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주쿠 벼룩시장·오다이바 패션몰에서의 '번개구매·번개관광'개성 넘치는 패션가와 유럽풍 신도시서 즐기는 알짜배기 쇼핑

[패션] 쇼핑천국 토쿄서 일본패션 엿보기
하라주쿠 벼룩시장·오다이바 패션몰에서의 '번개구매·번개관광'
개성 넘치는 패션가와 유럽풍 신도시서 즐기는 알짜배기 쇼핑


개성있는 하라주쿠. 보세 숍과 벼룩시장의 구제품에서 시작되는 스트리트 스타일에서부터 최신 유행 스타일까지 한눈에 만날 수 있는 도쿄의 대표 쇼핑가. 이에 비해 오다이바는 유럽형 관광도시로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한 인공섬의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일본인들도 데이트 코스 1순위로 꼽는 오다이바에는 세련된 쇼핑센터들의 명성도 자자하다. 도쿄의 얼굴 마담으로 수많은 관광객과 쇼핑광들을 유혹하는 하라주쿠와 오다이바 쇼핑 가이드!

물가에 비해 옷값으로 저렴

도쿄는 쇼핑천국. 유명 쇼핑가를 둘러보지 않고는 일본을 논할 수 없다. 일본인들 스스로도 여러 문화가 섞여 있는 카오스 같은 도시라고 인정하는 도쿄는 두 얼굴을 가진 도시로 전통과 최신 유행 스타일이 공존하는 곳이다. 도시의 곳곳이 특색 있는 볼거리로 가득한데 그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원하는 상품이 정확히 무엇인지 정하지 않으면 충동구매에 빠지기 쉬울 정도다.

또 일본의 엄청난 물가 때문에 쇼핑에 적잖은 금액이 들 것이라 생각하지만 교통비나 음식값에 비하면 옷값은 오히려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다. 대도시라 한 두 곳을 언급하기엔 아쉬운 감이 있지만 색깔을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쇼핑가 하라주쿠와 오다이바 스타일을 살펴 보기로 하자.

일본패션ㆍ문화의 중심지 하라주쿠

패션1번지 하라주쿠는 코스프레 차림의 젊은이들 덕분에 유명한 패션거리가 됐다. 아직도 하라주쿠 진구바시 코스프레 광장에는 요상한 복장의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이 거리의 유명 관광코스는 스누피 타운, 키디랜드, 소니프라자 등. 대표적인 쇼핑거리는 다께시따도리인데 한국의 이대 거리와 비교될까?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쇼핑가가 늘어서 있다. 10대 들을 겨냥한 팬시 용품에서부터 의류, 신발, 액세서리, 키치풍 개성이 가득한 상점이 넘쳐 난다.

도쿄는 양말천국! 초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 여학생들 덕분인지 양말 전문숍이 많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토시며 무늬 있는 스타킹을 800~1,000엔 정도에 살 수 있었다. 타께시따도리 쇼핑골목은 정오가 넘으면 엄청난 인파가 물결치기 때문에 쇼핑은 오전 중에 마치는 것이 좋다.

하라주쿠는 서로 다른 성격의 벼룩시장이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중 매달 넷째주 일요일에 열리는 토고신사 벼룩시장은 골동품마켓. 동네 사람들이 집에서 쓰던 골동품을 내다 팔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고가구나 미술품, 일색이 짙은 기모노 원단과 장식품들에서 일본의 생활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때문에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잦다. 기념품으로 작은 종이나 인형같은 소품들을 100~200엔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가로수가 울창한 오모떼산도를 지나 NHK스튜디오 광장에서 열리는 요요기 공원 벼룩시장은 ‘구제품’ 천국이다. 젊은이들이 직접 만든 물건이나 쓰던 물건을 싸게 파는 일명 ‘프리마켓’으로 온갖 잡동사니와 구제품이 모여 있는 이곳은 잘만 찾아보면 쓸만한 옷가지와 소품들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모자나 지갑, 머플러 같은 소품은 100엔 정도에 구입할 수 있고 의류도 500엔을 넘지 않는다. 잘만 살펴보면 곱게 사용한 깨끗한 상품을 발견할 수 있어 흙더미에서 보석 캐는 것과 같은 즐거움이 쏠쏠하다.

이국적 풍경의 해안도시 오다이바

해안 계획 도시 오다이바는 나무 한 그루까지 계획 설계된 매우 아름다운 이국의 풍경이 있다. 로맨틱 트렌디 드라마나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하는 오다이바는 각종 쇼핑몰과 레스토랑, 게임센터와 테마파크가 집결해 있는 데이트 1순위 도시다. 동경의 다른 도시와 다르게 외관이 멋진 빌딩 숲을 모노레일을 타고 구경할 수 있고, 18세기 유럽풍으로 내부가 설계된 비너스 포트와 아쿠아시티는 눈이 휘둥그래지는 쇼핑타운. 오다이바는 레인보우 브릿지, 자유의 여신상, 대관람차도 유명하지만 세가(SEGA)사가 운영하는 게임테마 파크 도쿄 조이폴리스, 소니 쇼룸과 코카콜라 테마숍이 있는 메디아 쥬, 후지TV 본사 등도 볼만하다.

