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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2005 봄/여름 서울컬렉션
꿈 구듯, 화려한 낭만의 채색
밝고 경쾌한 색상과 분위기가 주도, 화려한 장식과 무늬 돋보여
서로 다른 소재와 색의 결합 '멀티플 믹스 & 매치'도 눈에 띄어


11월 2일부터 11일까지 장장 열흘간 한국 패션계의 대축제 ‘제 9회 서울컬렉션’이 열렸다.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패션 디자이너 55명이 총 50회의 패션쇼를 여는 최대 규모의 패션 축제였다.

이번 서울컬렉션은 현재 대표적인 패션 모임인 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KFDA),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 뉴웨이브인서울(NWS) 등 3개 모임이 모여 연 통합 컬렉션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컸다. 서울컬렉션은 6회 때 이들 3개 단체의 첫 통합 패션쇼를 개최했다가 7, 8회에는 다시 서울패션아티스트 협의회가 불참하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이번에 다시 모인 것.

NWS 10명, SFAA 19명, KFDA 11명 외에 이영희, 지춘희, 강희숙, 앤디앤댑, 송지오 등이 개별 디자이너로 참여해 컬렉션의 활기를 더 했다. 이 가운데 조성경, 이진윤, 이주영, 송자인 등 지난 컬렉션부터 두드러졌던 신인 디자이너들은 훨씬 농익은 무대로 그 가능성을 예견하게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들이 제안하는 2005년 봄ㆍ여름 패션 경향은? 한마디로 낭만적인 휴가를 떠올려야 한다. 지난 계절, 몇몇 디자이너에게서 보여 졌던 휴가복, 리조트 웨어가 전반적인 봄ㆍ여름 패션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패션 경향 역시 이와 같다.

- 희망을 담아낸 디자인과 컬러



디자이너들은 항상 미래를 내다 보고 있다. 계속되는 우울한 시대를 예쁜 옷을 입어서 희망적인 분위기로 꾸미려는 노력을 담아냈다. 그래서 대부분의 패션쇼가 굉장히 밝고 장식도 많고 화려한 분위기로 연출됐는데, 이국적인 휴양지에서의 멋진 휴가를 꿈꾸는 이상을 표현했기 때문에 어느 쇼에서나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프리카가 연상되기도 했고, 남미의 정렬적인 분위기와 남유럽풍의 고풍스러운 휴양지 분위기도 여유를 갈망하는 현대인들의 갈증을 대변하고 있었다. 내년 봄ㆍ여름은 모두들 휴가를 떠나는 기분으로 외출복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색상에서도 굉장히 밝고 경쾌한 색상들이 보여 졌는데, 전체적인 색으로는 마치 화가가 실수로 팔레트의 물감을 옷 위에 흘려서 선명한 색이 그대로 물든, 그림 같이 아름다운 색이 사용됐다. 깨끗한 흰색을 바탕으로 노란색, 주황색, 분홍색, 연두색, 파란색, 보라색 등 화사하고 다채로운 색들이 의상에 생기를 안겼다. 빨강은 특유의 원시적인 성향으로 이국적인 패션의 완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국적인 분위기는 수공을 많이 들인 화려한 장식들로 여성스러움을 한껏 돋보이게 만들었다. 꽃무늬의 화려함에 리본이나 반짝거리는 장식, 자수가 더해졌고. 여성스러운 장식물인 리본과 꽃모양의 코사지는 더욱 두드러지게 장식됐다.

이렇게 화사한 색상에 걸맞게 여러 가지 꽃무늬가 나염된 천이 많이 쓰였고 디자이너가 자체 개발한 무늬나 예술가들의 작품을 원단에 무늬로 응용해 개성을 표현하기도 했다.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기 위해 마크나 심볼을 개발해 하나의 무늬만을 부각시키는 원 포인트 모티브로 활용하기도 했다.

- 면·실크 등 소재에 가죽·대님 매치



소재는 면, 실크, 시폰, 린넨 등 계절에 어울리는 소재와 함께 가을 겨울용으로 사용되는 가죽과 대님이 부드럽고 가볍게 가공돼 파격을 줬다. 그 중에서도 하늘거리는 실크 소재가 가장 눈에 띄었다. 가볍고 비치는 실크 소재들은 나비나 잠자리 같은 곤충의 날개처럼 보여 날아갈 듯 환상적이었다. 치맛자락을 넓게 재단해서 걸을 때마다 펄럭이는 것도 날개로 보이기도 했고 계단처럼 층층으로 이뤄진 티어드 스커트의 춤추는 물결도 매혹적이었다.

