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계절. 스산한 바람 앞에 당신은 스타일리스트가 된다

[패션] 2005 가을겨울 유행소재
만추의 계절. 스산한 바람 앞에 당신은 스타일리스트가 된다

아침저녁 쌀쌀한 기온이 돈다.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외출복에도 변화가 필요한 때다. 올 겨울은 니트, 벨벳, 코듀로이, 스웨이드, 모피 등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을 주는 소재가 인기다. 복고풍과 민속풍의 영향을 받은 유행소재로 따뜻한 겨울나기에 나서보자.

니트(knit)

쌀쌀할 때 유용한 소재는 역시 니트다. 특히 가을, 겨울이 되면 목까지 올라오는 터틀넥 니트, 카디건은 빠지지 않는 의상이다.














셔츠와 니트를 겹쳐 입고 그 위에 재킷을 입거나, 터틀넥 니트와 브이넥 니트로 이뤄진 ‘트윈 니트’ 위에 재킷을 입는 코디법은 부드러운 정장차림에 그만이다.

한 올 한 올 정성이 담긴 니트는 수공예 감성에 대한 열망으로 기본적인 내의류 외에 코트, 모자, 심지어 부츠 소재에까지 사용되고 있다.

니트 소재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늦가을까지 외투처럼 활용되고 있거나 루즈한 부츠형태로 선보인 것은 니트의 다양한 변신 가운데 하나다.

카디건의 길이를 늘려 놓은 것과 같은 형태의 디자인으로 변형된 무릎길이의 ‘롱니트’는 레이어드룩의 또 다른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롱니트는 고풍스러운 자수 장식과 커다란 단추 장식으로 복고적인 멋을 더한다. 코트를 대용하는 롱 니트를 입을 때는 앞을 열고 다니거나 벨트를 느슨하게 묶어주는 것이 좋은데 앞을 여미고 레깅스를 신으면 원피스로 변신도 가능하다.

롱니트의 하의는 미니스커트로 귀엽게 꾸밀 수도 있지만 부츠컷 청바지나 와이드 팬츠로 복고풍 멋을 낼 수도 있다. 접어 입는 롤업팬츠, 승마 바지 형태의 크롭트팬츠와 조화시키면 유행에 민감한 연출법이다.

남성복도 노타이 차림의 캐주얼웨어 영향으로 니트의 사용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셔츠위에 집업스웨터를 입거나 반대로 얇은 세번수 소재 터틀넥 니트를 입고 겉에 셔츠를 걸치면 세미정장 차림의 색다른 멋을 낼 수 있다.

니트는 자칫하면 실제 몸에 비해 더 뚱뚱해 보일 수 있으므로 소재나 무늬에 신경 쓴다. 올이 너무 굵은 니트, 간격이 넓은 가로 줄무늬나 큰 무늬가 들어간 디자인은 실제 체격에 비해 비대해 보일 수 있다.

벨벳(velvet)

벨벳이 올 가을겨울 유행소재로 떠올랐다. 깊이 있는 색감이 기품과 우아함을 품고 있는 점이 벨벳의 매력이다.

벨벳은 짧고 부드러운 솜털이 있는 소재로, 보온성이 우수해 가을겨울에 잘 어울리는 소재. 벨벳의 광택은 고급스런 느낌을 주며 빛에 따라 여러 가지 색으로 보이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벨벳은 파일(pile)직물의 일종으로 직물의 표면에 연한 섬유털이 치밀하게 심어진 직물. 비로드(veludo) 또는 우단(羽緞)이라고도 한다.

벨벳은 벨루티(Velluti)가의 발명에서 유래되었다. 특히 14세기에서 16세기에 걸쳐서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복식재료로 유럽 각국에 보급되었다.

이 직물은 특이한 광택, 촉감 및 외관 등으로 진귀하게 여겨졌는데, 종교예복과 왕이나 귀족들의 의상, 실내장식용으로 많이 쓰였다. 현재도 벨벳은 고급직물로 여성복의 소재와 실내장식 등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벨벳 제품은 역시 재킷이 주종을 이룬다. 기본 테일러드 재킷에서부터 허리와 어깨에 주름이 들어간 공주풍의 재킷도 나와 있다.

안감이 호피무늬나 컬러풀한 실크로 처리된 고급스러운 제품들도 눈에 띈다. 앞여밈을 단추 대신 리본 테이프로 처리해 로맨틱한 스타일도 인기다.

빅토리안풍의 레이스와 리본 장식 블라우스에 벨벳재킷을 걸치면 왕족의 기품을 낼 수 있고 단순한 터틀넥 니트와 입으면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캐주얼차림 연출이 가능하다.

