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어그부츠 못난이 부츠, 태생은 귀해?


못난이부츠 ‘어그부츠’가 유행입니다. 길이가 긴 니트 목도리와 작은 베레모 같은 소품 외에 거리에서 눈에 띄는 양털장화가 바로 ‘어그(UGG) 부츠’입니다. 양털이 복슬복슬 달려 겨울용 부츠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그부츠는 특이하게 여름철에 사랑받고 있어요.

지난해 여름 ‘한’스타일하는 영화배우 기네스 펠트로, 카메론 디아즈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민소매 티셔츠와 미니스커트에 ‘어그 부츠’를 코디한 사진이 패션잡지를 통해 공개되면서 계절에 상관없이 유명해지기 시작했죠.

‘어그부츠’는 원래 호주에서 양털신발 ‘아지(Aussig)’가 원조입니다. 호주 출신의 서퍼가 이 양털 부츠를 캘리포니아 해변 서퍼들에게 소개하면서 뜨거운 태양 아래 노출패션과 어울려 신는 믹스&매치 코디 아이템이 됐죠.

그래서인가요? 이번 가을 거리에서 만나는 많은 젊은 여성들이 이 어그 부츠를 신고 발에 땀띠 나도록 돌아다니고 있네요.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9월부터 부츠의 인기는 확인됐습니다. 빈티지 패션의 유행으로 스웨이드 소재의 헐렁하게 접어 신는 부츠류가 유행했고 어그부츠는 가죽 신발 비수기인 지난 6∼7월부터 품절 사태를 기록할 정도로 그 열풍을 미리 예고했습니다.

그런데 이 어그 부츠를 잘못 신으면 진짜 ‘어글리(ugly)’해진답니다. 어그 부츠의 표면은 스웨이드 소재여서 물과 오염에 약하죠. 게다가 유행하고 있는 어그부츠는 파스텔톤의 밝은 색이 많으니까 쉽게 더러워집니다.

며칠 전, 지하철 플랫폼에서 때가 타서 갈색이 된 더럽고 주글주글해진 어그부츠를 신은 여성을 목격했을 때 부랑자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아무리 낡은 패션이 유행한다 해도 정말 낡아빠진 신발을 신고 나오다니 용기가 대단합니다.

원래 양 한 마리 분의 가죽으로 한족만 만들어 낸다는 어그부츠. 코디가 쉬워 청바지나 미니스커트와도 잘 어울리는 캐주얼 아이템이지만 너무 편하게 신으면 안 되는 럭셔리 아이템이랍니다.

입력시간 : 2004-10-2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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