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하게, 귀티나게…맨 인 블랙

[패션] 가을 남성복
섹시하게, 귀티나게…맨 인 블랙

올 가을은 ‘겉 멋 든 남자’들을 만나게 된다. 꽃무늬셔츠에 맛들인 그들이 이제는 여자들도 부러워 할 S라인을 자랑한다. 그래서 가을 남자들은 날씬하고 더 예뻐진다.

남성복의 경향은 장인정신이 담긴 고급스러운 클래식 룩, 영국 풍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번 가을 남성 신사복의 가장 중요한 감성코드로 떠오른 단어는 ‘섹시(Sexy)’다.

여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화려한 색감과 무늬를 자랑하는 ‘메트로 섹슈얼’이 한 단계 나아갔다. 슬림, 광택, 블랙으로 압축되는 남성 신사복의 올 가을 패션 키 포인트는 ‘섹시(Sexy)’ 코드다.

‘섹시(Sexy)’라고 해서 갑자기 남자들이 옷을 벗거나 여성복을 입는 것은 아니다.

어떤 순간에도 신사다움이라는 무게를 놓아서는 안 되는 것이 남성복 아닌가. 이 경향은 최근 남성들의 변화된 사고와 연결해 해석할 수 있다.

주 5일 근무제로 여가시간은 늘어났고, 그 만큼 자기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정신뿐 아니라 육체관리에도 지극정성의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잘 다듬은 몸매를 과시하기 위해 정장 슈트의 가슴은 볼록하게, 허리는 날씬하게 S자 곡선이 살아나는 옷을 선호하는 경향이다.



















관리에 소홀한 남성들은 ‘그런 척’이라도 하고 싶어 S곡선 슈트를 찾는다니, 정장 한 벌로 권상우 몸매를 뺨칠 정도다.

여기에 ‘날티’를 잠재우는 비싸 보이는(실제로도 비싸다) 소재와 장식을 더해 귀족적인 기품까지 추구하고 있다.

슬림 실루엣으로 날렵한 몸매 연출

남성복의 섹시 트렌드는 점점 더 몸에 붙는 정장스타일을 내놓고 있다. 단순히 옷이 몸에 달라붙지는 것이 아니다.

몸에 붙으면서도 가슴부위의 볼륨감이 살아 있는 스타일, 섹시해 보이는 가슴 근육을 강조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신사복이 제시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박스형으로 떨어지던 싱글 3버튼 보다는 가슴부분을 잡아주고 허리 선을 높여 전체적으로 다리가 길고 날씬해 보이는 ‘싱글 하이 2버튼’이 많다.

20대 취향의 캐릭터 정장 뿐 아니라, 30~40대 신사복 브랜드에서도 ‘하이 2버튼 슈트’를 새로 내 걸고 있다. LG패션의 마에스트로는 이번에 ‘하이 2버튼 수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바지도 일자라인으로 다리가 길고 날씬해 보이도록 만들었다. 바지 허리부분의 턱(주름)을 없앤 ‘노턱’ 스타일이 젊은 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코오롱패션 지오투는 엠투플라이(M2FLY)라인에 뉴 슬림 제품군을 새롭게 선보였다.

점점 더 날씬해지는 남성 체형에 맞춰 허리라인의 곡선을 살렸다.

남성복이 몸의 곡선을 잘 살려내면서도 편안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부자재 최소화와 비접착 기술의 발달, 새로운 실루엣 연구 개발에 투자하게 만들었다. 각 신사복 브랜드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기능들을 개발하고 업그레이드 시켜 나가고 있다.

제일모직 갤럭시에서는 춘하시즌에 선보여 인기를 끌었던 스타일-업(Style-up) 실루엣에 이어 새로운 뉴 룩 수트(New Look Suit)를 내놓았다.

기존 박스형의 딱딱한 외형에서 착용감을 개선한 새로운 슈트로, 어깨의 견봉점을 살리고 곡선형 어깨선, 즉 얇고 부드러운 패드로 바꿔 편안하고 부드러운 어깨라인으로 만들었다.



















활동이 많아 착용감을 좌우하는 암홀(Arm Hole)부위는 2㎝정도 올리는 등 세계적인 수제 방식 비접착 공법에서 느껴지는 최적의 착용감을 추구했다.

로가디스도 P-라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볼륨감과 곡선미를 살린 더 베스트 핏(The Best Fit)을 내 놓았다.

등 곡선의 S라寬解】옌括㎱?볼륨감을 살려내고 가슴주머니, 상의 옆선, 소매 선에 곡선을 만들어 날씬해 보이면서도 입체감을 살렸다.

상의뿐 아니라 바지도 무릎 선을 높이고 허벅지 둘레를 줄여 다리를 길어 보이게 했던 미각 팬츠의 기능을 강화, 허리둘레선을 인체에 맞게 곡선화 했다.

이 스타일 개발을 위해 로가디스는 일본의 유명 패션 컨설팅회사와 함께 수십 차례에 걸친 샘플 테스트를 거쳤다.

