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의 공주가 되시렵니까밝고 경쾌한 패션 소품과 장신구, 어린시절과 자연으로의 회귀 표현이국적 분위기의 무늬와 컬러로 팝 아트적 원색의 향연 펼칠 듯

[패션] 2005 봄 액세서리
동화 속의 공주가 되시렵니까
밝고 경쾌한 패션 소품과 장신구, 어린시절과 자연으로의 회귀 표현
이국적 분위기의 무늬와 컬러로 팝 아트적 원색의 향연 펼칠 듯


쥬얼리 소재로는 보기 드문 레진(Resin)을 소재로 패션주얼리. 사탕처럼 투명한 파스텔 톤이 사랑스럽다. 자하라

“이번 봄에는 어떤 스타일이 유행이죠?”, “새로 장만해야 할 패션상품 추천 부탁해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단번에 대답한다. “소품부터 장만하세요. 특히 색과 무늬에 신경 써서요.”

지난 해 색색의 에나멜 구두 행렬을 기억하는가. 올봄도 패션 소품과 장신구의 인기가 계절을 앞당긴다. 들판에 만발한 풀잎과 새순, 야생화와 기지개를 켜는 생명들이 당신의 발끝에, 손끝에, 목과 가슴에 깃든다. 봄이 가까이 와 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벌써 멋쟁이들을 설레게 한다. 겨울이 길었던 만큼 봄을 맞는 마음도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럼 올 봄 패션의 유행 경향부터 알아보자.

올해 패션 유행 경향은 소년, 소녀에 맞춰져 있다. 한참 복고풍으로 신사 숙녀의 우아함을 강조하더니 이젠 ‘젊음’을 앞세운다. 그래서 패션 소품과 장신구도 가볍고 경쾌하며 밝고 선명해 동화적인 분위기를 낸다. 복고는 복고인데 어린 시절로의 회귀다.

또 다른 회귀의 경향은 ‘자연으로 돌아가자’다. 인도, 중국, 일본 등 아시아풍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이번에는 원시 자연이 숨쉬는 아프리카와 남미, 개척 시대의 미국 서부 시대로 갔다.

먼저 주목해야 할 트렌드는 소녀풍의 레이디 라이크 룩. 지난 해 유행한 것이 성숙한 여성미를 강조한 우아한 숙녀풍이었다면 올해의 레이디 라이크 룩은 소녀들의 천국이다. 좋은 집안에서 귀하게 자란 소녀들은 잔잔한 꽃무늬 소재의 퍼프 소매 블라우스와 카디건, 플레어 스커트를 입고 발레리나 슈즈를 신고 아기자기한 수가 놓인 가방을 든다. 귀여운 이미지를 주는 짧은 길이의 크롭트 디자인의 유행으로 패션 소품과 장신구의 활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짧은 길이가 주는 경쾌함은 패션 소품과 장신구들까지 가볍고 경쾌하게 만들었다. 또 의류 자체에 과도한 장식이 많이 줄어 들어 소품과 장신구를 통한 패션 코디가 강조됨에 따라 브랜드마다 소품과 장신구의 생산 비중을 전년 대비 10~15%정도 늘렸다고 하니 패션 소품과 장신구의 전성기가 따로 없다.

클래식 모델들도 하나같이 색을 입고 장식을 더하며 화려하고 밝아졌고 제품의 종류는 노트북 가방까지 패션 액세서리로 생각하는 개성이 더욱 색다른 패션 소품류의 탄생을 부추겼다. 그럼, 다양한 패션소품과 장신구의 세계에 빠져 볼까?

이국의 바람을 타고 온 에스닉 스타일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은 이번 봄 다양한 문화와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아프리카, 베트남, 모로코, 미국 서부, 남미 등의 여행지의 분위기를 낸 에스닉(ethnic) 풍 패션을 중요하게 다뤘다. 특히 무늬나 장신구에서 이국적인 풍경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제 3세계에 대한 관심은 문명화된 현실에서 자연과의 조화로 심신을 달래고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정신을 표현한 것. 색상은 빨강과 금색, 구리빛색을 대비시켜 원시성을 강렬하게 표현했고 대담한 무늬와 노출로 섹시한 이미지를 살린다.

또 아프리카의 동물들에게서 영향을 받은 동물 가죽 무늬와 남미 정글에서 피어난 꽃과 과일 등이 대담하고 화려한 패턴과 생동감 넘치는 색상이 풍부하게 선보인다. 남미, 모로코, 아시아풍의 꽃무늬가 수 놓인 구두와 가방, 미국 서부의 카우보이를 연상케 하는 웨스턴 부츠, 인디언풍의 술 장식이 된 모카신부츠, 술 달린 가죽 벨트나 목걸이 등도 이국적이면서도 발랄한 소녀적 감성을 풀어내고 있다. 에스닉 스타일의 대표적인 소재로는 짚을 들 수 있다. 밀짚 등 식물의 껍질을 소재로 한 소품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 환경친화적이어서 웰빙 트렌드에도 적합하다. 햇빛 가리개를 만들어 주는 챙이 넓은 밀짚 모자와 바스켓 가방은 여름이 채 오기 전에 거리로 나설 예정이다.

팝아트의 재미를 즐기자
소녀들의 상상력과 장난기는 엄숙하고 닿기 힘들었던 예술을 동네 슈퍼 마켓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게 대중화 시킨 팝 아트와 닮아 있다. 봄 하면 먼저 발랄한 색의 조합에서 느낄 수 있듯이 팝 아트의 원색적인 색의 향연과도 맞물린다. 사진처럼 실물이 인쇄된 가방, 핸드백, 장난감과 같은 모티브를 이용한 브로치 등 유머러스하거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이 재미를 준다.

