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펫 위의 스타들에게 배우는 매력포인트

[패션] 파티복 - 화려하고 짜릿한 노출로 유혹하라
레드카펫 위의 스타들에게 배우는 매력포인트

이나영

그 동안 소원했던 인간 관계를 회복하는 시기. 빨간 펜으로 중요 표시를 해 둔 연말 모임과 소소한 파티들. 특별한 날, 특별한 차림은 없을까? 브라운관을 가득 채운 별들에게 배우는 파티복 아이디어!

올해의 첫 번째 연말 파티 초대장을 받아 들었다. 선명한 핑크색 봉투 속에 핑크색 초대장. 간단한 초대의 글과 식순서, 맨 아랫줄에 중요 표시를 한 것처럼 핑크색으로 인쇄된 드레스코드(Dress Cord), ‘드레스 업(Dress up) 핑크 포인트’. 파티의 계절이 다가 왔음을 깨닫는다.

가벼운 소품이나 마련할까 싶어 동대문 새벽 시장에 나갔다. 원피스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드레스를 닮은 원피스류와 온갖 반짝이 장식물이 더해져 댄스 파티에나 어울릴 듯한 화려한 옷가지들이 사방에 걸려 있다. 파티 문화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을 실감케 하는 광경이었다.

그런데 ‘너무 튀는 거 아냐?’, ‘한번 입고 옷장 구조물이 돼 버리면 어쩌지?’하는 우려에다, 평소에 즐겨하지 않았던 아이템들이라 솔직히 망설여진다. 친절히도, 만물 박사 TV는 파티 복장을 학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바로 화려한 스타들을 안방에서 마주할 수 있는 시상식들. 여배우들은 경쟁하듯 파격 노출로 플래시 세례를 받았고 ‘억!’소리가 나는 의상과 장신구로 저마다의 감각을 과시했다. 파티복장, 그와 그녀들에게 한 수 배워 볼까?

노출패션, 슬립드레스 행진
한겨울인데도 여배우들은 어깨와 가슴을 훤히 드러낸 슬립드레스를 유니폼처럼 갖춰 입었다. 공식 행사인 만큼 캐주얼하게 꾸민 이들은 찾아 볼 수 없었고, 바닥에 길게 끌리는 우아한 드레스 차림을 선호했다. 우아함 가운데 신체를 노출함으로 여성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가슴과 등을 노출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여배우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가슴 노출 경쟁으로 팬들의 시선을 빼앗았는데 공효진, 김효진 등은 끈으로 연결된 드레스를 입어 아슬아슬했다.

노출하면 단연 김혜수를 꼽아야 한다. 볼륨 있는 몸매를 살리고 허리선을 깊게 판 파란색 홀터넥 드레스와 커다란 터키엔였貧?드레스까지, 행사 사이사이 드레스를 갈아 입어 ‘팬 서비스’에 만전을 기했다. 특히 사자갈기처럼 보였던 펑키 헤어 스타일은 만점을 주고 싶을 정도. 그러나 이날 김혜수를 제치고 노출 패션 퀸에 오른 여배우는 영화 ‘발레교습소’의 김민정. 등을 훤히 드러낸 검은색 홀터넥 드레스 차림으로 가장 많은 시선을 받았다. 김혜수는 한주 뒤 대한민국 영화 대상식에서 이를 만회하기라도 하듯 남성 수트 차림에 가슴을 노출해 ‘역시 김혜수!’라는 탄성을 지르게 만들었다.

파티복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실내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가볍게 입는 게 좋다. 반팔은 기본이고 슬립 원피스를 입어도 무방하다. 여배우들의 노출만큼 자신이 없다면 치렁치렁하게 긴 여러 겹의 목걸이로 속살을 살짝 감추면 센스 만점. 가슴이 빈약해 걱정이라면 비치는 소재로 등을 드러낸 오승현처럼 은근한 노출을 감행해 보자. 신발도 꽉 막힌 구두보다 여름용 샌들을 꺼내 신는 게 좋을 듯.

청순미, 깨끗해요!
깜직한 여배우 문근영의 드레스 차림은 요정 같았다. 비즈로 가슴 부위에 포인트를 준 살색 원피스를 입고 액세서리는 화이트 크리스털 반지 한 개로 최소화했다. 청순 공주, 손예진도 몇 차례 시도하던 노출 패션을 접고 흰색 계열의 로맨틱 드레스를 택했다. 신인 여우상 2관왕에 오른 수애는 가슴 부분에 촘촘히 보석을 박은 흰색 원피스를 입어 순수한 이미지를 살렸다. ‘아는 여자’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은 촘촘히 비즈 장식이 달린 슬립원피스 차림으로 평소보다 과한 노출을 감행했지만 별다른 장신구를 하지 않아 오히려 순진해 보였다.

