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과 의욕을 돋우는 고단백 영양식가슴 따뜻한 내용으로 가득찬 희망의 메시지…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기는 음식

에세이집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치킨 누들
[문화 속 음식기행] 기운과 의욕을 돋우는 고단백 영양식
가슴 따뜻한 내용으로 가득찬 희망의 메시지…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기는 음식


걷기는 귀찮아 하면서 일부러 헬스클럽을 찾아 땀을 빼고, 끼니는 인스턴트로 때우면서 비타민제를 챙겨먹는 것이 오늘날 현대인의 일상이다. 이는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감상주의를 경멸하지만 한쪽에서는 메말라 가는 눈물을 보충하기 위해 인위적인 감동을 찾아 헤맨다.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순수한 사랑을 그린 멜로물이나 감동적인 휴먼드라마가 오히려 넘쳐 나는 이유다.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이 지은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는 현대인의 이런 욕구를 반영한 책이다. 이 책은 원래 ‘내 마음의 닭고기 스프’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서양에서 감기가 들면 할머니가 직접 치킨 스프를 끓여주는 데서 붙여진 제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자 제목을 바꿔 다시 나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1990년대 초에 출판된 이 책은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2,600만 부가 팔리는 등 전세계 150여 개국 독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어느 회사의 이사는 1년 동안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을 가지고 직원회의를 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외환위기로 국민 경제가 침체에 빠져 있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었다.

‘마음을…’에 실린 이야기들은 어딘가에서 한번은 들어본 것 같은, 그러나 읽을수록 가슴 한 구석을 따뜻하게 해 주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가난한 가족을 위해 모처럼 얻은 서커스 표를 기꺼이 양보하는 부자 이야기, 크리스마스 선물로 뒤에 오는 차들의 통행료를 대신 내준 한 여자 운전자 이야기 등은 한 사람이 조금씩만 선행을 베풀면 세상이 훨씬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러나 가끔 지나치게 감상적인 에피소드가 등장해 현실감을 떨어뜨리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또 사회가 만들어낸 부조리를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주장은 다소 무책임하게 들리기도 한다. 감기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아직까지 없다. 치킨 스프 같은 영양식으로 나을 때까지 증세를 완화시키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마음을 열어주는 이야기’는 마음의 감기를 완화시키는 일종의 대증요법인 셈이다.

담백한 맛에 소화흡수도 잘돼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름철 삼계탕으로 영양을 보충하듯, 미국인들은 아플 때 치킨 스프를 자주 먹는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단백질은 많으면서 기름기가 적어 소화흡수가 잘 된다. 어린이나 노인, 환자의 회복식으로 닭고기를 많이 이용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닭고기 속에 풍부한 단백질은 두뇌성장을 도울 뿐 아니라 뼈와 세포조직을 생성하고 각종 질병을 예방해 준다. 또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어 뇌신경 전달물질의 활동을 촉진시켜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불포화 지방산과 리놀에산은 암 발생을 억제하고 동맥경화 심장병을 예방한다. 그래서 미국 암연구협회(AICR)와 세계 암연구재단(WCRF)은 암을 예방하기 위해 닭고기를 비롯한 백색육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흔히 닭 날개를 먹으면 바람난다고 하는데 이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말이다. 닭 날개에 많이 들어 있는 콜라겐은 여성의 피부 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고기에 비해 지방이 적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적격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각종 탕 종류에 밥이나 국수를 말아먹듯, 서양인들도 수프에 스파게티나 마카로니 같은 파스타를 넣어 한끼 식사로 먹기도 한다. 찬 음식을 많이 먹어 속이 차가워지기 쉬운 요즘, 따뜻하고 영양 만점인 치킨 누들 수프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치킨 누들 수프 만들기

-재료(4인분): 닭 가슴살 2쪽, 레몬 1쪽, 화이트 와인 2 큰 술, 파스타 60g, 당근ㆍ완두콩ㆍ옥수수 각 30g씩, 양파 1개, 닭 육수 5컵, 바질ㆍ오레가노 약간씩, 월계수잎 1장, 통후추 1/2 작은 술, 소금ㆍ후추ㆍ 다진 토마토 약간

-만드는 법:
1. 냄비에 물 2컵을 부어 끓으면 닭 가슴살과 레몬 1조각, 화이트 와인을 넣어 10~14분 뚜껑을 덮고 중불에 끓인다.
2. 닭고기가 익으면 건져냈다가 한김 식으면 2,5cm 크기로 썬다.
3. 국물은 고운 체에 걸러둔다.
4. 양파와 당근은 1cm 크기로 썰어둔다.
5. 냄비에 닭육수를 붓고 양파와 바질, 오레가노, 월계수잎, 통후추를 넣어 끓인다.
6. 끓기 시작하면 파스타를 넣고 8분쯤 더 끓여 썰어 둔 닭고기와 야채를 넣고 잠깐 더 끓인다.
7. 월계수잎은 건져내고 소금 후추 간을 한 스프를 그릇에 담아 다진 토마토를 얹어 낸다.


정세진 맛 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6-22 14:59


정세진 맛 칼럼니스트 sejinjeong@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