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집에서 만드는 퓨전 코스 요리
가을 바람이 살랑거리던 어느 날 청담동에 위치한 '더 캔들'을 찾았다. 이곳에는 아름아름 입 소문을 듣고 찾아온 주부 서너 명이 모여 요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이렇게 요리학원이 아니더라도 요리와 테이블 세팅에 일가견이 있는 고수에게 비법을 전수 받는 곳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명문가 집안의 딸들에게 요리 비법을 전수하면서 유명해진 '방배동 선생' 최경숙씨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더 캔들'의 대표 홍정연씨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아티스트다. 그녀는 졸업 후 한 푸드 아트 연구소에서 요리와, 초콜릿, 테이블 세팅 등을 배웠고, 더불어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플라워 디자인 전문가 과정을 마친 후 재능과 감각을 인정받아 요리를 강습하기 시작했다.
주된 메뉴는 이태리, 프랑스, 일식, 중식 등 외국 음식. 발렌타인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시즌에는 초콜릿이나 로스트 비프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요리를 가르친다. 또한 파티요리 경험이 많은 홍씨는 수강자들에게 손님 초대나 아이들 생일파티 등 특별한 이벤트가 생길 때, 메뉴와 테이블 세팅, 플라워 디자인 등을 구상해주기도 한다. “오늘은 퓨전 코스 요리를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시금치와 베이컨을 올린 빵'으로 애피타이저를 만들어 보죠.” 홍씨의 설명이 시작되자 수강생들이 요리과정을 주시했다.
밀가루와 베이킹 파우더, 달걀, 올리브 오일, 파마산 치즈가루 등으로 오븐이 없어도 만들 수 있는 빵이 완성됐고 시금치와 베이컨이 빵 위에 올려졌다. 다음은 '버터소스를 곁들인 새우구이.' 새우는 다듬어 팬에 굽고, 화이트 소스를 만든 후 미리 만들어 놓은 으깬 감자와 새우를 차례로 접시 위에 올렸다. 소스를 뿌리자 근사한 새우 요리가 완성됐다. 이제 메인 요리인 '퓨전 소고기 안심 스튜' 차례다. 큼직하게 썬 안심과 중국 간장으로 맛을 낸 소스, 베이컨과 배추의 조합, 연근 장식이 근사한 퓨전 요리로 태어났다.
요리가 완성되고 시식을 하는 시간. 수강생 김경연(34세)씨는 “평소 맛보기 힘든 독특한 메뉴를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라며, “만든 후에는 이렇게 멋진 접시에 담아 시식을 하기 때문에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느낌이 들어요.”라고 말한다. 곁에 있던 이주희(32세)씨는 “이곳은 요리뿐만 아니라 또래 주부들이 모여 살림이나 아이들 교육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 달에 두 번씩 편한 모임에 참석하는 느낌이 들어요.”라고 전한다.
취재협조 : THE CANDLE (02-548-6959) 입력시간 : 2005-10-1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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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나 객원기자 senar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