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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엿보기] 쉬운 여자가 되어 남자를 정복하자


요즘 다시, 클레오파트라의 머리가 유행이다. 앞머리를 반듯하게 자르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여자는 클레오파트라를 닮았다 말한다. MBC 드라마 ‘불새’의 정혜영이 클레오파트라 머리를 하고 악녀 연기를 하는데 가관이다. 표독스럽기는 따라올 자가 없다. 지혜와 미모를 겸비했던 클레오파트라의 능력은 지워지고 그녀는 악녀의 상징이 되었다.

극중 정혜영은 착각하는 것 같다. 클레오파트라의 이미지론, 남자를 소유할 수도, 정복할 수도 없다. 클레오파트라의 머리를 한다고 그녀가 될 수 없듯이, 지혜가 있지 않고선, 완벽한 악녀도 될 수 없다.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이상야릇한 여자는 배란기가 되면 목까지 물이 차 올라 섹스를 해야만 낫는 희귀병에 걸렸다. 그녀가 오르가즘을 느낄 때, 몸 안에서는 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그녀의 쾌감이 증감될수록, 물은 폭포처럼 줄줄 흘러나온다. 그녀가 섹스를 할 때마다 그녀의 집 앞에는 언제나 물고기 떼가 끊이지 않고, 어느새 낚시꾼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한겨울에도 동백꽃이 피는 아름다운 집의 주인, 그녀는 생명의 원천이다.

이 여자는 이쁘지도, 그렇다고 섹시하지도, 콧대가 높지도 않다. 게다가 몸에 물이 차오를 때가 되면 도벽까지 생기는 요상한 여자지만, 단 하나 이 희귀병으로 남자를 홀리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몸이 원할 때, 서로가 만족하는 최고의 섹스를 한다. 여자는 그를 통해 희귀병을 치료해 가고, 부인에게 이혼까지 당한 무능했던 남자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그녀의 병은 의기소침했던 그를 구원해 주고 그녀에게 삶의 보람을 안겨준다.

아쉽게도, 그녀는 사랑만을 원한다. 생명의 원천으로 상징되는 이 여자의 몸은, 그 이상의 힘을 가질 수도 있었다. 그녀는 ‘요괴’이기 때문이다. 남자를 홀리고, 동양을 정복하려 했던 클레오파트라처럼 그녀에게 야망이 있었더라면, 최소한 야쿠자 두목, 권력을 가진 자의 옆자리는 차지하지 않았을까. 그저 평범하고 착한 동백꽃 아가씨일 뿐인 그녀가 나는 어쩐지 아쉬울 뿐이다. 그녀가 바라는 것은 오직 섹스와 쾌감. 그로 인해 자신을 구원한다고 생각하는 환타지까지. 그녀는 남자들이 바라는 완벽한 이상형일 뿐이다.

여자들이여, 조금만 앙큼해지면 안될까. 한번쯤 쉬운 여자가 되는 척 해보자. 조금만 머리를 써서, 완벽한 악녀로 거듭나자. 아이러니하게도, 방법은 이것이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것. 이것만 명심하면 된다.

/ 유혜성 객원기자

입력시간 : 2004-06-1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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