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첨단소재에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안전·패션 동시만족

[패션] 스키·스노보드복 - 과학을 입고 눈꽃세상으로
기능성 첨단소재에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안전·패션 동시만족

스키하면 정말 할 말이 많다. 스키는 유일하게 즐기는 스포츠이자 취미 생활. 벌써 5년째 한겨울에는 본업을 팽개칠 정도로 광적인 스키 마니아다. 스키ㆍ스노 보드 의류 및 소품 선택법, 지난 5년의 노하우를 펼쳐본다.(스키광에게 듣는 스키ㆍ스노 보드 의류 정보는 아무래도 더 신용이 가지 않는가!)

스키ㆍ스노 보드복은 안전을 위한 장비
“나, 스키하고 스키복 샀어!” 2년째 스키에 맛을 들인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그는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휴대폰 메시지로 사진까지 보내왔다. 멋지긴 한데 좀 이상하다. 어떤 상표를 샀냐고 물었더니 스노 보드 전문 상표다. 이런, 기왕 돈 들여 살 거면 전문 의류를 구입하지. 그래도 방수 안 되는 캐주얼 브랜드의 오리털 점퍼를 입는 것보다는 낫다.

역시 눈밭에서 폼 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옷이다. 하지만 스키ㆍ스노 보드복은 폼으로만 입는 옷이 아니다. 초보자일 때는 스키복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해 방수 처리가 안된 옷을 입고 몸이 젖어 추위에 떨어 보기도 하고, 손에 맞지 않는 장갑 때문에 가벼운 골절상을 입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눈이나 비 때문에 곤란을 겪는 일도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스노 스포츠는 겨울 산행과 같다. 장비가 생명이다. 운동화에 청바지 차림으로 겨울 설악산을 오르는 것처럼 위험하다. 매년 한두 사람이 스키장에서 목숨을 잃지 않는가. 넘어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스키장에서 평상복을 고집하는 것은 자신의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오락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스키ㆍ스노 보드 의류를 구입할 예정이라면 멋보다는 ‘안전 장비’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겨울 동안 한 두 번 정도만 스키장에 가는 사람들에게 전문적인 의류는 필요치 않다. 스키장 대여 매장에서 하루 1만원 정도면 웬만한 스키복을 빌려 입을 수 있다. 그래도 역시 한 벌 장만해야겠다고 생각되면 쇼핑에 나서 보자. 우선 스키를 탈 것인가 스노 보드를 탈 것인가를 먼저 결정한다. 눈 위에서 즐기는 스포츠지만, 스키와 스노 보드는 분명 다른 스포츠다. 따라서 의류 또한 다르다.

스키복은 기능성이 강화된 인체 공학적 절개선이 들어간 디자인이 유행이다. 대신 스노 보드복처럼 힙합 스타일의 하의는 스키복으로 적합하지 않다. 하체를 많이 사용하는 스키에 너무 폭이 넓은 하의는 방해되기 때문. 바지는 무릎 부분을 3D 입체 재단한 것이 움직이기 편하다. 바지 끝단은 플레이트 모서리에 찢길 수가 있으므로 플라스틱 보호대가 있는 것을 선택한다.

길이는 부츠 굽 높이 보다 짧게 입어야 함으로 복숭아뼈 정도의 길이가 가장 알맞다. 상의도 최근에는 몸에 잘 맞는 디자인이 많다 특히 전문가를 위한 스키복은 디자인이 단순한 게 특징이다. 보다 빠른 스키를 즐기기 위해 장식은 최대한 자제하고 겨드랑이 팔 부분의 절개선이 강조된 디자인이 역동적으로 보일 수 있다.

스키복의 방수도 중요하지만 스노 보드복의 경우 눈 위에 앉는 동작이 많기 때문에 스키복보다 방수력이 뛰어나야 한다. 최소 1,000밀리미터 방수 이상은 되어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 이 밖에도 바지 옆선과 겨드랑이의 통풍구, 부분적으로 탈 부착 가능한 실용적인 구성이 보더들을 즐겁게 한다. 스노 보드복은 스키복과는 원래 치수보다 두 세 치수 크게 입는 것이 멋스럽다. 하지만 큰 치수를 사서 줄여 입으면 되겠지 하면 오산이다. 봉제선까지 방수처리 된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선은 불가능하다. 처음부터 자신에게 맞는 치수를 고르자.

전문 스키ㆍ스노 보드 의류는 마니아들사이에서는 ‘팀복’이라 불린다. 팀복은 각 나라의 국가 대표 팀과 데몬스트레이터(Demonstratorㆍ국가 인증 대표 지도자) 팀이 실제 경기에서 착용하는 전문 의류다. 스키, 스노 보드 전문 매장을 통해 소량으로 공급되고 있는 팀복은 선수복이기 때문에 기능성을 인증 받은 의류. 팀복 신상품은 100만원대가 넘어 선뜻 선택하기가 쉽지 않지만, 이월 상품의 경우 50% 정도 할인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스포츠 의류가 유행하다 보니 운동복이나 평상복이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스키ㆍ스노 보드복인양 모양만 본뜬 제품도 많다. 반드시 스키ㆍ스노 보드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구입한다. 스키‘스노 보드복을 평상복으로 입고 싶다면 이를 타깃으로 전문 스포츠 브랜드에서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보자.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멋스런 스타일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잘록한 허리 벨트에 나팔바지, 공주풍 스키복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운동은 운동이니까.