오다이바의 대표적인 쇼핑몰은 비너스 포트. 유럽풍의 대리석 장식물과 흰구름과 푸른 하늘처럼 꾸며진 천정의 모습 덕분에 이국의 향을 맘껏 누릴 수 있는 쇼핑몰이다. 200여개의 크고 작은 상점이 들어서 있는데 고급스러운 오피스레이디를 위한 편리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이름 나 있다.

비너스 포트는 버버리, 질 스튜어트, DKNY 같은 젊은 여성에게 인기 있는 유명 브랜드 숍과 일본의 디자이너 숍, 내셔널 브랜드 숍, 여러 가지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멀티 숍, 보세 숍까지 어울려 있어 단 몇 시간 안에 쇼핑이 불가능할 정도로 방대한 크기와 상점으로 쇼핑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갭(GAP)같은 토털 멀티 브랜드숍을 만날 수 있는 오다이바의 또 다른 멀티 쇼핑몰, 아쿠아 시티는 바다와 만을 가로지르는 레인보우 브릿지가 펼쳐진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많고 대형 극장과 메디아 주가 함께 있어 연인들에게 딱 좋은 데이트 장소다.

두 얼굴의 도쿄

도쿄 소녀들은 초미니스커트 차림이었다. 그것도 잔뜩 주름을 넣은 교복스커트가. 아슬아슬 속옷이 보일까 조마조마했지만 그녀들의 차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미니스커트가 세계적인 유행이긴 하지만 특히 작은 키와 짧은 다리를 가진 일본 여성들에게는 단점을 감추는 효과적인 아이템. 미니스커트의 유행은 오피스레이디들에게도 예외가 아닌 듯 했다. 패션전문 백화점의 샵마스터들은 유니폼을 입은 듯 하나같이 미니스커트와 롱부츠 복장이었다. 롱부츠의 대유행은 부츠 발목을 장식하는 발찌와 굽을 장식하는 굽찌의 유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복차림의 학생들의 경우 부츠 대신 토시를 애용하고 있었다. 그 종류와 디자인이 너무나 다양해서 양말숍은 언제나 만원이었다. 패션은 여성들에게만 유효한 것은 아니었다. 젊은 남성들의 센스 또한 대단해서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게 만든다. 패션에 대한 남다른 실험과 용기가 합쳐진 결과이리라.

각양각색의 취향과 개성이 모여있는 도쿄. 하라주쿠와 오다이바는 다채로운 동경의 모습을 단편적으로나마 확인하게 해준다. 서구패션과 문화가 도시 전체를 지배하고 있지만, 공들인 머리 모양과 화사한 컬러의 기모노 차림 여성들을 마주치기도 어렵지 않은, 도쿄는 새로운 것에 열광하면서도 자기 색을 잃지 않는 두 얼굴의 도시였다.

도쿄 여행, 이것만은 꼭!
   

도쿄 주말 도깨비 여행은 우선 가격이 저렴하다. 왕복 비행기표와 1박에 드는 기본비용이 30만원 안팎. 그 외 교통비와 식비, 간단한 쇼핑을 겸한다면 50만원 선이면 충분히 멋진 여행이 가능하다. 여러 여행사에서 패키지상품을 내놓고 있으니 활용해 보자.

◇ 시간이 돈! = 짧은 시간, 많은 곳을 다니려면 시간 분배가 필수다. 상점이 문을 여는 시간은 대략 10시. 쇼핑하기 전 커피전문점(도토루 체인점이 정말 많다)에서 잠시 쉬거나 주변의 신사, 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본격적인 쇼핑에 들어가 하나의 거리나 상점을 집중 쇼핑하느라 시간을 보내버리면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기므로 특히 쇼핑광들은 주의할 것.

◇ 복잡한 도쿄의 전철, 길을 헤매고 있다! = 일본인들의 친절은 익히 소문나 있으니 길을 묻는 것을 두려워 말자. 젊은이들은 영어를 알아듣고 짧은 대화도 할 수 있다. 언어 소통에 영 자신이 없다면 일본 주요 도시를 상세히 표기한 지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해도 된다. 따라오라면서 목적지까지 손수 모셔다 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일본인들. 홀로 여행자도 아무 문제없다.

◇ 지도? 많을수록 좋다! = 지도는 여러 개를 준비한다. 알다시피 동경의 전철 노선은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복잡한 만큼 안가는 곳이 없지만 노선마다 운영하는 회사가 다르므로 갈아탈 때마다 표를 다시 끊어야 한다. 따라서 잘못 타는 실수가 없도록 한국어로 표기된 지도를 준비해 가자. 복잡한 전철 노선도를 이해하려면 다르게 디자인된 노선표를 소지하는 것이 비교분석에 좋다. 게다가 오래된 지도를 잘못 가져가면 곤란해 질 수도 있으니까.

◇ 싸고 양도 많고 게다가 맛나다! 거리 음식점 = 사람도 다르고 물도 다르니 음식 걱정을 안 할 수 없다. 사실, 음식기행이 아닌 이상 여행 중에 시간 맞춰 맛난 음식점을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메뉴가 300~400엔 정도하는 규동(소고기 덮밥)집과 전철역 내부의 코인 우동집은 생각보다 훌륭하다. 대부분 24시간이고 체인점이 많아 질도 떨어지지 않는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01-02 21:43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