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추억과 낭만을 담은 통가죽 공예


투박한 가죽에 색을 입히고 한 땀 한 땀 바느질하여 완성하는 통가죽 공예는 사용할수록 주인의 손때가 묻어 멋스러운 광택을 발산한다. 특히 튼튼하고 쉽게 닳지 않는 재질의 특성상 오랜 시간 곁에 둘 수 있어 더욱 값진 소장품으로 남는다. 인스턴트와 일회용 제품이 난무한 요즘 남편의 명함지갑, 자녀들의 학용품, 나를 위한 다이어리 등 개성 넘치는 무늬와 색을 입힌 세상에 하나뿐인 통가죽 공예품으로 의미 있는 선물을 준비해보자.

생활과 예술에 두루 접목된 가죽

가구, 자동차, 의류, 액세서리 등 생활 전반에 접목되고 가죽은 언제부터 사용됐을까? 가죽의 역사는 오랜 옛날 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시 인류의 몸에 덮여 있던 털이 점차 사라지면서 기후 변화에 자신을 보호할 옷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사냥으로 얻은 동물들로부터 고기는 식용으로 쓰고 남은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은 것이 가죽 사용의 시초였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사슴가죽으로 된 침대에서 잠을 자면 뱀으로부터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믿었다. 바이킹족이나 로마인들은 가죽을 이용해 배를 만들었고, 그리스나 이집트에서는 곡물이나 포도주, 물 등을 담을 수 있는 생활용품을 만들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및 남부 도서지방, 극동아시아 등지에서는 가죽을 이용한 그림자 인형극까지도 만들어 냈다. 근세에 이르러 산업혁명으로 인한 과학의 진보와 함께 다양한 가죽이 개발되었고 고급화된 신사화, 숙녀화, 핸드백, 벨트, 장갑, 의복, 장신구 등에 가죽이 사용됐다.

윤기 있고 매끄러워야 좋은 가죽

이처럼 오래 전부터 생활, 예술, 공예 등에 두루 사용된 가죽은 사용할수록 광택이 살아나고 고급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에 수제품의 진수을 맛볼 수 있다. 가죽 공예 재료의 주된 종류로는 소가죽, 송아지가죽, 돼지가죽, 양가죽 등이 있으며 같은 종류, 같은 연령의 동물이라도 몸의 대소, 성질의 차이, 건강 상태 등에 따라서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영양 상태가 좋았던 동물에서 채취한 가죽은 윤기가 나며, 가죽에 흠이 없어도 표면이 단단하고 뻣뻣한 것은 좋지 않다. 때문에 공예용 가죽으로는 표면이 매끄럽고 차분한 광택이 있으며 되도록 흠이 없는 것을 선택한다.

어떻게 만드나?

텐바이텐 아카데미에서 가죽공예강좌를 진행하는 박주영 강사는 “가죽 공예는 작품에 따라 난이도가 결정되는데 작은 키케이스나 명함지갑 등은 초보자도 부담 없이 만들 수 있어요.”라며, “염색이나 바느질 등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수강생들이 완성된 작품을 보면 뿌듯해 하십니다.”라고 전한다.

만드는 과정은 용도와 디자인, 크기를 정하는 아이디어 스케치 단계로 시작된다. 두꺼운 종이에 원하는 사이즈대로 그림을 그리고 가죽을 잘라 낸다. 그리고 가죽에 물을 뿌린 후 망치나 무늬막대를 이용해 원하는 문양을 새기고 거즈에 염료를 묻혀 꼼꼼히 염색한다. 지갑이나 다이어리의 겉면과 안면 등 연결이 필요하거나 장식미를 더할 경우에는 붙일 부분을 연필로 표시하고 끝 부분에 본드를 바르고 붙인다. 전용 펀치와 우레탄 망치로 바느질 구멍을 내고 두 개의 실로 맞바느질 한 후 아이릿이나 단추를 달아 완성한다.

취미로 배울 경우 펀치, 디바이더, 무늬막대, 망치, 고무판, 조각도 등 공예에 필요한 도구를 구하기 힘들다면 가까운 가죽 공방에서 실시하는 단기반이나 하루에 작품 하나를 완성할 수 있는 텐바이텐 아카데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김세나 객원기자() 취재협조 및 사진제공 : 푸드박스(www.foodbox.net), 텐바이텐아카데미(http://www.10x10.co.kr/)

입력시간 : 2005-08-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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