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내 손으로 만드는 생활 도자기


“이번 주말에는 뭐 할까?” 주 5일 근무제 확산으로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이다. 독서나 영화감상도 좋지만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취미에 더욱 관심이 끌린다. 가끔 백화점 문화센터나 동사무소에서 재미있는 문화강좌가 열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낮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직장인이 참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평일 저녁이나 주말 오후에 취미 강좌를 배울 수 있는 텐바이텐 컬리지를 찾아보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재미있는 디자인 소품을 판매하는 텐바이텐에서 운영하는 텐바이텐 컬리지에는 초콜릿 퐁듀 만들기, 가죽 다이어리 만들기, 스탠드 만들기 등 하루 2~3시간을 투자해 완성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입소문 난 곳이다.

과일접시, 화분, 비누받침 등 실생활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생활 도자기를 만드는 도자기 수업도 그 중 하나다. 지난달 25일 오후 7시 30분에 열린 도자기 수업은 판성형으로 멋스러운 과일 접시를 만드는 시간이었다. 강의실에 모인 4명의 수강생들은 수업 시작 전 시원한 음료와 함께 강좌 신청 동기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었다.

‘갤러리&스튜디오’ 대표이자 도예가인 이은주씨는 “도자기 공예는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대중들이 쉽게 다가오지 못하지만 판성형 기법으로 만드는 과일 접시나 초밥 접시는 초보자도 쉽게 만들 수 있어요”라는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수강생은 각자 점토 한 덩어리를 받아 접시 모양을 만들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시절 즐겼던 찰흙놀이가 생각나 열심히 주물렀다. 그런데 “초보자의 경우 반죽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라는 강사의 충고가 이어졌다. 점토를 너무 오래 주무르면 손의 열기로 인해 점토가 마르거나 점토 안에 기포가 생겨 굽는 과정에서 갈라지거나 깨지기 쉽기 때문이란다. 처음에는 힘 조절이 쉽지 않아 두께가 고르지 못했지만 이내 익숙해져 도톰한 두께의 접시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접시의 받침 부분을 만들 차례. 점토를 손가락 굵기처럼 동그랗게 만들고 단면이 삼각형이 되도록 꼼꼼히 빚었다. 이제 접시와 받침을 연결하는 순서다. “연결부위에 미리 칼집을 내면 잘 붙습니다”라는 강사의 설명대로 빗살무늬 칼집을 교차한 후 접시와 받침 부분을 연결했다. 건조과정을 약식으로 거친 후 접시 모양을 만들고 화장토를 발랐다. 건조와 초벌구이, 유약바르기, 굽기 등 이후 과정은 시간 관계 상 강사가 대신하기로 하고, 3시간의 도자기 수업이 끝났다.

옛 도공이 빚은 듯한 깊이 있는 색감을 느낄 수 있는 도자기 접시. 무더운 여름 싱싱한 과일을 담아 테이블에 올리면 더없이 신선한 기분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만드는 과정에 비해 건조하고 굽는 시간이 긴 도자기 공예는 인스턴트로 가득 찬 세상 속에서 ‘기다리는 즐거움’을 배울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과일 접시 만들기>

1 밀대를 사용하여 두께가 고르게 판을 만든다.
2 알맞은 모양으로 다듬는다. 두께는 손가락 굵기만큼 도톰하게 한다.
3 받침 부분을 둥글게 빚는다.
4 단면에 삼각형 모양이 되도록 다듬는다.
5 접시와 받침이 잘 연결되도록 칼집을 내고 흙물을 묻힌다.
6 접시와 받침을 연결한다.
7 도구를 이용하여 더욱 견고하게 붙인다.
8 어느 정도 건조되면 접시 끝 부분을 세워 모양을 만든다.
9 화장토를 바르고 건조한다.
10 800℃~850℃ 온도에서 5시간 굽고 유약을 바른다. 다시 1250℃에서 8~9시간 동안 고온 소성한 후 하루 이상 건조하면 완성된다.

** 취재협조 : 텐바이텐 아카데미(http://www.10x10.co.kr/academy/academy_main.asp)


김세나 객원기자


입력시간 : 2005-07-05 18:47


김세나 객원기자 senar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