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몸이 무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 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5년도에 18.8%에 불과하던 남성 비만 인구가 10년 만에 36%로 두 배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병원을 찾는 남성은 여성에 비해 월등히 낮아 비만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들은 몸짱, 웰빙 열풍에다 살찐 몸매에 대한 외부의 눈총을 의식해서 비만 예방과 치료에 적극 나서지만 남성들은 뱃살이 두툼해도 인격의 상징인 양 자신을 합리화할 뿐 아니라 사회적 시각도 관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한다.

그러나 비만은 남녀를 불문하고 의욕상실, 대인기피, 성인병, 돌연사 등의 원인이 되는 엄연한 질환. 반드시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해야 한다.

남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비만 유형은 주로 복부비만이다.

뱃살을 빼겠다고 열심히 운동한 후 시원하게 마시는 맥주 한 잔, 회식 자리에서 든든이 챙겨 먹는 안주 등의 지방은 대부분 복부로 향한다. 복부비만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심장병 발생률이 9배 더 높고, 뇌졸중 발생 확률도 2.3배나 높다.

복부비만 치료의 기본은 생활습관을 뜯어 고치는 것이다.

금주, 금연은 필수이고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되 섭취 열량은 1,800kcal(여성은 1,500kcal)로 제한해야 한다. 또 관절에 무리가 없는 수영이나 자전거 페달 밟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씩 일주일에 5회 이상 3개월이 넘도록 꾸준하게 하는 것이 좋다.

뱃살을 빼겠다고 과다하게 윗몸 일으키기를 하는 남성이 많지만 복근운동은 근육을 달련 시킬 뿐 내장에 있는 지방은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만관리에는 큰 효과가 없다.

꾸준한 식사조절과 운동에도 불구하고 살빼는데 효과가 없다면 지방분해 주사를 맞는 등 비만 치료에 나설 필요가 있다. 지방분해 주사는 말 그대로 지방을 분해하는 약물을 복부에 직접 주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 주사는 특정 부위의 지방을 부분적으로 관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남성의 복부비만뿐 아니라 허리, 허벅지 등 부분 비만으로 고민하는 여성에게도 효과적이다.

또 무차별적인 체중 감량이 아니기 때문에 몸의 전체 균형을 깨지 않으면서 지방이 쌓인 부분만 선택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장점이다. 이 외에도 저주파 지방분해술을 병행하면 지방분해를 도울 뿐 아니라 체중감량 후에도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여느 질환이 그렇듯 비만도 예방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비만 예방을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가장 중요하다. 식사는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먹되 가능한 한 혼자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혼자 식사하면 빨리 먹을 뿐만 아니라 자기 절제가 안되기 때문이다. 포만감이 느껴지면 과감하게 음식을 거부하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회식자리가 불가피하다면 초기에 오이나 물 등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어둬 포만감을 갖는 것도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 움직임이 적은 직장인의 경우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출퇴근하는 것도 시도해봄 직하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개인이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비만의 원인이 되는 잘못된 생활 습관, 식습관 등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교정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은 거의 힘들다. 따라서 비만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과 진단을 통해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는 실행계획을 세우는 것이 비만 예방과 치료의 첫걸음이다.


김하진 365mc 비만클리닉 원장 hagin2001@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