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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칼럼] 1억원의 값어치


5일간의 패션축제, ‘2004~2005가을겨울 서울컬렉션위크’가 지난 주 막을 내렸습니다. 근 8년간 신경을 곤두세워 컬렉션을 감상해온 사람으로 감동의 약효가 줄어들 때도 됐지만 이번 컬렉션은 기대 이상의 감동과 흥분이 교차한 시간이었습니다. 신구 패션디자이너의 적절한 조화! 신인에게서는 신인다운 신선함을, 노련한 디자이너에게서는 그에 못지않은 탄탄한 디자인적 완성도를 목격할 수 있는 감동의 순간들이었습니다.

패션 쇼는 버라이어티 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무대, 조명, 음악, 그리고 아름다운 의상을 걸친 멋진 사람들. “쇼 어땠어?”라는 질문에 하나같은 대답이 돌아옵니다. 패션을 알든 모르든 ‘작품’을 보는 찐한 감동의 순간은 모두 한가지입니다. 절대 옷으로만 볼 수 없는 독특한 패션 세계를 지닌 아방가르드 디자이너들에게는 그 창조성에 감동하고, 옷으로 그 명분을 다한 솜씨 좋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은 내 옷장에 꼭 간직하고 싶은 욕구로 또 한번 감동의 물결에 휩싸였습니다. 패션을 전공하는 친구와 함께 컬렉션에 들린 어느 공학도의 말, “정말 여성스럽고 너무 아름다워요!” 말로만 듣던 화려한 쇼를 직접 목격한 흥분된 심정이 오죽했을까요.

그런데 이들의 감상 소감 중에서 ‘멋지긴 한데 저 옷을 도대체 누가 입을까’ 하는 의문을 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사실 관계자 입장에서도 가끔 무대에서 내려온 ‘작품’의 행방이 궁금할 때가 있으니까요. 형이상학적인 디자인, 게다가 늘씬한 모델 사이즈. 무대 뒤편에서 작품을 정리하는 스태프에게 물었습니다. “올 가을겨울 생산할 의상 샘플로 사용하고 일부는 보관, 일부는 선물하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디자이너마다 큰 차이가 있지만 개인당 컬렉션 한번에 드는 비용이 많게는 자그마치 1억원 규모. 그 창작의 값어치가 다음 6개월의 패션을 움직이는 힘인 모양입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k@dreamwiz.com


입력시간 : 2004-04-1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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