열-오한 후유증 감당할 수 있을까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단 중 백신 접종 대상자는 모두 931명. 대한체육회는 총 4번에 걸쳐 선수단에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선수와 지도자, 그리고 30세 미만 대상자 598명은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다만, 선수단 임원과 체육회 직원, 지원팀 등 30세 이상의 다른 관계자들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다.

하지만 화이자 백신도 여전히 부작용이 존재한다. 화이자의 주요 부작용은 발열과 근육통, 오한, 피로 등이다. 물론, 이는 예방접종 후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며 오래가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야구 대표팀의 경우 3일 백신을 맞고 4일 경기를 치르게 되는데 부작용이 있다면 이날 경기에 참가하기 어렵다. 선수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더 오래갈 수도 있어 결장이 더 오래갈 수 있다.

더군다나 야구대표팀의 예비 엔트리는 154명으로, 그 중 메이저리거와 아마추어 선수들을 제외한 약 120명의 선수들이 백신 접종 대상이다. 각 팀의 주축 선수들로 구성된 이들 대부분이 후유증을 겪는다면 리그 정상 운영은 당연히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사령탑 이구동성 “후유증 걱정돼”, 리그 연기 주장도

이런 후유증 소식에 10개 구단 사령탑들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상황에 따라 시즌 구상이 틀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에 대해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8명이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삼성 라이온즈의 허삼영 감독은 “18명이라는 숫자가 예사롭지 않고, 부작용도 걱정된다. 부작용으로 열도 나고 부기도 있다고 하는데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대부분 주축 선수들이라 걱정이 많다”라며 솔직한 감정을 전했다.

특히 선발진이 막강한 삼성이기에 백신 후유증으로 인한 선발 로테이션 변동에 대한 우려도 이만저만 아니다. 이에 허 감독은 “우려스럽긴 한데, 어떤 증상을 보일지 누가 예상할 수 있나. 일단은 순리대로 갈 것이다”라면서 “당일 선수 컨디션을 보고 대체 선발이나 불펜데이를 준비하려고 한다. 안 좋은 상황을 미리 생각하지는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 역시 후유증을 우려했다. 12명이 예비 엔트리에 포함돼 있는 NC의 이동욱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백신 부작용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선수들이 있다.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선) 백신을 맞아야 하긴 하지만, 다음날에 경기를 해야 해서 부작용은 없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질병관리청을 믿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14명이 명단에 오른 롯데 허문회 감독도 “후유증은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다”라고 우려했다. 예비 엔트리에 16명의 이름을 올린 LG 트윈스의 류지현 감독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다만, 류 감독은 “10개 구단이 다같이 맞는 거라 무슨 말을 하기가 조심스럽다”라면서 “그래도 체질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고 하니 순리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일부 감독들은 리그 연기를 주장하기도 했다. 최소 예방 접종 직후에 열리는 3연전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팀마다 예방접종을 맞는 선수들의 수나 상황이 다른데, 후유증으로 불리해지는 팀이 생길 수밖에 없어 형평성에서 어긋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3년을 기다려온 올림픽, 코로나19에 백신 우려까지

일단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특별 엔트리 제도’ 도입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한다. 백신 접종 후 휴식이 필요한 선수가 발생하면 대체 선수를 엔트리에 올리고, 엔트리에서 빠진 선수는 회복되면 열흘이 되기 전에 복귀할 수 있는 특별 조항이다. 지금의 부상자 명단과 비슷한 개념이다.

하지만, 감독들이 우려하는 주축 선수들의 전력 이탈이나 형평성 문제에 대해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2008 베이징 올림픽부터 13년을 기다려왔고, 각종 명예와 군 면제 혜택까지 많은 것이 걸려 있는 도쿄 올림픽이긴 하지만, 이젠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듯한 모습이다. 방사능 걱정에 코로나19 감염과 백신 우려까지. 프로야구가 올림픽으로 축제가 돼야 할 시기에 각종 변수로 잡음만 많아지고 있다.



윤승재 ·노진주 스포츠한국 기자 upcoming@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