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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2004 가을 여성패션
낙엽 즈려밟고 우아 떨어봐?
'레이디 라이크 룩' 물결치는 가을거리, 복고풍 블라우스·액세서리 유행




왼쪽부터, 투톤 벨벳 재킷과 월페이퍼 자카트 무늬 모직 코트 너무도 ‘레트로’ 하다. 큰 사이즈의 장신구도 인상적. 매긴나잇브리지, 도시적인 이미지도 ‘레이디 라이크 룩’의 테마. 펜슬 스커트를 터틀넥 니트, 셔츠와 함께 코디한 시크 레이디. 버버리, 월페이퍼 패턴 자카드 코트와 미니 숄더백까지 할머니 옷장에서 꺼내 입은 듯한 빈티지 스타일의 레이디룩. 버버리



기다리던 계절이 왔다. 가을 바람이라 불러도 좋은 선선한 기운이 아침저녁을 가득 채운다. 운동복과 청바지, 캐주얼웨어로 여름을 보냈다면 이번 가을은 ‘신사숙녀’가 되어야 한다. 모두에게 선사되는 시간여행의 티켓. 언제로 떠나든 당신의 자유.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우아미를 떨 자신이 없다면 플랫폼에서 손이나 흔들어야 할 것이다.

일부러 낡아보이게 만든 청바지와 후줄근한 티셔츠, 인터넷 게임방보다 1980년대 유행한 부루마블을 즐길 수 있는 보드방이 늘어났다. 60~70년대 영화포스터, 장난감을 파는 인사동 가게는 여전히 붐빈다. 옛날 가요가 다시 히트하고, 어릴 적 먹었던 불량식품 같은 조잡한 간식거리를 다시 찾는다. 디지털업계도 더 작고 더 날렵한 모델 외에 바 형의 투박한 디자인의 핸드폰, 천으로 커버를 씌운 핸드폰 같은 아날로그 디자인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디지털 정보 문화의 홍수 속에 급격하게 발전된 사회에 적응하면서도 숨 돌리고 싶은 여유를 필요로 하는 현대인들의 욕구가 과거로의 시간 여행에 눈을 돌리게 했다. 뉴욕을 중심으로 번져간 ‘시티 보헤미안(City Bohemian)’ 트렌드도 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돈과 명예를 위해 바쁘게 달려온 현재가 풍요로우면서도 마음은 허전한, 정서적 안정을 갈망하는 심리가 복고주의 바람의 중심에 있다. 복고를 뜻하는 ‘레트로(Retro)’ 현상은 치열한 경쟁과 각박한 현실 속에서 인간적이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온기를 의미한다.


▲ 클래식 & 로맨틱, 또는 시크 레이디

올 가을을 장식할 패션 테마도 ‘레트로’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뜻의 ‘Retroactive’를 줄인 말. 최고조 복고주의의 유행 속에 ‘웰빙’이 그렇듯 느림과 안정, 자연으로 회귀하고 본성으로 돌아가자는 의지가 낳은 레트로는 현대인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으며 그들을 치유하공 있다.

무엇보다 레트로 스타일은 과거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옛날 것들을 현대적 감성에 맞게 새롭게 포장하는 수고를 들인다. 중국이나 인도 풍으로 실내를 고급스럽게 꾸민 고급 레스토랑에서 이국적인 음식을 즐기고 제 3세계 음악을 듣는, 문화적으로 다원화된 성향도 레트로 스타일에 반영됐다.

복고주의의 큰 틀 안에 남성복 가을 패션의 테마는 ‘영국 신사’, 여성복은 ‘레이디’. 한여름 내내 도심을 달궜던 대담한 노출 패션은 사라지고 대신 말쑥하고 정숙하게 차려입은 가을 신사숙녀들이 거리를 메울 예정이다. 자, 그럼 어떻게 입어야 ‘레이디’하게 보일까?

