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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가죽재킷
일탈의 찌릿한 흥분
깃을 올리고 한껏 멋을 부려봐?
거칠고 스마트한 남성미의 대표패션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여성들에 폭발적 인기




가죽재킷은 큰 재산이다. 아버지에서 아들에게로, 형이 아우에게 물려주는. 누구나 하나쯤은 가져 보았거나 가지고 있는 옷이 됐다. 모터바이크족의 거친 매력과 전투기 조종사의 스마트한 남성미를 상징했던 가죽재킷. 이제는 여성들도 즐겨 입는 기본 아이템이 된 가죽재킷의 어제와 오늘.




빈티지 스타일의 낡은 듯한 표면감도 인기다. 모피를 덧대어 변화를 줬다. 아야모리
여성복에서 가죽재킷은 짧은 디자인이 많다. 길이가 짧으면 다양한 레이어드룩 연출에 좋으니까. 골라
역시 모터바이크 스타일의 가죽재킷은 오리지널 진과 함께 입어야 제 맛. 리바이스
검정과 갈색에서 탈피한 컬러감이 이번 계절 가죽 재킷의 특징. 오투브레이크
관리가 불편해 그동안 소원했던 스웨이드 소재의 캐주얼한 감각도 충분히 즐겨보길. 잭앤질
셔츠와 타이, 정장차림의 겉옷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가죽재킷. 뉴트
가죽소재 하프코트로 전문직 종사자들의 편안하면서도 스마트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케네스콜

- 폭주족과 조종사들의 유니폼

가죽재킷은 보온을 위한 옷이라기보다는 청바지와 함께 자유와 젊음, 반항을 상징하는 코드였다. 가죽재킷은 왠지 불량스러워 보인다는 인상을 준다. 많은 영화에서 가죽점퍼는 거리의 불량 소년들과 깡패들의 유니폼이었고 그래서 진짜 사나이다운 옷은 바로 가죽재킷이라는 상징이 새겨졌다. 그러나 가죽재킷의 시작은 불량함보다는 강인한 남성을 대변하는 수단이었다.

1950년대 까지만 해도 가죽재킷은 카우보이용 겉옷을 말했다. 그러나 가죽재킷은 원래 영국 경찰의 제복이었다. 어깨에 견장이 남아 있고 남성정장의 재킷 모양을 본떠 칼라를 잡은 것이 제복의 흔적. 오늘날과 같은 모양의 모터바이크 재킷은 ‘모터사이클 레더 쇼트 재킷’이다.

이렇듯 제복이었던 라이더 재킷이 불량스러운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1953년 말론 브란도가 주연한 ‘와일드 원’이 상영되고부터. 영화에서 터프가이 말론 브란도가 이끄는 폭주족의 차림새가 바로 가죽재킷과 청바지였다. 영화 속에서 거칠고 불량스런 이미지를 얻게 된 가죽재킷을 히피들이 즐겨 입으면서 가죽재킷은 완전히 아웃사이더들의 패션으로 인식됐다.

또 다른 가죽재킷의 모습은 전투기 조종사들의 유니폼이었던 ‘플라이트 재킷’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파일럿들은 비행 중에 극심한 기온변화와 고도변화를 斌?되는데 여기에 적응할 수 있는 비행복이 필요했고 비행초기에는 모피를 안감에 덧댄 비행복을 입었다고 한다. 그런데 모피로 된 비행복은 활동도 불편하고 무거웠다. 그래서 1925년 버펄로 가죽으로 만든 재킷을 비행복으로 개발해 입었다. 이후 버펄로 가죽보다는 부드럽고 가벼운 양가죽으로 만든 재킷이 나왔고 해군에서도 이를 응용한 양가죽 재킷을 군복으로 입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이후 제트전투기가 등장하면서 나일론 소재의 비행복이 개발되기 전까지 플라이트 재킷하면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고 자신이 조정하는 비행기를 그려 넣는 등 조종사들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사실 모터바이크 재킷과 플라이트재킷은 남성다운 멋을 내기 위한 옷이 아니라 기능성 때문에 입게 된 옷이다. 가죽은 외부의 충격과 기온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소재였던 것이다. 가죽재킷을 입고 오토바이로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을 달리다 넘어져도 피부가 상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조종사들이 즐겨 입은 가죽재킷 역시 신체보호를 위해 입었다. 실용적인 기능이 멋을 내는 수단으로 발전한 예다.

검은 색 가죽재킷은 사디즘과 마조히즘을 상징하기도 한다. 1970년대 펑크족들이 애용한 가죽소재 의상은 금속성 장신구들과 함께 공격적이며 가학적인 인상을 남겼다. 이런 의미에서 가죽재킷은 제도로부터의 이탈이라는 짜릿한 흥분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오늘날 가죽재킷은 짙은 눈 화장과 뻗친 염색머리, 체인, 안전핀 장식이 필요 없다.

