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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칼럼] 청순병


봄입니다. 꽃보다 먼저 거리에서 마주치는 여성들에게서 계절의 변화를 알아챌 수 있습니다. 핑크빛 구두와 노란색 니트, 화사한 그녀들의 눈 화장. 계절과 함께 알게 모르게 변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여성들의 헤어스타일인데요. 기분전환을 위해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여성들의 습성을 눈치 채셨다면 이번 봄의 헤어트렌드가 건강한 생머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생머리의 유행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성들에게 가장 오래 사랑받은 스타일이죠. 미국의 한 대학 연구 결과에서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머리 모양이고 그 중에서 어깨길이 정도의 기네스 팰트로 스타일의 생머리가 가장 선호된다고 합니다.

지상의 모든 헤어트렌드가 웨이브를 찬양하던 시기에도 유난히 생머리 스타일이 많았습니다. 여대 지하철역에서 뒷모습만으로는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긴 생머리 처자들이 넘쳐 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고소영, 김희선, 전지현, 이효리. 스타급 여자 연예인들의 헤어스타일은 유난히 긴 생머리가 많습니다. 드라마 여주인공의 순진무구함은 긴 생머리로 캐릭터의 진정함이 발휘되고, 헤어제품 광고들은 윤기 있고 건강한 모발, 특히 생머리 모델을 앞세웁니다. 이름하야 ‘청순병’입니다. 가냘픈 몸매에 흰 피부, 거기다 긴 생머리는 청순가련의 전형이죠. 해외트렌드가 진보적인 우먼파워를 상징하는 ‘플래퍼 룩(flapper look)’을 유행 전면에 내세운 것과 달리 유독 한국에서 분홍구두에 노란색 니트, 생머리 스타일의 청순상이 유행하는 이유는? 여대생의 취업이 가장 힘들다는 요즘, 젊은 여성들은 연약함이라도 가장해야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어두운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싶군요.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


입력시간 : 2004-03-2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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