청순미를 강조하고 싶다면 롱 드레스보다 무릎 길이의 원피스를 택한다. 중요한 것은 허리선이 높은 스타일이어야 한다는 것. 성숙한 여성미는 가슴 노출이 아니라 잘록한 허리와 엉덩이를 강조한 바디 라인에서 느낄 수 있으니까. 색은 순수한 이미지를 주는 흰색이나 옅은 핑크색으로 꾸미고 장신구는 하지 않거나 최소화한다.

파티복은 고급스러워 보여야 한다. 실크나 벨벳 원피스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데, 모피 또한 값비싸 보이는지만 빼 놓을 수 없는 소재다. 레드 카펫을 오르는 여배우들의 어깨마다 모피가 빠지지 않고 둘러져 있었다. 특히 흰색 모피 숄이 많이 눈에 띄었다. 가슴을 노출한 롱드레스 차림의 공효진은 시원한 목 둘레에 가죽 코트에서 떼어 온 것처럼 보였던 은색 여우털 트리밍 모자를 목도리처럼 둘렀다. 김혜수는 검은색 모피를 선택했다. 청룡영화상에서는 모피 숄을,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는 코트와 부츠에 검은색 모피를 장식했다. 그러나 모피퀸은 단연 이미숙. 경호원까지 대동한 이미숙은 시가 9,000만원의 모피코트를 입고 레드카펫을 밟아 영화계 ‘대모’의 위치를 지켰다.

조명발 받는 그대
시상식에 눈꽃 모티브를 장신구로 택한 여배우 김민선. 눈꽃 초커로 시선을 받았던 그녀는 가슴을 모두 덮을 정도로 커다란 눈꽃 모양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었는데, V넥으로 깊게 파인 집시풍의 새빨간 드레스와 잘 어우러졌다. 액세서리가 노출의 수위를 조절했고 더불어 눈꽃 요정처럼 빛을 발했다.

파티는 낮보다는 밤 시간에 많이 열린다. 조명을 어디만큼 받느냐가 중요한 것. 반짝거리는 소재를 택하는데 소재는 실크, 벨벳, 반짝거리는 구슬 장식이 된 소재를 고르고, 장신구도 큐빅이나 크리스털 같은 소재가 조명 이용에 그만. 같은 검은 색이라도 광택이 도는 실크, 공단을 소재로 택하는 게 좋다.

화장법도 평소와 달라야 한다. 눈이나 입술 화장에만 쓰는 반짝이를 얼굴 전체에 사용하고 조명을 받는 눈두덩이, 코 윗부분, 광대뼈의 가장 도드라진 부분에 펴 발라주면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다. 얼굴뿐 아니라 노출된 목과 등, 팔에도 반짝이 메이크업을 응용하자.

장점은 강조하고 단점은 감춰라.
어깨가 넓다면 홀터넥 드레스가 좋다. 어깨를 완전히 드러내거나 어중간한 넓이의 끈이 달린 슬립드레스는 어깨를 더욱 넓어 보이게 만든다. 액션 배우의 이미지를 벗고자 노슬리브 새틴 드레스를 택한 윤소이는 딱 벌어져 각진 어깨선이 부담스러웠다. 커다란 모티브가 달린 목걸이라도 하지….

마른 체형이라면 장식이 많은 드레스를 입자. 2004 스완어워드에서 베스트 드레서로도 뽑힌 김정은. 비치는 소재의 접힌 시점을 그대로 무늬로 보이게 만든 드레스를 입어 마른 체형을 커버했다. 여기에 긴 머리를 늘어 뜨려 풍성한 이미지를 줬다. 대한민국 영화상에서 여우 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은 아슬아슬 끈이 달린 가슴을 깊게 판 살색 드레스를 입었는데 너무 빈약한 탓일까? 섹시함보다는 앙상한 뼈가 드러나 불쌍해 보였다. 염정아의 무늬 없는 슬림한 회색 실크 드레스도 마른 몸을 고스란히 드러?잘못된 선택. 그나마 회색 밍크스톨로 어깨를 감싸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한 것이 다행이다.

남성 파티복에는 벨벳재킷과 노타이가 제격
남성들의 경우 튀는 스타일로 꾸미기란 쉽지 않다. 이 때 소재를 바꿔 눈길을 끄는 방법을 구상해 보자. 실크로 된 칼라가 있는 턱시도 재킷이나 벨벳 재킷을 추천한다. 벨벳은 은은한 광택을 내는 파티복 최고의 소재. 청룡영화상에서 사회를 맡은 정준호, 신인남우상의 재희, 인기상의 권상우, 대한민국영화대상의 김재원, 신현준도 벨벳 재킷으로 멋을 냈다.

젊은 남성들은 파격 패션에 도전해 보자. 신세대 아이콘 강동원은 검정색 수트에 흰색 운동화를 신었고 조끼 안에 스카프가 삐쭉 튀어나온 금기 패션에 도전했다. 정장을 하더라도 머리 모양이나 액세서리로 파격을 줄 수 있다. 청룡영화상에서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장동건은 아르마니의 맵시 있는 턱시도 차림에 구레나룻을 기른 펑크스타일의 머리모양으로 색다른 파격을 선사했다.


**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12-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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