우아한 광택의 ‘실크’ 소재 인기!

날씬해진 남성복의 외관은 실크와 벨벳 등 빛나는 소潁?사용해서 고급품임을 눈으로 확인시켜 준다.

고급 울 세번수의 광택감과 더불어 실크는 여전히 인기소재다. 새롭게 떠오른 소재는 베네시안(Venetian, 씨실보다 날실을 촘촘하게 작업한 직물)소재. 부드러운 광택과 부피감이 일품이다.

소재에서 광택과 함께 강조되는 부분은 부드러움이다. 150수 이상의 극세사 제품이나 캐시미어 소재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제품이 증가했고, 스웨이드 가공 등 부드러운 느낌을 주기 위한 후 가공 처리 소재도 늘었다.

또 볼륨감을 주기 위해 기모 가공(원단에 빗질 등의 처리로 표면을 부풀리는 가공)을 한 슈트도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캐주얼 한 느낌의 코듀로이, 벨벳, 스웨이드 등의 소재가 인기 소재로 꼽히고 있다. 슈트나 재킷의 라펠 부분 뿐 아니라 타이 등 액세서리에서도 벨벳 소재의 사용이 늘었다.

컬러는 ‘블랙’

남성 슈트의 색도 블랙이 강세다. 베네시안이나 실크 혼방의 블랙 슈트를 화이트셔츠와 코디하는 블랙 코드(Black Code)는 가장 앞서가는 착장법이다.

패션 전반적으로 미니멀리즘이 부각됨에 따라 톤 다운된 깊고 풍부한 컬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젊은 층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블랙정장에는 분홍, 보라 계열의 강조 색이 더불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하는 색으로 손꼽히고 있다.

셔츠&타이

올 가을에는 다양한 변형 셔츠와 깔끔한 화이트 셔츠로 정통성과 고급스러움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한동안 주류를 이루었던 여러 가지 색이 섞인 줄무늬 셔츠는 감소하고 있으며, 단정한 느낌의 클래식 줄무늬와 화이트 셔츠들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올 가을을 클래식 무드로 적셔 줄 셔츠는 클라릭(셔츠 깃과 소매 단이 몸 판과 다른 소재나 색, 무늬의 셔츠)으로 된 줄무늬 셔츠, 단추나 깃 등이 변형된 셔츠, 그 자체만으로 고급스러운 화이트 셔츠 등이다.



















블랙 슈트가 유행하면서 이와 잘 어울리는 화이트 셔츠가 부상했다. 칼라부분에 컬러 스티치를 넣은 셔츠와 칼라부분에 크리스털 등의 보석단추를 단 럭셔리 셔츠가 올 가을 셔츠의 최대 이슈다.

기존 화이트 셔츠와는 달리 원단 자체에 문양이 들어가 있는 도비 직조의 화이트 자카드 원단 셔츠는 기본이고 앞 판에 주름을 잡은 핀턱 셔츠, 깃과 소매의 자수 스티치와 칼라 아쉬 버튼(깃 중간에 달려있는 단추)으로 장식한 셔츠, 깃이 큰 와일드 칼라 셔츠 등 장식이 강조된 화이트 셔츠들이 가을 남성들의 클래식한 고급스러움을 연출하는 비즈니스 룩으로 떠올랐다.

셔츠 디자인 역시 남성의 몸매를 살려주는 날렵한 디자인으로 변형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광택 소재의 정장이 인기를 끌면서 넥타이 또한 빛나야 한다. 광택 실크 소재에 은사 등의 광택 금속사를 첨가하기도 했다.

타이 무늬는 줄무늬 보다 플라워 프린트 또는 물방울, 체크무늬가 우아하다. 예년에 비해 올오버(원단 자체에 무늬가 있는 소재)와 솔리드(민무늬) 타이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체크무늬에서도 다양한 선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넥타이 폭은 젊은 멋쟁이, 댄디 스타일로 점차 좁아지는 추세다. 넥타이의 폭이 좁을수록 젊고 세련돼 보이며, 깔끔한 인상을 줄 수 있다.

타이 색은 밝은 회색과 선명한 분홍, 보라 계열 색이 많고 갈색 계열의 넥타이도 많이 선보이고 있다.

연출법

블랙 슈트의 경우 기존의 장례식 복장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는 세련된 분위기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어두운 회색 셔츠와 보라색 계열의 타이를 매치한다든가, 아울러 블랙 슈트와 화이트 셔츠에 블랙 타이를 매치하면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훌륭한 턱시도 대용 슈트로 꾸밀 수 있다.

보다 정통적인 것을 추구한다면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를 입어도 좋다.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는 상체가 다소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픽트 라펠(Peaked Lapel, 아래 깃의 각도가 위로 향한 것)이나 포인트 컬러의 타이를 통해 V-존으로 시선을 모으는 것이 좋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9-13 14:54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