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면서도 단정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멋내기이지캐주얼에서 팝 아트 개투얼까지 확장의 패션

[패션] 캐주얼, 젊음과 자유를 입는다
간편하면서도 단정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멋내기
이지캐주얼에서 팝 아트 캐주얼까지 확장의 패션


캐주얼은 쉽고 편하다. 그리고 실용적이다. 트렌드를 점령하는 화려한 작품 대신 실제로 의복의 기능을 하는 것이 캐주얼이다. 정장 외의 의복은 캐주얼로 분류되는데 스포츠 룩도 캐주얼에서 출발했다. 좀 더 편하고 기능적인 의복을 요구하는 까닭에 캐주얼 웨어의 영역은 더욱 확장되고 있다. 그저 편한 옷이던 캐주얼 웨어가 개성 있는 의복으로 거듭난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의 발걸음과 2005년 봄 캐주얼 웨어의 유행 스타일을 알아본다.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유행스타일로 정착
캐주얼 웨어가 나름의 유행 스타일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말, 인터넷이 크게 발전하면서 N세대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을 때다. 이 당시 캐주얼은 ‘이지 캐주얼’로 불렸다. 편안한 캐주얼이란 뜻으로 주름 잡힌 면바지와 티셔츠, 면 재킷 등을 대학생들은 교복처럼 입었다. 특히 주름이 덜 생기는 일자 치노 바지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또 다른 캐주얼 바람은 힙합 패션으로부터 시작됐다. 듀스, 지누션(힙합 의류 브랜드 MF를 런칭하기도 했다) 등 힙합 뮤지션들의 인기와 함께 떠오른 힙합 캐주얼은 땅에 끌릴 정도로 길고 통이 넓은 청바지와 항공 모함 같은 운동화, 박스처럼 커다란 티셔츠, 모자 달린 카디건과 흰색 두건, 야구 모자, 체인 목걸이 차림으로 거리를 휩쓸었다.

2000穗?들어서는 압구정 패션이 뜬다. 발목 길이의 검은색 정장 바지에 깔끔한 니트나 카디건을 입고 수입 브랜드의 가방과 구두를 착용한 차림이었다. 천편일률적인 옷차림이었지만 압구정 패션의 유행 덕에 IMF 이후의 불황 속에서도 해외 유명브랜드의 호황은 계속됐다. 또 이로 인해 ‘짝퉁’시장도 서서히 그 세력을 넓혀갔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로고와 타이포 그래피의 카피품 전성기였다.

2001년 말, 젊은이들의 운집 장소가 압구정에서 홍대로 옮겨간다. 유행을 이끌던 젊은이들이 가볍게 춤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클럽 출입이 잦아지면서 ‘클러버 패션’이 뜬다.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짧고 화려한 파티복이 유행하는데, 노출이 심한 탱크 톱과 끈 달린 민소매 상의 등 섹시한 차림이 각광 받는다. 이 클러버들의 옷차림이 노출 패션의 시작을 알렸다. 그들의 패션은 미국의 하이틴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영향으로 섹시 캐주얼로 유행한다. 배꼽티와 허리선이 낮은 로 라이즈 청바지가 기본 아이템으로 등장, 남녀 공용의 이미지가 강했던 캐주얼이 섹시해지는 계기를 마련한다.

한편 한일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은 스포츠 캐주얼의 전성기였다. 스포츠 캐주얼은 운동복이 아닌 일상복으로 스포츠 스타일이 자리 잡는 계기를 마련한다. 운동복으로, 혹은 실내복으로만 입던 트레이닝 팬츠와 점퍼가 거리를 지배했고 숫자 프린트와 지퍼, 스트링 장식 등 스포츠 룩에서 쓰이던 장식들이 캐주얼뿐 아니라 전 복장으로 번져 스포츠에 대한 인기를 대변했다. 스포츠 캐주얼의 폭발적인 인기는 다음해 ‘캐포츠 룩’이라는 신조어로 그 인기를 지속했다.

중요 아이콘으로 떠오른 '섹시'
캐주얼 웨어에서 ‘섹시함’이 중요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캐주얼도 이지 캐주얼의 안정적인 그늘에서 벗어나야 했다. 또한 불황 속에 소비자의 이목을 끌려면 단순하고 재미없는 캐주얼을 버려야 했다. 캐주얼 패션도 눈에 띄어야 했고 개성이 필요했다. 이때 떠오른 것이 ‘감성 캐주얼’. 강렬한 원색 바탕에 페인팅을 하거나, 영문, 숫자 로고를 크게 박는 등 캐주얼의 기본을 뛰어 넘었고 장식도 많아졌다.

또 밀리터리 스타일의 영향으로 카고 팬츠가 유행한다. 밀리터리 스타일의 영향은 장식적인 요소로도 많이 사용되었는데 길게 끈을 단 스트링은 평범한 디자인을 조이거나 묶어 생기는 주름으로 독특한 멋을 냈다. 결과적으로 감성 캐주얼은 캐주얼의 다양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와 함께 2003년은 수입 프리미어 진이 상륙, 캐주얼의 대표적인 아이템인 청바지가 섹시 이미지에 합류한다. 프리미어 진의 대표 아이템인 ‘로 라이즈 진’은 밑위 길이가 짧기 때문에 둔부는 작아 보이고 다리가 길어 보인다는 강점 덕에 편안함보다는 멋내기용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2004년은 그 동안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은 아메리칸 이글(AE), 아비크롬비 & 피치(A&F), 갭(GAP) 등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들의 제품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소개된다. 이들 미 유통 브랜드들은 캘리포니아 해변가에서 구릿빛 피부를 뽐내는 섹시한 소녀들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허리가 드러나는 티셔츠와 미니스커트, 어그 부츠의 조합이 대표적이었고 겨울에 와서는 인디언이나 히피를 흉내 낸 에스닉 스타일을 뒤섞어 입는 믹스 & 매치에도 능했다. 이번 봄 캐주얼에서도 아메리칸 스트리트 캐주얼의 영향은 계속된다.

