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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음식이야기] 영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두 여인을 엮어준 추억 속 요리
시공 초월한 여자들의 우정, 그 연결 고리로서 '특별메뉴'


때때로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여자들을 저렇게 서로 적으로 만들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콩쥐 팥쥐’식의 캐릭터로 양분되어 미남에 조건 좋은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이전투구를 벌인다. 미디어 속에서 여성들은 질투심에 눈 먼 존재로 그려지며, 따라서 여성의 우정은 부정되거나 왜곡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적지 않은 영화들이 여자들끼리만 가질 수 있는 우정과 연대를 다루기 시작했다. <델마와 루이스> 나 <돌로레스 클레이본> 혹은 우리 영화 <301 302> 등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이한 제목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세대를 초월하여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던 작품이다.


- 페미니즘 영화의 진수



남편에게는 무시당하고, 몸매는 망가져 삶의 낙이라곤 없는 중년 주부 에블린(캐시 베이츠). 어느 날 그녀는 병을 앓고 있는 숙모를 방문하기 위해 양로원에 갔다가 82세의 노파 니니(제시카 탠디)를 만난다. 니니는 에블린에게 ‘휘슬 스탑’이라는 식당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는데….

이야기는 50년 전인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인공 이지(메리 스튜어트 매터슨)는 어린 시절 끔찍이 좋아했던 오빠가 기차 사고로 죽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 장면을 함께 지켜본 사람은 오빠의 여자친구였던 루스(마리 루이스 파커)였다. 아픔을 침묵 속에 묻어 두었던 두 사람은 세월이 흐른 뒤 재회하고, 어느 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몇 년 후, 꿈에 부풀어 결혼했던 루스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며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를 목격한 이지는 그녀를 구해내고 이들은 기차역 근처에서 ‘휘슬 스탑’이라는 식당을 열어 함께 생활한다. 두 사람은 흑인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고 결혼하지 않은 채 둘이서 아이를 키우는 등 남성(백인) 중심의 사회를 거부하며 살아간다. 그 때문에 남성들(KKK단이나 루스의 남편, 마을의 검사)의 공격을 받기도 하지만 둘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두려울 것이 없다. 이들은 루스가 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한다. 한편, 니니의 이야기는 에블린에게 잃어버렸던 삶의 의욕을 되찾아 주고, 두 여인은 과거에 이지와 루스가 그랬던 것처럼 평생의 지기가 된다.


- 토마토는 튀겨먹어야 제대로 먹는 것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휘슬 스탑 식당의 특별 메뉴이다. 에블린은 오래 전에 잊혀졌을 이 요리를 니니를 위해 만들어 준다. 토마토 하면 설탕을 뿌려 과일처럼 먹는 것만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 제목이 꽤나 신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튀김은 토마토의 영양을 제대로 섭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토마토에 함유된 항산화제인 리코펜은 가열했을 때, 특히 기름을 써서 조리했을 때 체내에 흡수가 잘 되기 때문이다. 반면 토마토를 설탕과 먹으면 토마토의 비타민B가 설탕의 신진대사에 쓰이면서 손실된다고 한다.


- "토마토가 익으면 의사 얼굴은 질려"

서양인들은 토마토를 ‘사랑의 사과’, 혹은 ‘황금의 사과’라고 부른다. 터질 듯한 붉은 색이 사랑으로 타오르는 연인들의 심장과 비슷하다고 하는 데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토마토에는 피로를 풀고 신진대사를 도우며, 고혈압을 예방하는 등의 효과가 있어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은 파랗게 된다” 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다. 또한 스테미너에 좋기 때문에 ‘사랑의 묘약’으로도 취급되었다. 그 때문에 엄격한 청교도 정신을 추구하던 영국의 올리버 크롬웰은 토마토 재배 금지령까지 내렸다고 한다.

토마토가 채소로 분류되게 된 계기는 생각보다 사소하다. 19세기 말, 미국 관세법에서는 채소 수입을 할 때 19%의 높은 관세를 물게 되어 있었는데 뉴욕 세관이 토마토를 채소로 규정하자 업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 사건은 재판으로까지 번졌고 1893년 대법원에서는 “토마토는 과일처럼 디저트로 식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식사의 일부가 되므로 채소”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토마토의 종류는 상당히 다양하며 각기 다른 요리에 쓰인다. 스파게티나 피자 소스로 쓰이는 토마토는 우리나라에서 주로 판매되는 것과는 달리 달걀형에 맛이 훨씬 진하다. 큼직하고 비교적 육질이 단단한 토마토는 스테이크용 토마토라고 하여 샌드위치나 샐러드에 넣거나 익혀서 스테이크에 곁들인다. 방울 토마토는 카나페 등에 장식 효과를 낼 때 사용한다.

토마토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 이후인 17세기로 1614년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는 ‘남만시(南蠻誇)‘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다.

입력시간 : 2004-06-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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