레이디 룩을 대표하는 ‘레이디 라이크 룩(Lady-like look)’은 말 그대로 숙녀다운 옷차림이다. 숙녀 하면 무조건 조숙하고 얌전한 이미지를 떠올리겠지만 오늘의 레이디는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고성의 귀족으로 변신한 ‘클래식 레이디’, 여성스럽고 귀여운 ‘로맨틱 레이디’와 도회적이며 현대적인 ‘시크(Chic) 레이디’로 임의적으로 구분해 보겠다.

왼쪽부터, 모직코트와 베레모, 가죽 소재 소품 등 영국풍의 레이디 룩. 코치, 시즌 유행 소재 벨벳 수트. 남성적인 수트를 레이디룩으로 연출하려면 크고 화려한 액세서리를 더해야 한다. 미샤



클래식 레이디는 클래식 아이템을 적극 활용한다. 영국적인 체크와 줄무늬도 활약이 기대된다. 소재와 패턴은 트위드와 벨벳, 체크와 꽃ゴ見?꼽을 수 있다. 트위드에 메탈, 비즈 등 장식을 달아 표면 감을 더욱 두드러지게 강조하고, 광택이 살아 있는 벨벳 등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소재가 적극 사용된다.

로맨틱 레이디는 할머니 옷장에서 꺼내 입은 것처럼 낡았지만 익숙한 향수가 깃든 분위기가 우선이다. 기본은 레이스 가득한 실크 블라우스와 무릎 길이를 넘는 A라인 풀 스커트. 손 뜨개, 레이스, 자수와 아플리케 장식 등 수공예적인 기법을 더한다. 인테리어 패브릭으로 전원풍의 느낌을 내고 코듀로이, 벨벳 소재로 투박한 멋을 더한다. 다양한 리본 장식도 돋보이는 디테일.

시크 레이디는 도회적이며 현대적인 인상을 줘야 한다. 연필처럼 날씬하게 달라붙는 펜슬 스커트(Pencil skirt)가 주요 아이템이다. 남성복을 응용한 턱시도 재킷과 통 좁은 스키니 팬츠는 한 벌 차림으로 입고, 안에 여성스러운 블라우스에 커다란 장신구를 더해야 ‘레이디하다’.

유행 경향에 대한 이해를 마쳤다면 이제 이번 가을 중요하게 떠오른 패션 아이템들을 살펴보자.


▲ 여성스러운 시폰과 새틴 소재 블라우스

안이 비칠 듯 부드러운 소재의 블라우스가 많다. 시폰과 새틴 같은 실크 소재 블라우스는 우아한 라인과 광택, 몸의 선을 드러내거나 살짝 비치는 섹시한 매력으로 이제 사계절 사랑받는 아이템이 됐다. 가을을 위한 블라우스는 원색적인 여름 컬러는 잊고 초콜릿, 바이올렛 등 무게감 있는 색상이나 아이보리 같은 스킨 컬러를 선택하자. 유행 스타일은 주름이 잡혀야 하는데 비즈, 레이스, 리본 같은 빈티지 장식이 많은 디자인을 추천한다. 블라우스는 단독 아이템으로도 빛나지만 늦가을에는 거친 조직의 트위드 재킷과 와일드 가죽점퍼 안에서, 겨울에는 모피류 안에서 더 멋스러운 이너웨어가 될 것이다.


▲ 부드러운 니트 조끼와 카디건

왼쪽부터, 톤 다운된 컬러의 회화적인 프린트 실크 원피스와 복고적인 미니숄더백이 우아하다. 여기에 팬지꽃과 유머러스한 로봇 액세서리 연출도 돋보인다. 프라다, 금사를 섞어 광택을 더한 트위드 재킷은 허리 리본을 묶어 가장 트렌디하게 떠오른 아이템. 여기에 패턴 실크 스커트, 클러치백까지 완벽한 숙녀의 이미지. 이엔씨, 패턴을 달리한 모직코트는 둥글게 디자인된 칼라로 인해 복고적인 인상을 준다. 허리벨트는 필수. 욥

아침저녁 쌀쌀한 바람에 굳세게 저항하기보다 가벼운 조끼나 니트 카디건으로 보온 효과와 함께 복고풍의 트렌드까지 실천해 보자. 새로 장만할 예정이라면 자수·비즈 장식 등으로 수공예적인 감성을 더한 디자인, 또는 멀티 컬러 줄무늬나 체크로 클래식한 디자인이 지루하지 않은 복고풍의 멋쟁이가 되게 도와줄 것이다. 길이가 짧은 볼레로형 카디건은 여전히 여자답고 귀여운 이미지로 유행이다. 민소매 터틀넥과 카디건이 세트로 구성된 트윈 니트도 환절기에 활용도가 높은 클래식 아이템이다.