또 값싸고 대중화된 소재, 고무, PVC 등도 팝 아트의 예술 정신을 따르는 것들이다. 또 모조품과 진품을 동시에 즐기며 그 경계를 허문다. 인조 가죽 소재의 사계절용 부츠가 유행하고 비올 때나 신는 장화가 패션 부츠로 사랑받는다. 지난 해 인기를 끌었던 투명 고무 소재 젤리 백은 더욱 다양한 색상으로, 또 인조 가죽이나 인조 스웨이드를 사용한 제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가볍고 편한 고무 슬리퍼, 플립플랍의 인기도 여전할 듯.

프린트의 대세
지난해 다양한 꽃무늬 프린트로 꽃밭을 이뤘다면 올해는 꽃무늬 뿐 아니라 과일, 동물, 실사 무늬 프린트의 물결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크기의 꽃무늬 프린트를 비롯해 기하학적 프린트, 또 올해 유행할 에스닉풍의 프린트, 줄무늬와 방울 프린트 등 그야말로 다양한 프린트가 선보인다. 단순히 한 가지 색깔의 선명한 원색 옷 대신 강렬한 프린트가 유행하면서 프린트의 영향이 소품으로까지 이어졌다.

▲ 가방 = 올해는 또 어떤 가방이 ‘잇 백(It Bag)’이 될까? ‘잇 백’은 한 시즌에 가장 많이 팔려 나간 핸드백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만큼 가방에 대한 패션 피플들의 관심과 사랑은 대단하다. 일본의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가 디자인한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백, 발렌시아가의 모터사이클 백 등이 잇 백 리스트에 올랐었다.

올해 ‘잇 백’이 될 가방들 중에서는 이중 프린트 가방이 단연 손꼽힌다. 로고 패턴 위에 꽃 무늬 자수를 놓는다든가(디올), 체크 등 연속 무늬 위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과일 문양 등을 프린트 하는 것(루이비통)퍼럼. 또 원시의 디테일을 간직한 독특한 표피의 가죽에서, 악어, 뱀, 얼룩말, 가오리, 도마뱀, 거북이 가죽까지 망라돼 있다. 이런 것들이 소재의 독특함을 내세워 잇 백의 리스트에 오를 전망이다.

패브릭 소재 가방들은 다양한 색체의 생동감과 캐릭터들의 유머러스함이 어우러진 경쾌한 메시지를 보낸다. 일러스트와 같이 프린트 되거나 패치 워크된 패브릭 가방들은 사랑스럽고 감성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하며 특유의 대담한 컬러 매치와 재치 있는 디테일 요소들이 어우러져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 하나의 아이템으로 여러 가지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어하는 활동파들을 위해서는 실용적인 소재와 아이디어를 더한 제품이 많다. 서로 다른 무늬의 양면 가방, 가죽과 면소재를 양면으로 쓸 수 있는 가방도 나와 있다.

▲ 구두 = 올해 여성들의 구두 패션은 보는 이에게도, 신는 이에게도 편안한 스타일이 트렌드다. 발에 자유를 주는 설계와 자연을 닮은 소재가 올 봄과 여름 구두의 흐름이다. 특히 무용수들이 신는 납작한 신발, 플랫 슈즈에 주목해야 한다. 납작한 신발을 신은 ‘오드리 공주(오드라 햅번)’의 가볍고 귀여운 모습에 반한 여성들이 찾아 신으면서 유행하기 시작한 발레리나 슈즈는 상류층의 고급스러움과 휴식의 편안함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어 더욱 사랑 받는 아이템.

레이디룩에 어울리는 하이힐과 비치 웨어에 어울리는 자연 느낌의 구두도 ‘슈어홀릭’의 주목 대상이며, 페이즐리 패턴과 동양적인 꽃무늬 자수가 응용된 구두나 메탈릭 컬러 구두도 스타일리시하다. 이 밖에 아기자기한 디테일과 독특한 모티브를 활용하는 다양한 구두도 이번 시즌 만나볼 수 있다.

▲ 장신구 = 장신구 역시 동식물의 실제 모양을 본뜬 실사 모티브 등으로 소녀들의 장난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번 시즌 장신구는 여러 겹으로 걸쳐야 멋지다. 레이어드 스타일을 기억해 두자. 짧은 길이의 재킷과 바지 등 크롭트 스타일의 유행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허전해진 목과 손목 등을 장식하는 장신구는 여러 겹을 겹쳐서 두르는 레이어드 스타일로 유행할 듯. 금속 체인을 여러 겹 함께 두르거나 가죽 소재 끈을 여러 개 겹쳐서 목과 손목에 착용한다.

▲ 선글라스 = 지금 장만하면 여름까지 쓸 수 있는 선글라스. 가장 유행의 선두에 나서는 디자인은 얼굴의 절반을 덮을 만큼 큰 사각형의 테. 부담스러운 크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짙은 색 선글라스는 오히려 얼굴이 작아 보이는 데 효과 만점이다. 그리고 장난감처럼 색색의 플라스틱 테도 얼굴 장신구로 선택의 자유를 준다. 독특한 모양의 테를 가진 선글라스 유행도 예감된다. 프레임의 크기가 크고 인공 보석이 박힌 디자인이나 줄무늬, 체크 패턴 같은 과감한 무늬가 가미된 형태가 새롭게 등장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3-08 19:39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