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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음식기행] 에이미 탄 소설 <조이럭 클럽> 게
타우린 듬뿍, 원기회복에 그만
저지방 고단백으로 여름철 보양에 좋아, 껍데기 벗는 요즘이 맞 좋아




“난 엄마처럼 살기 싫어!”

사춘기 무렵의 모든 딸들이 한번쯤 해봤을 말이다. 특히 아시아처럼 변화가 빠른 사회에서 희생을 미덕으로 알던 어머니 세대와 자아실현을 목표로 생각하는 딸들간의 간극은 크다. 에이미 탄의 소설 ‘조이럭 클럽’은 동양인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세대간의 갈등과 화해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총 16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부잣집 민며느리로 들어갔던 린도 종과 바람둥이 남편 때문에 마음 고생을 겪은 잉잉 세인트 클레어, 첩으로 들어간 어머니를 그리는 안메이 슈, 그리고 전쟁통에 쌍둥이 딸과 이별해야 했던 쑤안 우. 이 네 사람이 ‘조이럭 클럽’의 1세대이다. 각자 가난과 핍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이들 네 사람은 마작 모임을 통해 향수를 달래고 대화할 상대를 찾는다. 이들 모두는 딸들이 자신과 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바라지만 세상일이 그리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린도의 딸 웨이벌리는 어려서부터 어린 나이에 체스 신동으로 불리며 엄마의 자랑거리가 되지만 그 부담감 때문에 반항적인 아이로 성장한다. 잉잉의 딸 레나는 모든 것을 남편과 반씩 부담하며 사는 자신의 결혼생활에 회의를 느낀다. 안메이의 딸 로즈는 미국인 남편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정작 그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리고 쑤안의 딸 준은 엄마의 큰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스스로를 원망하며 살아간다.

‘조이럭 클럽’은 중국계인 웨인 왕 감독이 만든 영화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조혼이나 이민 세대 간 갈등 같은 요소들이 서양인들에게는 그저 신기한 점이었겠지만 비슷한 경험을 가진 우리나라 여성들에게는 더욱 절절히 다가온다.

8명의 여자들과 푸짐한 요리
8명의 여자들이 엮어 가는 이야기에 당연히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준은 중국 방문을 앞두고 어머니와의 마지막 저녁식사의 기억을 더듬는다. 모든 면에서 완벽주의자였던 쑤안은 그 날 맛있는 게 요리로 찬사를 듣는다. 언제나 어머니의 바람을 따라가지 못했던 준에게 어머니는 갑자기 '못생긴 게‘ 이야기를 꺼낸다.

“모두 먹음직한걸 고르는데 넌 못생긴 걸 골랐지. 왜냐하면 네 마음이 착하기 때문이야. 난 널 알아.” 자신을 가장 모르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가장 잘 알고 있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남아 있었기에 준은 잃어버린 쌍둥이 언니들을 무사히 찾은 것이 아닐까.

주홍빛 게가 하나 가득 놓여 있는 식탁은 생각만 해도 푸짐한 느낌이다. 속이 꽉 들어찬 게를 깨서 속살을 파먹는 재미만으로 다른 반찬은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만만디’란 별명이 붙은 중국인들답게, 중국에서 격식을 갖춰 게를 먹으려면 최소한 7가지의 소도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젓가락, 방망이, 받침대, 집게, 작은 숟가락, 가위, 대나무칼 등이다. 또 다 먹은 후에는 먹은 흔적이 남지 않도록 게 껍질을 원상복구시켜 놓는 것이 예의라고.

중국의 의성 ‘화타’에 얽힌 고사에도 게가 등장한다. 어느 날, 여행 중이던 화타가 게 먹기 시합을 하던 청년들을 만나게 되었다. 차가운 성질의 게를 마구 먹어치우던 젊은이들은 이윽고 배탈이 나서 앓아 눕게 된다. 이에 화타는 성분이 따뜻한 차조기잎으로 응급처방을 했다고 한다. 오늘날 중국인들이 게를 먹고 난 뒤 따뜻한 생강차를 마시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즐겨 먹는 게는 탈피를 하는 요즘 가장 맛이 좋다. 게살 위에 생기는 연한 껍질로 인해 맛이 더 진해지기 때문이다. 좋은 게는 그대로 쪄먹는 것이 가장 좋은 조리법이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중화풍의 볶음밥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 게살 볶음밥 만들기

-재료(2인분): 게살 통조림 45g, 달걀 2개, 완두콩 2큰술, 다진 파 3큰술, 다진 생강 1큰술, 밥 400g, 식용유 1큰술, 소흥주 1과 1/2큰술, 소금 1 작은술, 후춧가루 조금. 육수 200ml, 녹말물(녹말가루 2 작은술, 물 4작은술), 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
1. 게살은 잘게 찢고 국물은 따로 모아둔다.
2. 완두콩은 살짝 데쳐 물기를 뺀다.
3. 중국 냄비에 식용유를 두른 뒤 파, 생강을 넣고 볶는다.
4. 게살과 소흥주 1큰술을 첨가하고 밥을 넣어 계속 볶아준다.
5. 달걀 1개와 노른자 1개를 풀어 넣고 주걱으로 섞는다.
6. 고슬고슬하게 볶아지면 완두콩, 소금, 후추로 양념한 뒤 그릇에 담는다.
7. 육수와 게 통조림에서 나온 물을 냄비에 붓고 소흥주를 뿌려 끓이다가 소금 후추로 간한다.
8. 녹말물로 7을 걸쭉하게 만든 뒤 달걀 흰자를 넣고 저어가며 풀어준다.
9. 참기름을 약간 뿌리고 밥에 8을 끼얹는다.



정세진 자유기고가 sejinjeong@yahoo.co.kr


입력시간 : 2005-07-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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