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꽃무늬로 '살짝'가린 자신만만 매혹의 몸매

[패션] 비키니 수영복, 대담한 노출의 섹시스타일 유행
화려한 꽃무늬로 '살짝'가린 자신만만 매혹의 몸매

비엔엑스

이제 야외 수영장이나 해변 등에서 손바닥만한 알록달록한 천 조각으로 겨우 중요 부위만을 가린 여성들의 ‘비키니’ 차림은 더 이상 충격적이지 않다. 비키니 해수욕장(구 변산 해수욕장)이 문을 열기도 했다.

그렇다. 올해도 비키니다. 남성들뿐만 아니라 여성들까지 힐끔힐끔 훔쳐보면 어떠랴. 한철을 위해 갈고 다듬은 몸매인데, 태양의 계절 노출은 무죄다.

브래지어와 팬티만으로 이루어진 여성용 수영복 비키니는 근대 여성해방운동의 산물일까. 고대 유적지에서 얼마든지 비키니와 비슷한 차림을 한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가 지배하면서부터 육체는 몇 겹의 옷 속으로 감춰졌다.

수영복도 거추장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남성은 긴 팔과 긴 바지 형태로, 여성은 치마까지 덧입어야 했다. 심지어 목에 칼라까지 달렸다. 소재가 두껍고 긴 수영복은 익사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1907년에는 팔과 다? 목을 드러내는 수영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호주출신 수영선수가 체포되기도 했다.

물놀이는 관절염이나 신경통 등의 질병을 치료하는 목적에서 행해지기도 했다. 정신과 의사들은 우울증 환자들에게 치료 목적으로 수영을 권한다. 질병치료의 목적에서 시작한 해수욕은 스포츠와 여가선용으로 대중화했다. 1930년에 들어서 수영복은 어깨 끈이 가늘어지고 등이 없는 디자인으로 발전했고, 곧 홀터넥의 상의와 반바지의 투피스 형태 비키니가 등장했다.

이때 비키니 스타일의 수영복이 선을 보여 여성의 배꼽이 노출되기도 했다. 여성 이브닝드레스에서 등이 노출됐는데, 수영복에서도 허리선까지 등을 노출하는 ‘홀터(halter)’ 네크라인이 처음 유행했다.

파격의 수영복 비키니 등장
운동복이라고는 하지만 속옷과도 같은 비키니는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작은 큰 충격이었다. 1946년 7월 1일, 원자폭탄이 태평양의 작은 섬 비키니에 투하되자 아름답던 바다는 순식간에 불바다가 됐다.

전 세계 매스컴은 연일 이를 보도했고, 투피스 수영복 발표를 준비하던 파리의 디자이너 루이 레아르는 며칠 전 핵실험 장면을 떠올려 수영복에 ‘비키니’라는 이름을 붙였다. 발표회에서는 아무도 모델이 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트립 댄서를 기용했다.

비키니의 탄생을 사진사들과 매스컴은 새로운 뉴스거리로 반겼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이 해괴한 수영복에 경악했다. 부도덕하다는 바티칸의 비난에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법적으로 비키니 착용을 금지시켰다.

비키니가 유행의 물결을 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영화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즐겨 입으면서부터 였다. 이후 비키니를 주제로 한 노래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젊은이들에게 사랑 받기에 이른다.

1964년에는 비키니에서 상의를 빼버리고 팬티만 입는 과격한 ‘토플리스’ 수영복이 등장했다. 이 수영복은 ‘모노키니(monokini)’로 불렸고 가슴노출이라는 충격에도 전 유럽을 걸쳐 크게 유행했다. 보수주의자들과 종교계가 퇴폐와 타락의 상징이라며 거센 비난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래지어를 불살라 버렸던 여성해방론자 들의 뜻을 막지는 못했다.

1970년대에는 탄성 좋은 라이크라소재로 비키니를 만들었고 더 작고 다양한 디자인의 비키니가 선보였다. 80년대에는 어깨 끈이 없는 형태의 ‘스트링리’스타일이 유행했다. 1980년대에는 브라질 아마존 지역 원주민들의 의상에서 본떠 엉덩이 부분을 노출시키는 ‘통(thong) 비키니’가 등장, 여성들은 어떻게 가릴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노출할 것이냐로 고민해야 했다.

2005년 대담한 섹시 비키니 트렌드
상상만으로도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비키니. 아슬아슬한 끈 비키니같이 대담한 스타일이 유행할 전망이다. 노출에 익숙해진 탓일까. 올 여름 비키니의 노출 수위는 더욱 과감해진다.

섹시하고 여성적인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비키니 수영복은 체형의 결점을 커버할 수 있어 많은 여성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비키니 수영복은 몸매 굴곡을 고스란히 내비치는 원피스 스타일보다 교묘하고 센스 있게 체형의 결점을 커버할 수 있을 뿐더러 섹시하고 여성적인 매력을 맘껏 발산할 수 있다.

