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잘 먹지 않아 속상한 엄마들

[두레우물 육아교실] 모유 수유와 이유식의 시기는?
아이가 잘 먹지 않아 속상한 엄마들

"안녕하세요? 저는 아들 연년생을 키우고 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13개월인데 아직까지 모유 수유를 하고 있습니다. 몇 개월 전부터 이유식을 시작했는데. 울음을 터트리고 먹기 싫다며 모유만 찾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밥도 먹지 않고 모유만 먹이는데 아이는 뭐가 불만인지 날마다 자주 보채네요. 언제까지 모유를 먹여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밥을 잘 먹을 수 있는지 좀 알려 주세요.” (주부닷컴 두레우물 육아상담실, mi1978)

“안녕하세요? 전 4개월 된 아기 엄마입니다. 제 아기가 우유를 너무 안 먹어서 걱정입니다. 더군다나 눈뜨고 깨어 있으면 더욱 먹질 않아요. 배가 고파 울면서도 먼저 잠재우지 않으면 안돼요. 처음엔 모유와 같이 혼합수유를 하다가 3개월부터 젖이 모자라 우유만 먹이는데 잘 먹는 것 같더니 이제 와서 안 먹으려 드네요. 우유 먹이려고 팔에 비스듬히 안기만 해도 난리가 납니다. 왜 이렇게 우유를 안 먹는 걸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 낮에 눈뜨고 깨어 있을 때 먹일 수 있을까요?” (주부닷컴 두레우물 육아상담실, 0808sy)

어린 아기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은 아기 키우는 일이 날마다 새로운 모험이고 도전이다. 첫째를 낳아 키운 경험이 있는 엄마라도 둘째, 셋째 아이를 키우는 게 꼭 새로 시작하는 일처럼 참 낯설고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엄마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먹는 문제이다. 볕 좋은 날, 놀이터에 삼삼오오 엄마들이 모여 아이 키우는 문제로 한창 수다 꽃을 피우다 보면 꼭 한, 둘은 이 문제로 날마다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음을 호소한다.

주부 닷컴 두레우물 육아상담실에도 아이가 잘 먹지를 않아 고민하고 있는 엄마들이 사연을 많이 올렸다. 모유는 언제까지 먹여야 하는지, 아이가 이유식을 왜 먹지 않는지, 그리고 왜 깨어 있는 시간에는 먹지 않고 잠자리에 들어서야 겨우 먹는 것인지…. 아이가 잘 먹어도 엄마들은 잘 하고 있는 건지 늘 불안해 하는데 주는 것도 제대로 먹지 않으니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주부닷컴의 사연을 읽고 여러 선배 엄마들이 도움말을 올렸다. 먼저 아이디 ‘pstazure’주부는 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한테 억지로 먹이려 하지 말고 아이가 배고플 때까지 참을성을 갖고 기다리면 엄마가 재촉하지 않아도 저절로 밥을 찾게 될 거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글을 올렸다. 그리고 밥 이외에는 다른 군것질거리를 절대로 주면 안 된다는 충고도 덧붙였다.

아이디 ‘lhryun1’ 주부는 13개월 아이의 경우 젖을 떼면 다른 걸 잘 먹을 거라며 빨리 젖을 떼라고 충고한다. 자신도 아이를 키우면서 똑같은 문제로 고생을 했는데 젖떼고 나니까 아이가 잘 먹더라는 것이다.

두 사연 모두 엄마가 독한 마음을 먹지 않으면 실천하기 무척 어려운 일들이다. 아이와 엄마에게 너무나 큰 부담을 주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 성공할 수 있는 건지 반대로 시간을 갖고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는 건지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했다.

현장에서 모유 수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모유상담소 김영란 (http://www.mowu119.com) 소장은 위의 사연을 듣고 주부들이 갖고 있는 몇 가지 잘못된 정보를 지적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선 모유를 언제까지 먹여야 하는 문제에 대해 모유는 아이가 원할 때까지 먹여도 좋다고 말한다. 보통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 정도 되면 영양분이 부족해서 더 이상 먹이지 말라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6개월이 지나면 모유에서 철분이 부족해지는 건 사실이지만 영양가가 떨어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두 번째, 아이가 잘 때만 우유를 먹고 깨어 있을 때는 먹지 않는 것은 아이가 젖병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3개월까지는 모유를 먹을 수 있어 아이도 그럭저럭 견뎌냈을 것이지만 이제 모유를 끊고 우유만 먹게 됐으니 팀隔?떼를 쓰다 지쳐 잠결에 그것이 젖병인지 엄마 젖인지도 모르고 먹는 것이다. 모유 수유를 그만둔 까닭이 양이 부족해서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여성 중 약 5%가 절대적으로 모유의 양이 부족하고 나머지는 노력을 하면 아이에게 충분한 모유를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엄마의 결단이 필요하다. 우유를 고집한다면 지금의 상황을 눈 딱 감고 견뎌내야 되고 다른 방법으로는 다시 모유 수유를 시작하는 것이다. 모유 수유가 가능하다면 엄마, 아이 둘 모두에게 좋은 방법은 물론 두 번째이다.

세 번째, 아이가 모유만 찾고 이유식을 찾지 않는 것은 모유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이유 방법 때문일 거라고 충고한다. 첫 번째에서도 말했지만 정서적인 면에서도 모유는 아이가 원할 때까지 먹이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모자란 철분을 보충하고 밥을 먹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천천히 이유식을 시작하는 게 필요한데, 이때 이유식은 반드시 숟가락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유식하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가루로 만든 이유식을 젖병에 타서 물리는데 이것이 큰 잘못이라는 것이다. 특히 모유에 길들여진 아이는 더욱 더 젖병을 물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아이, 엄마 모두 힘들어진다.

보통 아이들은 태어난 지 4개월 정도 지나야 소화액이 나온다. 그런 까닭으로 4개월 이전에 이유식을 하면 아이에게 탈이 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그리고 분유를 먹는 아이들은 4개월부터 모유의 경우엔 6개월부터 이유를 시작할 수 있다.

처음 이유식을 할 때는 미음을 끓여 어른들처럼 숟가락으로 조금씩 떠 먹인다. 그러다 차츰 소화하기 쉬운 야채를 함께 끓여 주거나 과일, 주스 등을 간식으로 주는데 반드시 한가지씩 더해가면서 먹인다. 처음부터 여러 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주면 안 된다. 한가지씩 새로운 걸 더해 주면서 소화를 잘 시키는지 봐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젖병이 아니라 꼭 숟가락으로 떠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어른들과 함께 밥을 먹는 것이 좋다. 아이는 어른들이 숟가락질하는 것을 보면서 입 모양을 흉내내고 숟가락질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또 어른들은 아이가 숟가락으로 먹는 걸 보면서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화목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밥을 시작한 아이들이 밥을 싫어할 리가 없다.

※두레우물 육아교실은 주부닷컴(http://www.zubu.com/)과 함께 진행합니다. 지금 두레우물 육아상담실(http://community.zubu.com/doure.asp)에서는 육아에 대한 고민과 의견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자유기고가 심유정


입력시간 : 2004-04-15 13:52


자유기고가 심유정 pupp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