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구찌 핸드백 파문 “구찌 핸드백 파문이라고?” 그 좋은 걸 두고 웬 파문 타령인가 싶었더니 고발 프로그램의 기자가 받은 유명 패션브랜드 핸드백이 문제가 됐더군요. TV 시사 프로그램의 보도담당 기자의 양심선언으로 그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사건과 관련된 언론인들은 기자윤리를 의심받고 불명예를 얻었습니다. 이들이 고발한 회사 사장과 술자리 후 술김에 받아든 뇌물은 구찌 핸드백이었습니다. 신문 헤드라인에 커다랗게 ‘구찌백 파문’, ‘구찌가방 로비’, ‘구찌가방에 무너진’ 등의 특정 브랜드명이 그대로 명시됐네요. 구찌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소위 ‘명품’입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20~30대 소비자들에게 가장 선호되는 해외 패션브랜드여서 인지도와 비례해 그 효과는 더 컸습니다.
아마도 100만원 상당의 이 구찌 핸드백이 궁금해 매장으로 찾아 나설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이미지는 ‘사치’와 ‘부정’이 대부분입니다만, 매스컴을 타면 깜짝 유행을 불러일으키죠. 린다 김의 ‘샤넬 선글라스’나 몇 년 전 루이비통의 ‘거북이 핸드백’을 선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뇌물을 주고받을 사이가 아니어서 단순한 선물로 알고 고맙게 받았지만 부담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자세히 보니 ‘LV’로고가 ‘L▽’로 찍혀 있는 짝퉁! 부담을 훌훌 털고 장바구니처럼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싸고 대중적인(?) 가방이라도 유명브랜드 상표가 붙은 핸드백, ‘뇌물’ 딱지가 붙은 가방을 받아들고 무거운 마음이었을 가난한 기자와 아내의 심정,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입력시간 : 2005-01-3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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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