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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우물 육아교실] "우리 애가 욕쟁이 되면 어쩌죠?"
욕하는 아이 바로잡기

Q1. 저희 애가 6살인데요, 언제부턴가 불만이 있을 때 말끝마다 ‘에이 씨~’를 붙이는 게 버릇이 됐어요. 세 살 짜리 동생한테 화낼 때는 ‘야, 이 새끼야’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점점 말이 거칠어져 가는데 학교 들어가면 더할까 봐 걱정이네요. (두레우물 육아교실 ID:angelkmj)

Q2. 5학년에 다니는 딸을 둔 엄마인데요, 가끔 집에 놀러오는 사촌이 ‘씨x’라는 욕을 자꾸 쓰더라구요. 그 애도 재미삼아 쓰는 것 같긴 하지만, 저희 딸이 그런 말을 같이 쓰는 게 너무 싫은데 어떻게 하면 좋죠? (서울 은평구 불광동 최모씨)



- 학창시절의 짜릿한 언어유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욕이 없는 시대, 없는 나라는 없다. 어른들도 어릴 때 은어와 속어, 이상한 말장난에 탐닉했던 시절이 있었고, 그것은 탈출구 없이 답답하던 학창시절의 숨통을 트게 만드는 짜릿한 자유이기도 했다.

그런 기억을 떠올리며 애써 이해하려 해도 요즘 10대들의 대화를 듣다 보면 섬짓할 때가 많다. 얼마 전 하교시간 무렵 버스를 타고 가면서 들은 중학생끼리의 대화에서는 욕을 찾기보다 욕이 아닌 말을 찾는 게 쉬울 만큼, 거의 단어 끝마다 ‘아이, 씨x’, ‘x 같은~’이라는 욕이 끼어 있었다. 혹시 내 아이도 커서 저러고 다니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들었다.



게다가 영화나 TV, 인터넷만 봐도 욕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이 우리 아이들 주변에 널려있지 않은가.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 아이를 욕쟁이로 만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울아동상담센터 이선경 소장은 “욕을 시작하는 초기에 아이의 언어습관을 잘 관찰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어릴 때 욕을 쓰던 사람이 커서도 욕을 쓰는 법이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듯이 말끝마다 ‘에이 씨~’하는 소리가 ‘씨x’로 커지는 불씨가 된다는 것이다.


- 유아기 관심끌기 위한 욕에는 무반응할 것

아이들이 욕을 처음 쓰기 시작하는 나이는 언어습득과정 중에 있는 4~5세 경이다. 위의 첫 번째 사례처럼 ‘에이 씨~’하면서 좀 거친 말투를 써보기도 하고, ‘엿먹어라’ ‘바보’ ‘똥개’ 같은 표현을 재미삼아 쓰기도 한다. 주로 욕으로 엄마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거나, 욕의 구체적인 뜻을 잘 모른 채 TV나 어른들이 쓰는 말을 모방해 보는 것이다.

이 때 엄마들이 흔히 보이는 반응은 두 가지다. 야단을 치거나, 어린 아이 입에서 ‘엿먹어라’ 같은 말이 나오는 것을 귀엽고 재미있다는 듯이 반응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다 아이에겐 좋지 않다. 아이는 ‘이런 말을 하면 엄마가 나한테 관심을 가져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습관처럼 ‘에이 씨~’라고 할 때는 그 말에 관심 보이지 말고, 그래도 반복하면 “엄마는 그렇게 말하는 아이와는 얘기 할 수가 없어”하면서 다른 방으로 들어간다든지 해서 격리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또 아이가 안 하던 욕을 배워와서 사용하면 부드럽지만 단호한 태도로 “그게 무슨 뜻인지 아니? 그건 별로 좋은 말이 아닌데, 그 대신 …라고 말해보자”하는 식으로 좋은 표현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도 아이가 보는 TV나 만화에 욕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고, 엄마나 아빠가 평소 쓰는 말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모방의 천재인 아이들은 부모가 화내면서 내뱉는 욕, 자신을 야단칠 때 쓰는 표현을 고스란히 배우게 되기 때문이다.


- 또래 은어, 속어는 이해하고 인정해 줄 것

초등학교 입학 후 또래 관계가 활발해 지면서 아이들은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 가기 시작한다. 특히 어려서부터 인터넷 문화에 친숙한 우리나라 아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앗능’(안녕), ‘젝1’(제길)같은 통신언어와 은어들을 만들어 나간다. 그 와중에 상스러운 표현이 섞이기도 하는데, 그런 말을 사용하지 않으면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고 따돌림당하게 될까 봐 두려워하기도 한다.

이렇게 또래집단의 소속감을 강화하는 의미로서의 은어나 가벼운 속어는 유행어처럼 지나가는 속성도 있고, 발달의 한 과정으로 볼 수도 있으므로 어느 정도 인정해 주는 것이 좋다. 또래 언어는 어른과는 다른 세계를 가지고 싶은 욕구이자 이제 어린애가 아니라는 독립의 주장이기도 하고, 창의적인 아이들 문화의 시작이기도 하다. 들어서 재미있는 표현이라면 부모도 함께 사용하면서 자녀세대를 이해하고 친밀감을 갖게 하는 수단으로 써봐도 좋다. 은어, 속어를 써도 되는 때?안 되는 때를 구분할 줄 알도록 주의를 주는 정도면 된다.


- 공격적인 욕은 그 이면의 정서 문제를 이해해야

그런데 욕의 의미를 알고 고의적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목적을 가진 욕이나 공격적인 행동을 동반한 욕, 습관화된 욕은 욕 이면에 정서적인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부모교육 강사 정영화씨는 “아이가 욕으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내면의 불만이 뭔지 그에 대해서 이해해주는 태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공격적인 욕의 대상은 자신과 경쟁하고 있는 친구일 때도 있고, 반항하고 싶은 부모나 선생님, 또는 자신을 억압하는 세상처럼 막연한 대상일 때도 있다. 이 때 자신이 내뱉은 욕에 상대방이 약한 모습을 보이면 자신이 강해진 듯 우쭐해 하면서 욕을 통해 일종의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어른들이 화를 내면 그 또한 욕을 해서 남을 화나게 만들었다는 자체를 즐기게 된다.


- 욕설을 해도 부모가 자신감 갖고 대처하라

또래 언어로서의 욕에서 공격적인 욕으로 발전하는 단계에서 부모들의 걱정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선경 소장은 “자식이 심한 욕을 입에 담는 것 알았을 때 부모들은 크게 당황하거나 자녀를 통제할 능력을 상실한 채 포기해 버리기도 하는데, 부모가 먼저 아이의 욕하는 습관을 반드시 고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라”고 충고한다.

화내고 야단치는 것은 오히려 욕하는 버릇을 강화시킬 뿐이므로, 어떤 욕을 해도 부모가 꿈쩍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대범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욕하는 버릇을 당장 없애려는 욕심을 버리고, 친구들끼리 쓰는 욕은 허용하고 어른들 앞에서의 욕은 못하게 한다든지, ‘개새x’대신 ‘개나리’로 재치있게 말바꾸기를 유도한다든지, 아이가 스트레스를 욕이 아닌 다른 운동이나 취미로 풀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든지 해서 서서히 욕에서 멀어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박경아 자유기고가 koreapka@hanmail.net


입력시간 : 2004-06-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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