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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2004 패션 키워드 스포티즘
트랙수트의 당당한 변신
스포츠와 패션의 절묘한 믹스 & 매치, 의류업계 스테디 셀러로


해가 바뀌어도 빠지지 않고 스케줄표에 오르는 계획 중 하나가 바로 운동이다. 게다가 사회 전반에 걸쳐 ‘웰빙’이 유행하면서 건강을 위한 각종 운동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2004년 역시 스포츠룩의 인기몰이는 계속된다. 운동복은 이제 운동할 때만 입는 옷이 아닌 트렌드 리더들의 유니폼이다. 피트니스 센터의 러닝머신 위를 달리다 온 듯한 트레이닝팬츠, 짚업 점퍼와 스포츠 비닐백, 스니커즈 차림의 젊은이들. 거리는 이제 트랙이다.


△ 패션에 금기는 없다





사람들은 이제 단순히 운동을 하기 위해 트레이닝복과 운동화를 착용하지 않는다. 트레이닝복과 스니커즈는 일상복이다.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면서 일하고, 스포츠를 즐기고, 클럽에 간다. 삶의 곳곳에서 존재하는 스포티즘은 진화하고 있다.

스포츠와 레저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스포츠 및 아웃도어 의류 시장은 2003년 전년 대비 40%(1조2, 760억원)의 비약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2004년 국내 스포츠의류 시장은 전년에 비해 20% 가까이 늘어난 1조5,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의 패션 키워드 역시 스포티즘(Sportism). 스포츠의 장르가 다양하듯 스포츠 모티브는 그 다양성으로 패션을 잠식했다. 점퍼, 트레이닝복, 스니커즈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었고 남성복과 여성복, 포멀웨어의 영역을 넘나들었다. 거리패션과 믹스&매치를 주도했고 특유의 장식성으로 액세서리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이제 패션에 금기사항은 없다. 촌스럽고, 뒷골목 부랑아 같아 보이던 차림조차 당당히 패션쇼 무대에 올려지고, 다달이 잘나가는 패션화보를 장식한다. 아디다스 줄무늬가 선명한 트랙슈트에 납작한 운동화 복장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유명 연예인들. 파파라치들에 의해 공개되는 사진 속에도 선명한 비비드 컬러의 운동복 차림으로 거리를 나서는 스타들을 보며 그들처럼 아름답고자 운동복을 새로운 패션아이템으로 선택한 것도 스포츠룩의 인기에 한몫을 했다.

스포티즘의 시작은 정통 스포츠 브랜드로부터 일 것이다. 스포츠 브랜드의 대명사인 나이키, 아디다스, 퓨마, 이들이 전 복종에 걸쳐 자리 잡은 스포티즘의 모체인 셈. 그러나 패션계 스포티즘 등극의 발단에 입김을 불어 넣은 것은 바로 ‘프라다’. 스포티즘을 스포츠 브랜드가 아닌 일반 여성복이나 남성복에 접목시켜 첫 선을 보인 브랜드가 바로 프라다이다. 스포티즘이 보편화되기 전인 90년대 말부터 붉은 고무라벨이 붙은 스포츠 스니커즈 아이템을 선보이며 별도 스포츠라인으로 출시했고 스포티즘의 시작을 알리는 시발점이 됐다.

△ 패션계의 새 아이콘 ‘스포츠 스타’



패션계의 스포츠 트렌드는 운동선수들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졌다. 세계 유명 패션디자이너들이 2004~2005 가을ㆍ겨울 모델로 축구스타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유럽의 유명 축구선수들은 패션계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르기까지 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데이비드 베컴을, 버버리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잉글랜드 첼시의 골키퍼 카를로 쿠디치니를,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우크라이나의 축구스타 안드리 셰브첸코에게 자신들의 옷을 입혔다. 패션디자이너들은 “축구스타들은 잘생겼을 뿐 아니라 힘 있고 부유해 보이는 이미지”라며 “현대의 새로운 스타일을 이끌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이패션의 스포츠 사랑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구찌, 프라다 등에서 명성을 날린 패션디자이너 닐 바렛은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의 유니폼을 제작했고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유니폼을 디자인해 그라운드의 명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크리스챤 디올, 샤넬, 아르마니가 앞 다투어 트랙슈트를 출시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는 아디다스, 나이키, 푸마 등 정통 스포츠 브랜드는 물론 쿨하스, 콕스 같은 캐주얼 브랜드도 스포티즘을 앞세워 히트 브랜드로 부상했고, 카파 EXR 등 패셔너블한 스포츠 브랜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실내운동에 적합한 전용 스포츠 의류의 확대도 주목된다. 제일모직, FnC코오롱 등이 피트니스 라인을 새로 선보이고 휠라코리아 등은 피트니스 라인을 확대한다.

