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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우물 육아교실] "우리 애가 수학을 싫어해요"
초등학생 수학과 친해지기

“초등학교 2학년, 1학년 딸아이를 둔 주부입니다. 요즘 큰 아이가 수학을 싫어해서 걱정입니다. 이런 걱정은 사실 1학년 때부터 시작되었지요. 글쓰기나 책 읽기 등은 잘하는데 수학은 무척 자신 없어 합니다. 아마도 제가 1학년 때 몇 번 야단을 쳐서 더 그런 것 같아요. 문제집 함께 풀면서 저 때문에 눈물을 쏟은 적이 많았거든요. 아이가 못한다고 야단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풀어놓은 답보면 너무 답답해서 ‘ 그것도 모르냐’'며 창피를 줬거든요.

이제 2학년인데 벌써부터 수학이 싫고 문제 풀기가 지겹답니다. 이를 어쩌죠? 이젠 저도 문제집 풀라고 하지 않아요. 괜히 그랬다 더 심각해 질까봐 겁이 납니다. 교과서를 봐도 틀린 게 많더군요. 주위에선 수학 학원을 보내라고 하는데 정말 효과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가 스트레스 덜 받으면서 수학과 좀 친해지는 방법 좀 알려 주세요.” (서울에서 현진이 엄마가)


- "문제 푸는 게 너무 어려워요"





주위의 아는 초등학생들한테 무슨 과목이 가장 재미있냐고 물었는데 ‘ 국어’가 좋다는 아이도 있고, ‘ 즐거운 생활’ 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다음엔 무슨 시간이 제일 지겨운지 물었더니 여섯 명의 남자, 여자 아이 모두 ‘ 수학’이라고 소리 높여 말했다. 한번 더 물었다. “ 왜 그렇게 수학이 싫어?”(사실 물으나 마나한 질문이었다) 아이들은 한결같이 “ 짱! 어려워요.” “ 문제 풀 때 생각하는 게 싫어요.” “ 답이 왜 그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라고 해서 그게 너무 싫어요.” “ 지겨운 수학을 왜 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10년, 20년 전 나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 봐도 그렇고 지금까지 수학은 지겹고 어려우며 골치 아픈 과목으로 찍힌 것 같다. 그런데 다른 한편, 여러 수학자들이 써내려 간(그들의 주장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면서) 수학 관련 책들을 보면 수학만큼 명료하고 정직하며 예술로 비유될 만큼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요구하는 분야도 없다. 그리고 그들은 일반 사람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수학을 배우고 접하기 때문에 수학을 싫어한다면서 그런 현실을 무척 안타까워한다.

아이들의 주장과 수학자들의 안타까움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라도 존재하는 걸까? 그 차이가 커도 너무 크다. 현실에서 아이들은 여전히 골치 아픈 수학 시간을 만나야 하고 문제집을 풀어야 한다. 눈 딱 감고 “ 저리 꺼져버려!”라고 할 수 없는 게 수학이다. 그렇다면 장님 코끼리 코 만지는 격이 될지라도 도대체 수학이 뭐고 아이들이 수학을 왜 그리 어렵게 생각하는지 따져나 보자. 아는 만큼, 알려고 노력하는 만큼 수학이 좀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먼저 수학은 보통 사람들 누구나 인정하듯 어려운 과목임에 분명하다. 특히 발달 단계상, 실생활에서의 구체적 조작과 감각적 체험이 가장 큰 특징으로 나타나는 초등학생의 경우에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수학은 더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요즘 아이들은 유치원에서부터 수로 더하기, 빼기와 그 이상을 배우고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수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수로만 나타난 문제는 빠르게 계산하고 정확할지 몰라도 막상 현실에서 구체물을 갖고 주고 받기를 한 뒤 그 과정을 정확히 말로 설명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숫자 5는 문제집에서 더하고 빼기를 위한 글자일 뿐이지 숫자 5가 있기 전에 구체물, 자연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모르고 있다. 실생활의 다양한 사연들이 빠진 숫자 5는 당연히 재미 없고 지겨울 뿐이다. 문제집 속에만 존재하는 수학을 이제부터라도 생활 한 가운데로 끌어내야 한다. 달력이나 시계를 보는 법부터 가게에서 물건 사는 것이나 피자 한 조각을 먹는 데도 수학이랑 관련이 있음을 알려주면 아이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 기본 원리 이해, 인내력 갖고 도와줘야

또한 수학은 다른 과목과 달리 한 단계 한 단계 진도에 맞춰 기본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기 때문에 어렵다. 나눗셈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학생이 있다면 그가 고등학생일지라도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를 펼쳐 봐야 한다. 아무리 좋은 참고서, 문제집을 많이 풀고 통째로 외울지라도 나눗셈과 관련된 다른 응용문제가 나오면 연필만 굴리며 헤매다 책상에 엎드릴 게 뻔하다. 많은 부모들이 선행 학습에 목숨을 거는데, 정말 필요한 것은 복습이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방과후에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밥이 소화가 잘 되듯 수학도 마찬가지다. 서두르면 일난다.

또 아이들이 수학을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수학 = 생각하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학에선 한 가지 답을 얻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가 있고 또 다시 돌이켜 반성하고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단숨에 쉽게 얻을 수 있는 답이란 없다. 그런 까닭으로 수학을 잘하면 아이들의 논리력과 사고력이 커진다. 더군다나 요즘 수학 교과서나 문제집은 이미 만들어진 식에서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문제를 읽고 식을 만들어 가면서 답을 구하는 식으로 꾸며져 있기 때문에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그런데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수학만 잘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다른 교과목, 특히 국어 읽기. 독서의 도움이 절실해진다. 이것은 아이의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욱 분명해진다. 특히 초등학교 아이들이라면 나중을 위해서 문제집 한 권 푸는 것보다 좋은 책 한 권을 정성껏 읽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심유정 자유기고가 pupp3@naver.com


입력시간 : 2004-05-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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