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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음식기행] 일본드라마 <런치의 여왕> 오므라이스
오믈렛과 볶음밥의 딱 맞는 '맛 궁합'
일본화된 대표적 서양요리, 밝고 명랑한 순정만화식 스토리에 등장




재미있는 사실 하나. 일본인들에게 ‘오므라이스’는 일식이지만 ‘오믈렛’은 외국 음식이다. 이들은 단지 단어만 바꾼 것이 아니라 조리법도 바꾸었다. 부식이던 오믈렛 속에 ‘밥’을 넣어 주식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소바집이나 오뎅집 주인처럼, 경양식 요리사에게도 ‘전통과 장인정신’이 강조된다. 남의 문화를 수용해 자국 것으로 변형시키는 일본인들답게, 이들은 음식이 갖는 의미마저도 ‘일본화’했다.

일본 드라마 <런치의 여왕>은 이렇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경양식 집을 무대로 하고 있다. 점심식사를 무엇보다 즐기는 카페 여종업원 나츠미(다케우치 유코)는 어느 날 손님인 켄이치로의 부탁 때문에 그의 약혼녀로 가장하고 레스토랑 ‘키친 마카로니’를 방문하게 된다. 데미그라스 소스를 얹은 오므라이스 맛에 반하는 나츠미. 그런데 켄이치로를 발견한 가게 종업원들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 급기야 그는 주방에서 나온 한 남자에게 손찌검까지 당하는데….

알고 보니 켄이치로는 키친 마카로니 사장의 장남으로 오래 전 금고에서 돈을 가지고 가출한 뒤 가족들과는 연락도 없이 지내왔었다. 켄이치로의 동생인 유우지로(에구치 요스케), 준사부로(츠마부키 사토시), 코오시로는 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황당해하고, 이들이 잠시 방심한 사이 켄이치로는 또 다시 돈을 훔쳐 달아난다. 이 때문에 형제들은 가게 일에 회의를 느끼게 되고, 그들을 보며 나츠미는 무언가를 결심한다.

다음날, 카페에서 해고된 나츠미는 무작정 키친 마카로니에 찾아와 일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다른 형제들은 내심 그녀를 반기지만 유우지로만은 못마땅한 표정이다. 그러나 레스토랑에서 많은 일들을 함께 겪는 동안 나츠미는 이들 가족의 마음 속에 조금씩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유우지로와 준사부로가 동시에 나츠미를 사랑하면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된다.


- 나츠미와의 사랑과 갈등

마치 순정만화의 스토리를 따온 것 같은 이 드라마는 조금 유치하기는 하지만 밝고 명랑한 분위기가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화 <링>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다케우치 유코나, <워터 보이즈>의 츠마부키 사토시 등 일본의 아이돌 스타들을 접하는 것도 빠질 수 없는 재미.

드라마 속 주인공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다양한 경양식 메뉴들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것들이라서 더욱 흥미를 준다. 형무소에서 갓 출소한 단골손님이 주문하는 달걀 프라이를 얹은 함박스테이크, 나츠미가 실수로 너무 많이 들여온 감자를 처리하기 위한 비시소와즈, 어린 손님에게 아버지가 특별히 만들어주는 꼬마런치 등….

그 중에서도 <런치의 여왕>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요리는 바로 오므라이스이다. 오므라이스는 일본화된 서양 요리의 대표적인 예로서 그 원조는 ‘오믈렛’이다. 원래 오믈렛은 달걀을 풀어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버터를 두른 팬에 부어 지져낸 요리이다. 오믈렛은 속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데, 보통 햄, 쇠고기, 치킨 같은 육류나 새우, 굴 같은 해산물, 시금치, 토마토 등의 야채가 쓰인다. 디저트용으로 잼이나 브랜디, 럼주 등을 넣은 것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오므라이스는 반숙 상태로 지진 달걀 속에 기름에 볶아 양념한 밥을 넣은 프랑스 요리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를 발렌시아풍 오믈렛이라고도 한다.

보통 오므라이스 하면 케첩을 얹어 먹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키친 마카로니’의 오믈렛에는 데미그라스 소스를 얹었다. 데미그라스 소스는 흔히 ‘돈까스 소스’라고 불리는 것으로 고기나 야채, 달걀 요리 등에 널리 쓰인다.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데미글라스 소스는 우족과 양파, 샐러리, 월계수잎 등의 재료를 적어도 5, 6시간 정도 끓여 만드는 복잡한 소스이다. 가정에서 <런치의 여왕>식의 오므라이스를 해 먹는다면 소스는 시판하는 것으로 대체해도 될 듯.

■ 오므라이스 만들기

-재료(4인분)

밥3공기, 닭고기 200g, 양파․피망 1개씩, 당근1/2개, 달걀8개, 케첩8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버터, 데미그라스 소스

-만드는 법

1. 양파, 피망, 당근은 곱게 다진다. 닭고기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썰어 놓는다.
2. 프라이팬에 버터를 두르고 먼저 닭고기를 볶은 다음 야채를 볶는다.
3. 밥과 케첩,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양념이 스며들 때까지 볶는다.
4. 달걀에 소금, 후추를 넣고 잘 푼다.
5. 프라이팬에 달걀물을 부은 다음, 얇고 큼직하게 지단을 부친다.
6. 지단 중앙에 볶음밥을 1인분씩 넣고 양쪽을 접어서 타원형을 만든 후 밥이 나오지 않도록 잘 감싼다.
7. 오므라이스를 접시에 담은 다음 살짝 칼집을 내고 데미그라스 소스를 듬뿍 뿌린다.
*tip: 부재료는 다양하게 변화를 줄 수 있으며, 케첩 대신 굴소스를 양념으로 써도 좋다.




정세진 맛 칼럼리스트 sejinjeong@yahoo.co.kr


입력시간 : 2004-08-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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