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 피트니스 열풍 등으로 라이프스타일에 변화

[패션] 튀는 건강미…나는 거리의 자유파
주5일 근무, 피트니스 열풍 등으로 라이프스타일에 변화

정장 바지에 스니커즈를 신고 비닐로 된 스포츠백을 들고 출근한다. 운동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들을 향해 예의없다고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스포츠캐주얼의 붐은 더 이상 반짝 유행 경향이 아니다. 다양한 스타일이 섞이고 재해석되면서 더욱 활발하게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패션은 유행을 타고, 시간이 지나면 변색하지만 스포티즘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때문에 정착단계에 와있다. 자연스럽고 실용적인 멋을 내는 스포츠캐주얼웨어의 세계를 경험해 보자.


기능성과 패션성의 매치, 스포츠룩 대중화

온 나라가 열광한 2002월드컵은 스포츠룩의 대중화를 이끌어냈다. 조깅, 인라인스케이트, 요가를 할 때 입는 운동복을 평상복으로 즐겨 입는 스포츠 패션은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하고 섹시한 몸을 우상시 하는 경향을 대변하고 있다.

스포츠캐주얼의 유행은 주5일 근무제와 다이어트, 피트니스의 열풍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현대인의 불안심리를 체력 증진으로 극복해 보고자 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퓨마’ 같은 정통 스포츠 브랜드들은 기존 스포츠 의류의 기능성에 패션성을 가미했고 여성의류브랜드나 캐주얼 브랜드들은 스포츠룩을 기본 라인으로 확대시켰다. 스포츠웨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조깅슈트(Jogging suit), 점퍼, 스트라이프 패턴, 운동화 등 스포티즘은 패션이라 불리는 모든 곳에서 보여지고 있다.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들도 거리에서 시작된 패션을 무시하지 못했다. 스포티즘을 스포츠 브랜드가 아닌 일반의류에 접목시켜 첫 선을 보인 브랜드는 바로 이태리 명품 브랜드 ‘프라다’. 스포티즘이 보편화되기 전인 2001년에 이미 스포츠를 별도 라인으로 출시했다. 도도한 여성 ‘샤넬’도 이번 여름을 겨냥해 서핑웨어를 출시했다.

아방가르드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는 아예 ‘아디다스’와 손잡고 ‘아디다스'의 트레이드마크인 삼선 줄무늬를 변형한 모던 시티웨어 ‘Y3'라는 브랜드를 선보였을 정도다.

이와 맞물려 스포츠웨어와 캐주얼의 장점을 접목한 캐릭터 스포츠 웨어인 ‘캐포츠(Caports)'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했다. 스포츠를 단순히 관람하는 정도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하고 자기 실현의 장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 ‘캐포츠’를 완성하는 계기가 됐다.

캐포츠는 정통 스포츠웨어의 기능에 패션성을 가미한 스타일이다. 날씬해 보이는 슬림 라인의 트레이닝 팬츠와 장식이 더해져 패셔너블한 점퍼, 여기에 화려한 스니커즈나 하이힐을 신어 건강한 섹시미를 표현한다.

스포츠캐주얼은 활동적이며 스포티한 로고 티셔츠와 다이내믹한 스트라이프 패턴 팬츠가 주요 아이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축구 스타들의 해외 진출로 국내에는 들어와 있지 않은 외국 축구팀의 팀 복을 구해 입는 것이 유행이기도 하다.


스포츠캐주얼의 요소

스트라이프 라인

스트라이프는 이제 스포티즘의 얼굴이 됐다. 어디든 선 몇 개만 넣으면 스포티즘의 경쾌함을 차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아디다스’의 삼선로고가 대표적인 예. 이 삼선은 가방이나 신발 어디나 대입된다. 심지어 여성용 구두에 축구화 같은 선을 넣으면 당장에 스포츠 아이템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트레이닝 룩의 가장 대표적인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옆선 줄무늬, 라이닝 팬츠가 스포티즘 선의 미학을 따르고 있다. 라이닝은 트레이닝 팬츠가 아니어도 청바지나 점퍼의 옆선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옆선이 들어간 바지는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한다는 효과가 있어 점점 더 대담한 선의 연출이 시도되고 있다.

스니커즈

스니커즈(sneakers) 는 밑창이 고무로 된 운동화. 스포티즘의 시작은 스니커즈가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스커트를 입고도 스니커즈를 신을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여러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하는 멀티샵이나 신발 브랜드가 아니어도 토털 라인으로 스니커즈를 출시해 다양한 디자인이 나와 있다. 낮은 굽을 지닌 스니커즈를 신을 때는 바지 길이에 신경쓰고 스니커즈도 밑창이 높은 디자인이어야 다리가 길어 보인다.

블루종

블루종(Blouson)은 소매와 밑단을 니트로 된 밴드로 조여주는 점퍼형 상의를 말한다. 여밈은 지퍼로 된 집업(zipper-up) 스타일이 많다. 팔에 세로로 라인이 들어가 있거나 유니폼 넘버를 로고화해서 장식하는 등 개성적인 디자인이 많다.

트레이닝 팬츠와 입으면 스포티하게, 미니스커트와 입으면 섹시하게 코디할 수 있다. 뚱뚱한 사람은 풍성한 디자인의 점퍼가 체격을 커 보이게 하는 단점이 될 수 있지만 타이트하게 입으면 귀엽게 보일 수 있다. 보다 개성 있는 스타일을 원한다면 소재에 변화를 주면 되는데 광택 있는 소재는 드레시해 보일 수 있다.

유니폼 넘버

스포츠 경기에서 단체선수들의 등판에 새겨진 숫자를 모티브화한 디자인이 많다. 숫자는 스포티즘이 그렇듯 건강미, 젊음의 활력을 상징한다. 33, 69, 76, 92 등 유니폼 넘버를 빌어 두 자리 숫자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등, 가슴, 어깨, 허벅지에 장식적으로 사용한다.

니삭스

무릎까지 오는 니삭스(Knee socks). 요즘 같은 간절기에 방한용으로도 그만이다. 축구양말 같은 두터운 면니트 소재에서부터 화려한 무늬의 스타킹까지 다양한 소재와 컬러, 디자인이 나와 있다. 니삭스는 스포츠 이미지를 주지만 미니스커트와 매치한 스쿨걸룩의 아이템으로 인기있다. 니삭스의 컬러는 신발과 통일해야 다리가 길어 보인다.

트레이닝 룩

스포츠캐주얼의 대표적인 아이템인 트레이닝 룩은 자칫하면 체육복 같아 보일 수 있다. 라이닝 팬츠는 9부나 10부 길이에 밑위가 짧은 디자인이 날씬해 보이며, 허리부분에 주름이 많거나 헐렁한 스타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힙라인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속옷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허리만 밴드나 끈으로 처리되고 밑단은 일자나 판타롱으로 넓게 떨어져야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스포츠캐주얼을 스포티하게 입는 것도 방법이지만 평상복으로 멋을 내려면 모던하게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 힙합 캐주얼과 같이 헐렁하게 입어서는 안 된다. 자신감 넘치는 몸매를 과시하는 듯한 타이트한 착용감이 필수.

여기에 단순한 스포츠웨어로 보이지 않게 드레시한 요소들을 적절히 배합해야 한다. 에스닉한 액세서리를 활용하는 것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3-10-01 15:00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