2005년 캐주얼 더 밝게, 더 가볍게
올해 캐주얼 패션은 한층 밝고 경쾌하다. 색상은 경쾌한 파스텔 톤, 또는 원색의 밝고 모던하며 투명하면서 따뜻한 파스텔 톤에 약간의 원색을 매치시켜 상큼한 컬러 조합을 선보인다. 무채색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화이트 컬러와의 매치가 늘었으며, 시즌감각을 살린 밝은 회색과 베이지 등의 투명한 컬러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밝고 경쾌한 컬러에 맞춰 소재도 가볍다. 두텁고 큰 조직보다 계절감을 살려 부드러운 경량 소재가 인기다. 덧붙이는 장식은 자제하고 원단 자체의 무늬를 강조했다. 경쾌한 색이 조화를 이룬 줄무늬, 체크 무늬, 면 분할, 선의 디테일 등을 통해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을 주는 스타일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실루엣은 자연스럽게 몸매를 살려 주는 스타일이 인기다. 남성의 경우에도 적당히 몸의 라인을 살려 주는 슬림한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고, 여성 캐주얼 인체의 아름다운 몸매 곡선이 한층 강조된 디자인이 유행할 전망이다. 본격적인 제품 전개도 지난 해에 비해 여성 라인을 강화하는 아이템이 눈에 띤다. 이는 경기가 침체됐을 때는 남성 소비자 보다는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이 매출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업계의 전략 차원에서다.

품목 아이템도 봄 시즌 유행했던 ‘점퍼’류 보다는 재킷과 니트의 비중이 증가되는 추세. 특히 다양한 가공으로 패션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데님 소재는 올 봄 히트 아이템으로 주목된다. 의류 자체에 과도한 장식은 점차 사라지고, 액세서리를 통한 패션 코디가 강조된다. 데님은 바지, 재킷뿐 아니라 가방, 구두에까지 사용되고 색깔, 디자인, 장식, 워싱 기법 등 작고 큰 변화로 선택의 기쁨을 준다. 최신 유행 스타일이면서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다는 데서 데님은 훌륭한 캐주얼 아이템으로 그 역할을 다한다.

고급스러운 스쿨캐주얼
영 캐주얼 브랜드들은 여유롭고 고급스러우면서도 밝고 경쾌한 모던 스타일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특히 여성 라인에서는 로맨틱한 분위기와 큐트한 느낌을 살려 발랄하고 청순한 여성미를 강조했다. 지난 해보다 한층 여성스러워진 디자인과 트랜드 컬러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특히 올봄 트레디셔널의 고급스러움과 깨끗한 이미지를 살린 정통 스쿨 룩을 제안한다. 트래디셔널의 바탕 위에 폴로 스타일의 티셔츠와 순수함을 강조한 줄무늬 니트 웨어, 색감과 스타일을 강조한 셔츠류를 통해 스쿨 룩을 제안하고 있는 것. 감도 있는 화이트, 블랙, 핑크 등의 색과 줄무늬를 사용해 밝고 경쾌한 유럽풍 스쿨룩을 선보인다.

도심인의 캐주얼, 어번 캐주얼
편안한 캐주얼이 세련된 도시의 이미지를 입는다. 스포츠 룩과 감각적인 프린트가 유행했던 지난 해와 달리 어번 캐주얼은 현대적인 감성으로 표현된다. 사립 학교의 학생복처럼 단정하고 말끔한 것이 특징. 기본 아이템들은 고급 소재를 사용했고 장식은 최소화했다.

또 휴가지의 비치 클럽(Beach Club)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에 우아함, 스포티함을 믹스한 이미지를 제안한다. 파스텔컬러, 아이보리, 크림, 베이지 등의 부드러운 색을 외의에 사용했다.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로 자연스러운 구김을 표현할 수 있는 친환경 면, 울 등을 비롯해 및 다양한 기능성 소재들을 활용했다. 특히 남성 캐주얼에서 어번 캐주얼 룩은 아웃 도어적인 기능성을 갖춘 비즈니스 캐주얼로, 기능적인 면이 향상된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캐주얼 웨어로 선보이고 있다.

재미를 준다, 팝아트 캐주얼
팝적인 발상은 현란한 색으로부터 시작된다. 컬러, 프린트, 그래픽이 요란하다. 특히 티셔츠에 대한 관심이 대단해 미키마우스, 가필드, 핑크팬더, 배트맨 등 만화 주인공을 프린트하거나 캐릭터로 사용하고 있다. 대중화된 익숙한 이미지를 패션화한 팝 아트 패션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 캐릭터 프린트들은 유아적이고 유치하지만 즐겁다. 현란한 색상과 연속 무늬가 눈을 어지럽히는 옵티컬 프린트도 팝아트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4-12 20:00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