귀여운 느낌을 연출하고 싶다면 청바지, 청치마에 코디해 보자. 스웨이드 부츠나 웨스턴부츠와 매치하면 보헤미안 룩과 어우러진 멋스러운 러시안 스타일을 완성해 준다. 이밖에 상하의 벨벳 트레이닝복도 고급스럽고 개성 있는 스포츠룩으로 인기다.

남성복에서도 귀족적인 멋과 젊은 느낌으로 벨벳소재의 재킷이 한몫을 하고 있다. 상하의를 다르게 입는 세퍼레이트 재킷(르옭頻?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젊은 층에서 벨벳재킷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벨벳 소재는 착용 및 보관이 타 소재에 비해 까다롭다. 마찰이 많은 팔꿈치, 무릎, 엉덩이 부분의 파일 조직이 누워 번질거리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입고 난후 부드러운 솔로 살살 문질러 파일 조직을 세워주고, 오염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관리한다.

코듀로이(corduroy)

코듀로이는 파일사를 넣어 짜낸 두껍고 부드러운 직물로 ‘코르덴’이라고도 불린다. 코듀로이는 외관이 골이 지게 짠 벨벳과 비슷한데 그 유래가 18세기 노동자들이 귀족들 옷차림을 따라 하기 위해 면을 벨벳처럼 만들어 입은 데서부터였다고 한다.

코듀로이는 색이 다양하고 골의 무늬도 크고 작은 것 등 여러 가지다. 실용적이며 착용감이 편안한 코듀로이는 캐주얼아이템이지만 예전보다 다양화하고 고급화한 것이 특징이다.

과거 코듀로이 제품은 면 100%가 주류를 이뤘지만 이번 시즌에는 울이나 울과 나일론 혼방, 캐시미어 혼방을 통해 코듀로이 자체의 캐주얼한 느낌을 살리면서도 고급스러운 제품이 많이 나왔다. 코듀로이 소재는 팔꿈치에 가죽을 덧댄 기본형 재킷이 많지만 바지, 스커트, 점퍼, 구두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여성복에서는 특히 미니스커트 소재로 코듀로이가 각광받고 있다. 캐주얼하면서도 특유의 표면감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여성미를 표현할 수 있어서다.

신사복에서도 아래 위 한 벌 정장 수트 외에 상하의를 다르게 입어 색다른 멋을 추구하고 있는데 모직, 벨벳 재킷 아래 코듀로이 바지를 함께 매치하면 부담 없는 세미정장 코디가 돼 폭넓은 연령층에서 사랑받고 있다.

스웨이드(Suede)

주로 송아지, 염소 새끼의 가죽을 이용해 벨벳 같은 표면이 되게 처리한 것을 말한다. 벨벳가공법이 스웨덴에서 시작됐다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가죽의 차가운 느낌대신 부드러운 감촉으로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지닌다.
















가죽의 뒷면 털을 일으켜 마무리해 짧은 솜털이 치밀하게 올라와 표면이 매끄럽고 광택이 난다. 천연 스웨이드는 매우 부드럽고 보온성이 뛰어나지만 일정한 모양이 안 나오고 가격이 비싸 최근에는 인조 스웨이드의 사용이 많다.

인조 스웨이드는 표면에 극세섬유가 기모처럼 분포되어 표면이나 내부구조가 천연 스웨이드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하다. 그리고 통기성과 투습성이 좋고 가벼우며 냄새가 없고 색상이 다양하며 세탁이 용이하다.

웨스턴부츠의 인기로 스웨이드소재는 스커트와 조끼, 벨트, 가방 등에 활용되면서 서부시대 카우걸 연출을 돕는다. 또 특유의 부드러움은 주름지게 신는 부츠소재와 구두소재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스웨이드는 가죽의 캐주얼한 멋을 즐길 수 있는 소재지만 쉽게 때가 타고 색이 변하는 등 손질이 쉽지 않다.

스웨이드 소재의 재킷이나 부츠 등은 표면의 기모 때문에 먼지가 쉽게 밀착된다. 평소에 부드러운 브러시로 결을 살리거나 진공청소기로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은 되도록 피하고 젖었을 경우 통풍이 되는 곳에 말려 부드러운 브러시로 털거나 스펀지로 가볍게 찍어 누르듯 오염을 제거한다.

이밖에 몇 년간 계속되어온 럭셔리 패션의 귀재, 모피의 유행도 계속된다. 아직까지 모피재킷, 코트를 입기에는 부담되기 때문에 모피 트리밍이나 모피 소품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모피사랑을 이어가자.

짤막한 볼레로의 가장자리를 모피로 장식하거나 모피 조각이 덧대어진 가방, 구두, 머플러 등이 따뜻한 겨울을 기대하게 만드는 패션 소품이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 2005-10-25 14:24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