특히 최근 정장과 캐주얼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급성장한 대님 소재의 다양한 전개가 돋보였다. 디자이너들은 더 이상 대님을 대님처럼 생각하지 않고 캐주얼에나 정장에나 각자의 개성에 어울리는 변혁을 가했다.

대님을 ‘아트 웨어’로 끌어올린 이진윤, 정성들인 비즈와 자수, 한국적인 무늬를 주로 발표한 강기옥 패션쇼는 거친 젊음과 여성다움이 어우러진 새로운 시도였다. 이들 디자이너들은 이미 작품성을 인정 받아 해외 수출의 길도 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대부분 디자이너 패션쇼에 대님은 빠지지 않는 베스트셀러였다.

한동안 계속됐던 스포츠룩의 거센 영향력은 예년보다는 많이 축소된 느낌이었지만 스포츠룩에서 영감을 얻은 절개선이 장식적인 요소로 부상했다. 서로 다른 디자인의 옷을 함께 입는 믹스 & 매치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소재와 색의 결합이 만들어낸 ‘멀티플 믹스 & 매치’도 빠뜨릴 수 없었다.

가죽과 실크, 레이스의 만남, 대님과 시폰, 레이스의 만남, 면적 대비를 통한 보색간의 만남, 트레이닝 점퍼와 볼륨 스커트의 만남 등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소재나 상하의를 함께 만들거나 입어서 개성 있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복고풍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여전했다. 1950년대 풍의 여성스런 선을 만들기 위해 풍부한 주름을 잡은 스커트와 짧은 상의, 높은 하의, 날씬한 허리선이 낭만적인 여성상을 대변했다.

** 사진제공 : modanews Co.,Ltd

▲ 패션쇼의 별들



화려한 쇼를 보는 즐거움 외에 컬렉션 장에는 또 하나 즐거운 볼거리는 스타들의 등장이다. 화려하고 주목 받는다는 의미에서 패션과 스타는 상관 관계가 있지만 사실 스타들의 출현은 패션쇼장을 혼란에 빠뜨린다.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기자들의 취재 경쟁 때문에 패션쇼가 지연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 그래도 어쨌든 자리를 빛내는 것이 또 스타라서 그런지 스타들이 많이 참석한 패션쇼는 디자이너의 인기도를 가늠하게 하는 기준이 됐다.

패션쇼에 빠지지 않고 얼굴을 내미는 스타는 옷 잘 입기로 유명한 황신혜 채시라 김희애 이영애 이승연 장진영 씨가 있다. 지춘희 쇼를 관람한 황신혜 씨는 딸과 함께 다정하게 자리해 대단한 자식 사랑을 확인시켰고, 김호진 - 김지호 부부의 다정한 모습도 시선을 끌었다.

또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세대 스타들의 등장도 화제 거리다. 한예슬 바다 유민 김빈우 이수영 임은경 한채영 등은 패션쇼마다 각각 얼굴을 비췄다. 요즘 남자 스타들도 패션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유준상 이기찬 류진 오지호 윤계상 신성우 엠씨몽 봉태규 등이 진지하게 패션쇼를 관람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끼가 대단한 스타들은 관람석에만 앉아 있지 않고 직접 무대로 올랐다. 중견 탤런트 여윤계씨와 견미리씨는 뻬띠앙뜨의 단골 모델. 벌써 다섯 번째 같은 무대에 서고 있는데, 최연장 모델과 최단신 모델로 춤추듯이 무대를 걸어 나와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세대 스타들의 무대 나들도 뉴스 거리였는데, 장광효 카루소 패션쇼에는 드라마 ‘아일랜드’로 인기 대열에 오른 현빈과 시트콤 ‘논스톱’에서 활약한 장근석이 모델로 섰다. 옥동 박항치 쇼에는 탤런트 송일국, 개그맨 문천식이 모델 못지 않은 걸음걸이로 많은 여성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또 한혜자 패션쇼에는 트럭을 타고 오지 여행을 다녀 화제가 됐던 전직 모델 겸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미애와 그의 가족들이 동반해 여행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사진 : 박재홍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


입력시간 : 2004-11-1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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