튀는 색상으로 스타일 연출
색상은 평상복보다 조금 튀어도 상관없다. 눈부신 형광색도 눈 위에서는 멋스럽게 소화해 낼 수 있다. 빨강ㆍ노랑ㆍ파랑처럼 원색이 많지만, 오히려 흰색이 눈에 띄는 색이 되기도 한다. 주황ㆍ분홍ㆍ연두색도 튀는 스타일인데, 스노 보드룩에는 군청색이나 카키 같은 색이 캐주얼한 멋을 더한다. 색상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와 색을 맞추는 것도 좋은데 같은 계열의 색상을 선택하거나 아예 보색으로 맞추는 것도 센스 있다.

올 겨울 스노 스포츠 의류들은 한층 똑똑해졌다. 각 의류 브랜드에서 전략적으로 출시한 신상품의 기능성을 알아볼까.

엘레쎄는 방수성을 10,000 밀리미터 이상으로 높인 원단과 향균, 소취, 원적외선 기능성 소재를 충전재로 사용했다. 나이키는 하나의 옷을 세벌을 입는 보드복을 내 놓았다.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내구성이 강한 기능성 소재를 사용 여러 번 세탁해도 기능성을 유지한다. 헤드 스키복은 기능성 소재 ‘고어 텍스’ 등을 이용, 방수와 투습성을 강화했다. 컬럼비아 스포츠웨어는 자체 개발한 방수ㆍ투습 소재를 사용하고 봉제선 부분에도 테이핑 처리를 해 방수 효과를 높였다.

휠라코리아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탈리아 국가 대표팀이 입을 고기능성 스키ㆍ보드복을 국내에 선보인다. 대표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제품인 만큼 최고의 품질과 기능성을 갖췄다고. EXR코리아는 서울대 패션사 소재 연구 센터와 함께 개발한 세균과 악취를 없애주는 은나노 소재의 스키ㆍ보드복을 선보였다. 고기능성 스키ㆍ보드복은 한 벌에 40~70만원 대에 구입 가능하다.

장갑·양말 등 소품도 기능성이 우선
의복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장갑과 양말이다. 운동을 하다 보면 신체에서 가장 먼저 추위를 느끼는 부분이 손가락과 발가락이기 때문. 장갑은 약간 여유가 있는 게 좋고 방수 여부를 꼭 살핀다. 장갑 역시 스키용, 보드용으로 나눠진다. 스키장갑은 폴을 쥐는 목적이므로 손바닥이 부드러운 것이 좋다. 벙어리 장감은 폴을 꽉 쥘 수 없기 때문에 좋지 않다. 스노보드용 장갑은 눈에 직접 닿으므로 손바닥에 고무패킹을 덧대거나 손목부분을 보호해주는 성형물이 삽입되어 있는 것이 안전하다.

설원의 자외선은 해변보다 4배 강하다. 자외선 차단 기능은 필수. 이밖에 고글을 고를 때 주의할 점은 습기 방지이다. 자외선 차단 렌즈와 렌즈가 2중으로 처리되어 있어야 한다. 일반 선글라스를 쓰고 넘어지거나 충돌시 렌즈가 깨져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반드시 얼굴을 보호하는 스폰지 처리가 된 고글을 쓰자. 고글은 잘못 쓰게 되면 시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쓰는 것이 좋다.

체온을 많이 뺏기고 출돌시 가장 위험한 머리를 보호하는 모자와 헬멧도 중요하다. 특히 어린이들은 헬멧을 꼭 써야한다. 전문가용인 10만원대부터 몇 만 원대에서도 구입이 〈?求?안전을 위해 반드시 착용하도록 하자.

어떻게 관리할까

처음 구입한 스키복을 드라이크리닝 해 입었다가 곤란을 당한 적이 있다. 리프트 의자에 녹은 물기에 엉덩이가 젖어 버린 것. 후에야 스키복의 방수 기능이 기름성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기름때를 제거하는 드라이크리닝으로 표면의 얇은 방수막이 제거 돼 방수 효과가 없어진 것이다. 방수 기능을 상실한 스키복은 그 기능이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 아예 세탁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간편하게 세탁하는 방법은 집에서 가볍게 손빨래 하는 것이다.

그런데 부피가 큰 스키복을 손빨래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스키복은 전문 세탁 업소에 맡겨 세탁 후 반드시 방수 처리를 다시 해 주어야 한다.

기능성 소재의 스키 웨어들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고어 텍스는 내구성이 강해 잦은 세탁 등으로 인한 기능 손상이 거의 없지만, 표백제나 섬유유연제 등의 사용은 금해야 한다. 드라이크리닝은 또한 피하고 세탁 후 증기 다림질을 해 주면 발수 기능이 살아 난다고 한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12-16 14:34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