- 여성스럽고 부드러워진 가죽재킷

그동안 터프한 남성의 대표적인 옷으로 여겨져 왔던 가죽재킷이 여성스럽고 경쾌해 졌다. 부드러워진 가죽재킷은 정장 위에 입는 코트로도, 더 나아가 잘 마름질된 황토색의 가죽재킷은 승마를 즐겼던 상류층의 이미지로도 변신할 수 있다. 매끈한 외관으로 트렌치코트의 고풍스러운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가을 여성복 시장에서는 일반적인 면 소재의 트렌치코트 대신 독특한 워싱 기법으로 후가공 처리한 가죽 재킷이 인기를 독차지 했다. 색과 패턴, 가공 방법을 달리한 다양한 가죽재킷이 거의 모든 패션상점의 대표 아이템으로 자리했다.

특히 주크, 이엔씨, 나인씩스뉴욕, 시스템 등 젊은 여성을 상대로 하는 영캐주얼 분야에서는

브랜드별로 1만장까지 가죽 재킷을 출시, 폭발적인 반응으로 재생산에 들어간 상품도 많았다고 한다. 이 같은 소비 심리는 짧은 봄가을 간절기에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었고 가죽재킷은 아무래도 튀는 스타일을 연출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성들도 즐겨 입는 소재가 된 가죽재킷의 특별한 변화는 다채로운 색깔과 디자인에서 비롯된다. 검정색과 갈색, 초콜릿색으로 국한됐던 가죽 아이템들이 파란색 연두색 회색 분홍색 자주색 등으로 다양하게 출시됐다.

- 워싱, 절개 등 빈티지풍 유행

새로워진 가죽재킷은 선보이는 피부 빛부터 다르다. 물방울이 도르르 굴러갈 정도로 매끈한 표면에서부터 소재 특유의 거친 살갗을 그대로 드러낸 표면, 워싱(후가공 기법으로 세탁해서 일부러 헤진 듯한 표면을 만든)기법을 통해 빛바랜 분위기로 연출되기도 했다. 이밖에 일부러 구겨서 인공 주름을 넣은 빈티지 스타일로도 표현됐다. 다양한 절개와 패치워크 기법을 이용해 독특한 디자인으로도 선보이고 있다.

가죽 재킷을 실용적으로 오래 입고 싶다면 고전적인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좋다. 칼라는 목 위로 올라오는 스탠드칼라나 남성 정장 상의의 칼라 모양인 테일러 칼라가 좋고 지퍼 여밈에 단추로 한 번 더 체우는 덮개나 지퍼 안쪽에 바람막이가 있는 디자인이 찬바람을 막아준다.

점퍼디자인에서 허리와 손목에 니트 마감이 된 것도 보온성과 스포티한 감각으로 인기가 높다.

낡아서 빛바랜 가죽재킷. 오래 돼서 때가 타고 손상된 것처럼 보이는 가죽재킷이 도리어 빛을 보고 있다. 오랫동안 옷장을 탈출하지 못했던 투박한 디자인의 가죽재킷을 다시 꺼내 입자. 좀 헤져도 닳아서 번들거려도 상관없다. ‘빈티지 스타일’이라는 한마디면 되니까.

▲ 가죽재킷, 투자한 만큼 오래 입는다

일반적인 자연소재나 화학소재에 비해 가죽소재는 관리와 보관이 까다롭다. 투자한 만큼 오래 입기 위한 방법은? 기본적인 손질은 옷걸이에 걸어두기 전 부터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옷걸이에 걸어 부드러운 의류용 솔로 겉면에 묻은 먼지를 털어낸다.

먼지를 깨끗이 털어 내겠다고 물수건을 사용하면 가죽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길이다. 물기가 마르면서 형태가 변형되고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먼지를 털어낸 후에는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습기를 말린 뒤에 옷장에 보관한다. 윤기를 낸다고 얼굴에 바르는 크림을 가죽표면에 바르기도 하는데 이는 도리어 얼룩을 만들 수도 있다. 되도록이면 가죽전용 클리너를 이용하자.

스웨이드 소재는 특히 섬세한 관심이 필요한 소재다. 잘못해서 비라도 맞으면 표면이 딱딱해지기도 하고 마찰이 심한 부분은 털이 누워 반질거리는 부분이 생기기도 한다. 기모가 있기 때문에 특별히 솔질에 신경 써야 하며 더러워진 부분은 지우개로 문질러 얼룩을 제거한다.

가죽제품을 구입할 때는 연결된 가죽면의 결이 동일한지, 염색 상태가 고른지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방수처리가 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구입처에서 올바른 취급 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숙지하는 것도 오래오래 가죽재킷을 입는 방법이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


입력시간 : 2004-10-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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