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캣워크 따라하기


패션의 종합선물세트 ‘컬렉션’이 시작됐습니다. 장장 열흘간의 패션축제를 혼자 보기 아까워 주변사람들에게 열심히 알리고 기꺼운 마음으로 관람의 기회를 선사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패션쇼를 관람하고 간 다음 그들에게서 허리통증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뿐 아니라 나 자신도 등이며 허리가 아픈 심상치 않은 증상이 발견됩니다.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아하! 이상하게도 막 패션쇼를 보고 난 후 이 같은 현상은 심해지는데요, 금방 무대에서 내려온 모델이라도 된 양 성큼성큼 걷고 있는 모양이 무리하게 운동을 시작한 것처럼 통증을 가져다 주었더군요.

패션쇼의 꽃은 모델입니다. 아무리 모델이 옷을 위해 움직이는 마네킹이라도 어떤 모델이 어떤 포즈로 옷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옷의 생사가 갈립니다. 옷은 날개를 가질 만한 사람이 입어야 진짜 날개가 되는 것 아니겠어요? 자 그럼, 옷을 날개로 만드는 ‘모델처럼 걷기’를 연습해 볼까요?

모델들은 무대위에서 걸을 때 머리를 마치 추처럼 고정시키고 걷습니다. 고개를 약간 치켜든 머리는 그 위에 무거운 장서라도 올려놓은 것처럼 흔들리지 않게 꼿꼿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선입니다. 하이힐의 디딤대를 찾기 위해 눈치는 봐야 하지만 절대 고개를 숙이면 안됩니다. 저 멀리 소실점에 눈동자를 고정시키는 거죠. 어깨의 반동을 전달하듯 양팔은 자연스럽게 45도 정도의 각도를 유지합니다. 다리는 쭉 펴고 걷는데 디디는 쪽 발을 최대한 멀리 딛는다는 기분으로 뻗습니다.

이렇게 걷는 모델들의 워킹을 ‘캣워크’라고 부르는데, 고양이처럼 발가락과 발 앞쪽만으로 사뿐히 걸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걸을 때는 또 두 무릎의 안쪽을 부딪치듯 스치면서 걸어야 합니다. 등은 쫙 펴고 어깨도 뒤로 넘어갈 듯이 제쳐야 합니다.

‘모델처럼 걷기’의 마지막 양념은 ‘자신감’입니다.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치러낸 예비 모델들의 소감은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었다’였습니다. 잊지 마세요! 아름다움은 외모보다 자신을 사랑할 때 오는 자신감이라는 것을.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11-18 19:02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