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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우물 육아교실] "초보 학부모, 걱정돼요"
첫 아이 입학시킨 엄마, 선생님과 첫 대면

<사례> 첫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신입생 학부모 입니다.

아이의 학교 적응도 걱정이지만 저도 학부모로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네요.

얼마 전 학교를 방문하는 날 선생님 면담을 갔는데 운영위원을 뽑더라구요. 저는 사실 나서는 걸 싫어해서 안하고 싶었지만 원하는 엄마가 적으니까 선생님께서 한명 한명 호명하면서 운영위원 할 수 없는 이유가 있냐고 물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운영위원이랑 녹색어머니까지 하게 됐어요.

근데 학교 자주 가는 것도, 선생님 대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또 뭘 많이 내야 하는 게 아닐까 여러 가지로 걱정이 많이 됩니다.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 양모씨)






병아리 같은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들의 좌충우돌 학교 생활이 시작된 3월 한달, 첫아이를 입학시킨 신입생의 부모들은 또 그들대로 좌충우돌의 한달을 보냈을 것이다. 아이가 새로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나갈까 하는 것이 주된 걱정이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학부모(주로 엄마) 자신이 학교나 선생님과 맺는 새로운 관계에 적응하는 일 또한 부담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초보학부모가 느끼는 부담감, 그 이면에는 학교와 선생님들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과 불신, 그리고 매사를 내 자식 중심으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들이 있다. 위 사례 속의 엄마도 학교와 선생님에 대해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생각을, 다른 한편으로는 위축된 마음을 가진 채 첫번째 학교 방문에 임한 것 같다. 그리고 학교 일에 참여를 권하는 선생님의 요구가 내키지 않으면서도 내 자식에게 불이익이 있을까 두려워 할 수 없이 떠맡고 고민을 하고 있다.

-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안좋은 선입견

사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20년 가까이 되는 학부모들은 지금의 초등학교 분위기나 실정을 잘 모른다. 대신 예전 자신의 학창시절에 불합리했던 학교규율, 무서웠던 선생님에 대한 기억, 뉴스나 주위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촌지교사나 체벌교사, 아이를 차별하는 교사에 대한 이야기 등 안 좋은 기억들이 만들어 내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아직 학부모로서 학교를 직접 경험하기도 전에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신을 품고 있으니 학교의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마음이 열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이경자 사무국장은 “요즘의 학교나 선생님들은 많이 달라졌다”면서 “오히려 엄마들이 옛날 방식대로 선생님들을 접대하려 드는 것이 선생님을 시험에 들게 한다”고 말한다.

- 내 자식 중심의 이기심 버려야

학교에 당당하게 참여하는 것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는 내 자식 중심 사고는 특히 1학년 학부모에게 심하다. 아이들도 1학년 신입생 때는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고 협동하는 사회성이 부족하듯이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경기 가남초등학교 김영복 선생님은 “1학년 학부모는 1학년 수준”이라며 그 예로 키가 큰 아이를 앞자리에 앉혀달라는 식의 부당한 요구를 하는 엄마, 아이의 문제를 엄마가 나서서 다 해결해주려는 수퍼맨같은 엄마, 내 아이만 발표 안 시켜 준다고 서운해하는 엄마 등을 들었다. 그리고 “내 아이만 특별하다는 생각, 내 아이에게 특별대우를 기대하는 이기적인 마음들을 버리는 성숙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학부모는 학교교육의 주체, 당당하게 참여하라!

<초보학부모의 오해 혹은 편견>

1. 촌지를 안드리자니 왠지 불안하다.
▶촌지 준 사람이 신고를 하고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 촌지를 받는 강심장교사가 있을까? 뉴스 속에 나오는 소수의 비리교사가 아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촌지를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 선생님은 우리 아이만 차별하는 것 같다.
▶엄마에게는 하나 혹은 둘 뿐인 자식이지만 선생님에게는 1:40의 관계이다. 서운함에 앞서 상황을 이해하는 마음도 필요하다. 또한 선생님에 대해 아이가 불만을 말할 때 아이의 말만 듣고 선생님을 오해하지 말고 직접 상담을 통해 내용을 들어보도록 한다.

3. 학교 일에 참여하는 것은 극성 엄마처럼 보인다.
▶학교 일을 하는 이유가 오직 자기 자식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하는 시작 단계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하다보면 정말 할 일은 많고 일손과 예산은 부족하다는 걸 느끼게 되고 학교 전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좋은 일을 위한 극성이라면 심할수록 좋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신을 털고 내 자식만을 위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보면 우리 학교의 현실과 학부모로서 해야 할 일들이 그제야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김영복 선생님은 “학급 당 학생수가 40명을 넘고, 학교 재정이나 교사들의 연구시간 부족 등 선진국에 비해 열악하기만 한 우리 나라의 교육 환경 속에서 교사나 학부모가 환경만 탓하고 있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내 아이만 잘 봐달라는 저의를 가진 치맛바람이 아니라, 학교 전체를 위한 바람직한 치맛바람은 우리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경자 사무국장도 “학부모는 학교교육의 중요한 파트너이지 학교의 볼모가 아니다. 학부모가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당당하게 참여하라”고 강조한다. 학부모 자신이 학교 교육의 중요한 주체임을 깨닫고 부족한 교육 현실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마땅한 의무이자 권리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 운영위원에서 청소 도우미까지.. 자원자는 부족하고 할 일은 많다

그럼, 학부모가 학교에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학교 내 행사 계획과 지원,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일을 하는 학교 운영위원회가 있고 학급별 환경미화, 학급행사의 자원봉사 등으로 담임교사를 돕는 학급 운영위원이 있다. 그 외에 도서관 일을 돕는 도서 도우미, 아침 등교길 교통지도를 하는 녹색어머니회, 1일 명예교사, 특별한 행사 때 자원봉사자, 저학년 아동의 급식과 청소를 돕는 당번 어머니 등이 있다.

간혹 운영위원같은 걸 맡으면 돈 내고 고생한다는 의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학부모 운영위원이 꼭 필요한 현실에서 자원자가 부족하다보니 반강제성 권유로 참여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불만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운영위원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도 더 민주적이고 설득력있게 홍보하기 위해 연구해야겠고 학부모 스스로의 의식 전환도 함께 필요한 부분이다. 돈과 시간이 허락하는 한 어느 정도 학교를 위해 봉사할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검은 돈과 검은 결탁을 막는 깨끗한 정치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만 이루어질 수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학부모인 내가 내 자식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자발적으로 교육현실의 문제를 고치려고 두 팔 걷고 나설 때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 있다. 혹시 내 아이가 손해보는 건 싫고 내가 고생하는 것도 싫으면서 학교 교육 현실은 썩었다고 탓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왜 나를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아이가 학교에 입학했다면 초보학부모인 당신도 교실이데아의 당당한 주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두레우물 육아교실은 주부 인터넷 주부닷컴(http://www.zubu.com/)과 함께 진행합니다. 두레우물 육아상담실(http://community.zubu.com/doure.asp)에서는 육아에 대한 고민과 의견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박경아 자유기고가 koreapka@hanmail.net


입력시간 : 2004-04-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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