▲ 숙녀들의 파티웨어, 원피스

원피스 하나로 특별한 외출이 가능한 것은 가을에도 마찬가지다.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차려입은 듯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니까. 코트나 재킷과 함께 코디해도 로맨틱하면서 여성스러운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이번 가을 원피스는 스커트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 허리는 딱 맞고 볼륨 있는 주름스커트인 풀 스커트 형태여야 한다. 무릎을 약간 넘는 길이에 허리에 가느다란 벨트를 날씬하게 조여 준다. 풀 스커트는 잘못하면 하체가 짧고 뚱뚱해 보일 수 있는데 허리선이 높은 디자인을 택해 하체가 길어 보이게 연출해야 하는 것을 기억해 두자.


▲ 앤티크 액세서리

여름동안 화려한 샹들리에 디자인이나 링 귀걸이를 했다면 이번에는 앤티크 브로치를 하나쯤 장만해야 한다. 스카프를 고정시키거나 트위드 재킷 상의 가슴 위에 해도 멋스럽지만 캐주얼한 니트 스웨터 위에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가방은 비비드 컬러 백 대신 할머니가 들었을 것 같은 투박한 악어가죽으로 된 숄더백을 들어야 한다. 비즈나 유색 원석으로 장식된 포인트 버클이 채워진 디자인이라면 특색 있을 듯. 사이즈는 소품 몇 개만 들어갈 정도의 스몰 사이즈 숄더백이나 파티용으로 작은 손안에 쥐는 클러치 사이즈가 좋다.

■ 2004 가을 뮌絹際? 이것만은 잊지 말자!

복고풍으로 빈티지 스타일이 유행이다. 할머니 옷장 운운했지만, 정말 할머니 같아 보이는 옷이나 소품으로 치장하고 용감하게 거리로 나서면 곤란하다.

대표적인 소재와 패턴은 트위드와 벨벳, 체크와 꽃무늬를 꼽을 수 있는데 짜임에 변화를 주거나 색상의 변화로 현대미를 가미해야 한다. 트위드 소재는 광택이 있는 비닐, 금속 소재를 함께 짜서 표면 감을 달리한 소재가 복고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살아난다. 영국풍 체크와 줄무늬의 색상은 멀티컬러 프린트로 무게감을 덜 수 있다.

재킷은 절대 네모반듯하게 떨어지면 안 된다. 짧은 기장과 잘록한 허리선이 필수. 여기에 리본이나 허리벨트가 달려 있다면 오케이. 잘록하게 허리가 들어간 재킷은 A라인 스커트나 펜슬 스커트 모두에게 어울리기 때문이다. 트위드 재킷은 레이스나 주름 잡힌 칼라와 코사주가 장식이 있다면 강력 추천! 승마복처럼 보이는 벨벳 재킷은 상류층처럼 보이는 럭셔리 무드를 주도할 아이템이다. 바지와 함께 입은 재킷 아이템은 남성복처럼 보이는 테일러드 칼라 재킷이 부상했다. 여기서도 허리를 강조하는 벨트 착용은 필수. 남성복과 어울리는 중절모를 소품으로 곁들인다.

손 뜨개 니트나 모직, 코듀로이, 벨벳 같은 두께감이 느껴지는 소재가 유행이기 때문에 안에 입는 블라우스는 되도록이면 가볍고 타이트하게 입고 바지도 와이드 스타일보다는 타이트한 바지가 도회적인 ‘레이디 라이크 룩’에 적격이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


입력시간 : 2004-09-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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