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아름다운 도전


“빨강색, 미니스커트가 안 어울린다고 단정 짖지 말고 자신에게 관대해 보세요. 의외로 어울리고 예쁠지 모르잖아요?” 지난 연말 옷 잘 입는 연예인으로 여기저기 불려 다닌 배우 김정은의 말입니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이것저것 시도하다 보면 안 어울린다고 생각되었던 옷도 자신에게 잘 맞을 수 있다, 그거죠. 아마 경험담에서 울어 나온 고백이 아니었을까요?

<파리의 연인>중 왈츠장면에 입고 나온 드레스에도 그녀의 의견이 배어 있었습니다. 의상담당자가 빌려오는 대로 걸쳐주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와 상의해서 ‘춤을 춰야 하니까 밑단은 하늘하늘하게’, ‘목걸이가 빛나야 하니까 목선은 화려하지 않게’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빼어난 미녀가 아닌데도 그녀가 아름다운 이유를 알겠습니다. 상대역인 박신양이 스스로 고안한 넥타이로 빛났던 것처럼 말입니다. 얼마 전에 초미니스커트를 샀습니다.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캘리포니아 팝스타 풍 청치마랍니다. 한겨울에 허벅지를 다 내놓는 짧은 치마라니. 나름대로 한 몸매해서? 라고 오해할 수 있겠지만, 한국형 순무를 자부하는 토종체형이랍니다.

아마 이 점잖지 못한 옷차림을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웬 자신감이냐고요? 변신해 보고 싶어서죠. 그리고 그런 모습이 예뻐 보였으면 하는 소망도 포함해서요. 패션에서 도전과 변신은 매우 중요합니다.

놀라운 변신에는 얼마의 돈을 들여 수술을 하고 고생고생해서 다이어트를 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옷차림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 보세요. 그리고 나도 예뻐지고 싶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패션을, 인생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입력시간 : 2004-12-3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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