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의 가장 중요한 수단인 목소리. 젊은 시절엔 맑고 깨끗한 음성을 갖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거친 목소리로 변한다. 목소리도 늙는 것이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여기고 방치했으나 최근엔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거친 목소리가 대화를 방해하고 그로 인한 불편함이 예전보다 크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목소리는 목에 있는 두 개의 성대가 접촉, 진동해 만들어진다. 음식물을 삼킬 때는 성대가 닫혀 음식물이 폐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이 성대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근육이 위축되고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생길 때 목소리 노화 현상이 나타난다.

성대진동을 원활하게 해 주는 윤활유 분비도 줄어 목소리가 점점 거칠어지게 된다.

이는 일반적인 근육이나 피부의 노화와 같은 현상으로 주로 50~60세 이후 몸의 전반적인 노화현상과 함께 나타난다. 심각한 경우 ‘목소리를 약간 거칠게 만드는’정도가 아닌, 대화나 식사 등 일상생활 자체를 어렵게 만들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서서히 쉬는 목소리에 비해 갑자기 심하게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 후두암을 비롯해 갑상선암, 폐암, 뇌나 심장이상 등 각종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

성대를 조절하는 후두신경은 뇌에서 뻗어 나와 폐나 심장, 갑상선 등 중요한 부분을 주행하는데, 이 주행경로에 있는 장기나 기관에 암 등 이상이 생기면 쉰 목소리가 유발될 수 있다. 수술 후나 사고 후에 이 부분의 후두신경이 손상을 입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성대마비라 하는데, 후두신경의 손상으로 한쪽 혹은 양쪽의 성대가 움직이지 않아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워진다. 목소리의 노화와 마찬가지로 사레가 자주 걸린다. 심한 경우 목소리를 거의 알아들을 수 없게 되며 호스를 이용해 코로 음식을 섭취해야 할 정도.

일단 성대마비 진단을 받았다면 치료는 서두르는 것이 좋다. 빨리 치료를 받을 경우 한번의 시술로 만족할 만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장기간 방치하면 수차례의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움직이지 않는 성대 근육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근육이 사용되지 않아 위축되기 때문. 깁스를 했던 다리가 정상적인 다리보다 가늘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성대마비와 성대노화는 과거엔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는 난치성 성대질환이었지만 이젠 간단하게 주사를 이용, 성대 모양을 교정해 줌으로써 목소리 회복이 가능하다.

‘경피적 성대성형술’이라는 이 치료법은 노화로 위축되거나 마비로 움직이지 않는 성대에 주사로 생체 적합물질을 주입, 볼륨을 살려 성대의 접촉과 진동을 돕는 시술이다. 대부분 1회 시술로 영구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여러 차례의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이 성대성형 방법은 시술 시간이 30분 내외로 짧고 시술 직후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는 등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없다. 전신마취나 입원, 절개 등 수술에 대한 부담이 없어 노인들에게 시술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최근 음성의학의 발달로 목소리 관련 시술과 치료가 간단해지고 치료 효과도 좋아졌지만 어떤 질환이든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몸의 건강을 관리하듯 목소리 건강도 관리하여 목소리의 노화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평소 하루에 물 2리터 이상을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목소리 건강법이다. 목과 성대에 해로운 담배, 술, 카페인음료, 기름진 음식 등 목소리 건강을 해치는 음식은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 www.yesonv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