올 비키니의 주제는 ‘복고’와 ‘섹시’다. 무늬는 복고적으로, 디자인은 섹시한 스타일이 많다. 무늬는 남태평양을 연상시키는 ‘트로피컬 꽃무늬’가 대세인데 트로피컬 꽃무늬는 올해 겉 옷에서도 최강의 유행 아이템이었다.

더 크고 화려해진 꽃무늬는 바닷가에 잘 어울리는 무늬다. 화려하면서 여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열대의 꽃과 식물, 트로피컬 프린트 비키니는 볼륨 없는 각진 몸매를 여성스럽게 꾸며준다. 이밖에 대표적인 복고풍 무늬인 도트무늬와 줄무늬도 강세다.

비키니 스타일은 가슴 선이 깊이 파이고 등이 노출되도록 끈을 뒤로 묶는 홀터넥 스타일이 가장 눈에 띈다. 노출도 노출이지만 홀터넥은 어깨가 좁아 보여 여성스럽다.

비키니 팬티의 옆 부분과 브래지어의 앞부분을 리본으로 묶는 디자인이나 꽃 자수 장식, 가슴 부분에 리본을 달아 깜찍한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가슴의 캡 부분이나 팬티에 프릴을 장식해 귀여움을 더한 디자인도 나와 있다.

상하의를 다른 무늬와 색으로 입는 것도 색다른 레이어드 룩을 원하는 여성들에 의해 선호되고 있다. 브래지어 양면이 다른 디자인이거나 원포인트 무늬가 시선을 잡는다. 캐릭터가 프린트된 브래지어에 도트무늬 팬티나 원색 팬티를 맞춰 입는 등 한 벌의 개념을 넘어서는 코디네이션을 보여주는 디자인이 특이하다.

비키니가 화려해진 만큼 장식 부속물도 다양해졌다. 가슴 부분에 금속 링을 달아 장식하거나, 팬티 선에 허리띠처럼 금속 줄을 달기도 했다. 보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컬러풀한 구슬 액세서리를 여러 겹으로 둘러도 좋다.

서핑, 스쿠버다이빙 등 해양 스포츠의 영감으로 로고와 캐릭터를 응용한 그래픽 무늬 비키니도 있다. 복근을 돋보이게 해주는 브래지어 탑은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섹시하고 건강한 여성을 연상시킨다. 색상은 노랑, 빨강, 파랑, 초록 등 역동적이고 파워풀한 색감이 두드러진다.

엉덩이 가려주는 핫미니스커트 유행
수영복 팬티 위에 걸치는 랩스커트의 경우 허벅지까지 가리는 길이가 긴 모양보다 엉덩이만 살짝 가리는 ‘핫미니’스커트가 유행이다. 또 겹쳐 입는 ‘레이어드 룩’으로 비키니에 스커트나 핫팬츠, 탱크탑, 민소매로 비치웨어나 거리패션으로 활용할 수 있는 4피스 수영복이 많이 등장했다.

비키니를 꽃무늬 프린트나 기하학적인 줄무늬 디자인의 화려한 스타일로 골랐다면 랩스커트나 탑 등은 민무늬의 단색 디자인이 좋다. 비키니에 앞으로 묶는 짧은 셔츠나 볼레로, 핫팬츠를 덧입으면 깜찍한 휴양지 패션을 즐길 수 있다. 짧은 원피스나 망사 소재 카디건을 걸쳐도 멋스럽다.

소재는 착용감과 신축성이 뛰어난 라이크라 소재가 신체 곡선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또 수영장 소독액인 염소에 강하며 특유의 약 냄새를 분해하는 기능을 가진 항염소성 원단을 사용해 수영복의 수명을 늘린 제품도 있다. 썬탠 오일이나 뜨거운 태양 아래서 변색되기 쉬운데 햇빛에 의한 황변을 막아주는 기능을 첨가한 비키니도 출시됐다.

화려하고 섹시한 비키니를 입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빈약한 가슴, 각진 어깨, 허리와 허벅지에 둘려진 살들이 붙든다. 하지만 ‘눈속임’으로 멋진 비치 패션을 코디할 방법이 있으니, 비키니를 고를 때는 ‘시각적 다이어트’를 고려한다.

비키니는 상·하의가 분리돼 원피스 수영복보다 몸매를 감추기에 훨씬 유리하다. 감추고 싶은 신체를 무조건 짙은 색의 옷가지로 가리지 말고 장식을 더하거나 다양한 디자인을 골라 입으면 된다. 몸매에 자신 없다고 노출이 대세인 장소에서 혼자 꽁꽁 싸매고 있으면 더 눈에 띄는 법이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7-21 18:32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