제일모직의 스포츠의류 브랜드 라피도는 올해 피트니스 전용 라인 ‘레드(RED)시스템’을 내놓는다. 라피도 측은 피트니스 제품 매출이 지난해의 4배(49억원) 수준으로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nC코오롱의 헤드도 올해 피트니스 전용 라인 ‘에어리(airy)’를 내놓는다. 트레이닝복의 약 30%가 피트니스복이었는데 올해는 그 비중을 50%까지 늘렸다.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피트니스복 매출이 전년대비 25% 증가했고 올해도 30% 이상 매출이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랙슈트는 1970년대 말 영화배우 이소룡이 영화에서 입었던 노란색 추리닝과 아디다스 삼선 트레이닝복으로 대표되는 운동복 차림을 말한다. 최근 트랙슈트는 반짝이는 소재, 화려한 컬러, 독특한 장식 등 다양한 디자인을 가미해 변신하고 있다. 특히 여성스러운 소재, 새틴 벨벳 등으로 제작된 디자인은 시즌에 상관없이 일상복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트랙슈트는 지난해보다 보디라인을 더욱 살리고, 한결 컬러풀해진 것이 특징. 피트니스의 탄력적인 섹시함과 요가의 여유가 올 스포츠룩의 키워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아디다스 라인’이다. 두세 줄의 세로무늬는 1949년 등록된 아디다스만의 전유물이 아닌 스포츠룩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 원색으로 시각적 효과 극대화

활력 넘치는 원색의 컬러는 대담한 시각효과로 활용된다. 색상은 형광 빛이 도는 다홍색, 노랑색, 연두색, 파란색, 분홍색 등 밝고 경쾌한 색상이 많이 쓰이고 디자인에 있어서도 컬러풀한 라인 등이 들어가 있어 몸을 분할해 날씬해 보이고 활동적으로 보이게 해준다. 소재는 전반적으로 가볍고, 신축성이 뛰어나고, 자연스러운 외관을 가지는 것이 포인트. 기능성 소재와 함께 나일론, 레이온 등 반짝이는 표면 광택감이 있는 소재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바지의 경우는 허리선부터 사타구니까지의 밑위길이가 짧아졌다. 특히 엉덩이를 조여 올려 주고, 엉덩이에서 허벅지로 떨어지는 라인을 타이트하게 만들어 주는 재단법이나 특수 원단을 이용해 펑퍼짐함을 감쪽같이 없앴다. 살집이 있는 사람의 경우 밴드 부분이 두텁고 어느 정도 조임이 있는 디자인을 선택하면 보다 날씬한 허리라인을 만들 수 있다.

상의 점퍼는 다양한 로고처리와 스트라이프 등을 활용한 샤이닝한 비닐소재가 눈에 띈다. 안에 입는 티셔츠는 목선을 과감한 V자로 디자인하거나 탱크톱과 같은 노출형도 많이 보여 지고 있다. 탱크톱에는 그대로 후드 점퍼를 걸쳐 섹시하게 연출한다.

△ 멈추지 않을 라이브 버전

지난해 캐주얼과 스포츠가 섞인 캐포츠룩이 유행할 때만해도 일시적인 유행현상인 패드(Fad)로 여겼던 스포티즘. 이제는 의류업체 전반에서 스포츠 룩이 없어서는 안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한 인터뷰에서 패션디자이너 장광효씨는 “에스닉스타일이나 밀리터리스타일 등은 선호하는 사람들의 편차가 심하지만 스포츠웨어는 기초가 튼튼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비교적 간단한 연출로도 멋지게 보일 수 있다. 주변에서는 각종 스포츠 경기가 끊임없이 열린다. 에스닉이나 밀리터리패션은 때가 되면 자취를 감추지만 스포츠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근대 스포츠의 발상지 아테네에서 역사적인 올림픽이 개최되는 2004년. 올해도 식을 줄 모르는 도전의식으로 똘똘 뭉친 스포티즘의 라이브 버전은 계속된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


입력시간 : 2004-02-1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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