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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엿보기] 당신의 '광장 내구력'은 어느 정도?


목 좋고 물 좋은 곳에서 10년간 연애했던 연인들이 있다. 무균실 같은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늘 고운 모습만 보였던 그들은, 마침내 결혼에 골인하자 무시무시한 현실과 마주치게 된다. 10년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상대의 기이한 모습들이 포착되기 시작한 것.

이건 다만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욱 섬뜩하다. 사랑에 빠진 후 죽자사자 ‘밀실연애’만 고집한 결과다. 그들은 무려 10년 동안이나 강도 높게(?) 만났고, 친구나 어른 등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은 일종의 연례행사쯤으로 돌렸다. 되도록 ‘조직’에 휘둘리지 않고 둘만의 시간을 야무지게 챙기는 게 ‘합리적’이라 믿었던 거다.

하지만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선 둘만의 공간을 종종 환기시킬 필요도 있다. 밀실에서 우아하게 미소짓는 건 숨쉬는 것 만큼이나 쉽다. 무균실에서 최고로 달콤한 말만 내뱉는 것도 누워서 떡 먹기보다 부담 없다. 그런 식으론 10년이 가야 상대의 진면모를 알 수 없다. 오히려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둘만의 사랑을 단련하는 게 더 확실한 지름길이다.

다음은 그녀들이 진술하는 ‘아찔했던 그 순간’!

“그는 자기 선후배에게 나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내가 아예 그들 모두의 연인이 되어주길 원했던 남자였어. 처음엔 그가 그 정도로 나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나 보다,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써주길 원하나 보다, 정도로 생각했지. 한데 점점 그가 이상하게 굴기 시작하는 거야. 밤중에 데이트하다 말고 갑자기 자신의 절친한 형에게 전화를 걸어 대뜸 나와 통화하게 한다든지, 데이트 자리에 꼭 다른 남자 후배를 데리고 나온다든지 기타 등등. 날이 갈수록 피곤해져서 난 결국 ‘만인의 연인’자리를 고사하고 뛰쳐나와버렸지.”

“이야, 뭐 그딴 넘이 다 있어? 그러고 보니 나도 아주 파렴치한 상대를 만난 적이 있었네. 내 단짝 친구를 불러내 처음 그를 소개시킨 날이었어. 난 그녀에게 그가 어떤 남자인지 잘 봐달라고 미리 귀띔해뒀었지. 그리곤 화장실에 가겠다며 잠깐 자리를 비웠는데, 얼마 후 돌아오니 뭔가 분위기가 썰렁한 거야. 나중에 친구가 털어놓더군. ‘너 없는 사이에 나한테 그러더라고. 내가 너무 매력적이라 가슴이 다 설렌다나? 기가 찼지만 그냥 모른 척 웃어넘겼지. 걔 좀 아닌 것 같애.’ 워낙 공주병이 다분한 애라 반쯤은 ‘오버’한 진단으로 받아들였는데 글쎄, 그가 다른 내 친구들에게도 똑같이 구는 거야. 심지어 내가 있는 자리에서도 눈을 빛내며 작업에 열중할 정도였지. 닥달하니까 자기는 그냥 ‘예의상’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고 싶었을 뿐이라나? 그러면서 ‘착각한 네 친구들이야말로 이상한 거 아냐?’고 되려 화를 내더군.”

“어머어머, 정말 구제불능이었구나! 내 경우엔 좀더 미묘했어. 애인 있는 친구들끼리 모임을 가진 적이 있는데, 그가 남자들에게 자꾸 트집을 잡는 거야. 특히 말 잘 하거나 뻔지르르한 남자, 잘 나가는 남자에겐 은근히 말을 꼬는 거였지. 그때 보곤 정말 그에게 질려버렸어. 평소 그렇게 관대하고 완벽하고 자신만만하던 그 남자가 그런 쫌팽이일 줄이야!”

당신의 ‘광장 내구력’은 어느 정도인가? 지금부터 마음속으로 시뮬레이션해 보고, 좀더 건강한 파트너로 거듭나기 위해 훈련을 해둘 필요가 있겠다.



위쯔(마음스타일리스트) morpeus@freechal.com


입력시간 : 2004-04-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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