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고려한 골프웨어 유행, 비즈니스웨어로도 손색없어가벼운 착용감의 초경량 메탈릭 소재로 세련된 느낌이 포인트

살랑살랑 부는 가을바람에 실려 골프의 계절이 돌아왔다.

초록 필드 위에서 시원한 샷을 날리는 맛도 좋지만 구속을 벗어난 자유로운 골프웨어를 갖춰 입고 멋쟁이로 불리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다. 게다가 최근의 스포츠웨어는 ‘테니스 요정’ 마리아 사라포바가 검은색 비즈 장식의 검은 드레스를 입고 코트에 나선 것처럼 골프웨어도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개성 있는 연출이 가능하다.

올 가을 패션 트렌드인 ‘블랙 미니멀리즘’은 필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쉬크한 검은색과 함께 르네상스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문양과 문장을 모티브로 응용한 골프웨어는 클래식한 스포티함을 표현한다.

색상은 그레이, 블랙의 모노톤의 어두운 색이 다양한 색조로 제안된다. 그레이와 함께 전통적인 느낌의 브라운, 와인, 머스타드 색이 다양하게 배합되기도 한다.

골프웨어 또한 스포츠웨어이기 때문에 기능성 소재에 대한 관심을 빼놓을 수 없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초경량 소재와 광택이 흐르는 메탈릭 소재.

초경량 소재 점퍼는 고밀도 극세사를 사용해 입지 않은 듯한 가벼운 착용감이 일품. 금속 느낌이 나는 실을 혼방해 은은한 광택감을 주는 메탈릭 소재 골프웨어는 구김이 생겨도 세련된 느낌을 잃지 않는다. 특히 골드색의 유행으로 골드 메탈사를 포인트 장식으로 사용한 제품이 눈에 띈다.

평상복으로도 손색없는 패션성

골프웨어와 캐주얼웨어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평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패션성이 가미된 트렌디한 제품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닥스 골프의 이종미 디자인실장은 “이번 시즌 트렌드인 브리티시 풍이 골프웨어에도 부각되어 아가일(마름모나 다이아몬드 문양의 체크무늬)이나 헤링본, 전통 체크 패턴이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티셔츠와 베스트, 큐롯팬츠, 모자 등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동일한 컨셉으로 쫙 빼입는 풀세트 착장 개념의 골프 웨어보다는 소품으로 멋스러운 옷차림이 가능하게 한 아이템이 많다. 그래서 골프웨어지만 모던하고 감각적으로 보여지는 의상이 많다.

벨벳, 트위드 등 최신 유행 소재 활용

스포티한 기능성 소재 외에 벨벳, 트위드, 메탈이 사용된 최신 유행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했다. 유행에 맞춰 자연스러운 주름 효과를 보여주는 메탈릭한 소재와 코튼이 믹스된 소재, 광택감이 들어간 소재 등 보다 편안하면서도 개성 있는 외관을 꾸며준다. 이밖에 스트레치성(신축성)이 있는 진소재의 사용이 증가한 것도 특징.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옮겨 갈 즈음에는 보온성이 좋으면서 무게가 가벼운 패딩 소재나 캐시미어 혼방 소재를 사용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후드, 앞단, 등판 소매 끝 등에 모피장식이 덧대어진 아이템이 남녀 모두에서 다양하게 전개되기도 한다. 가죽, 스웨이드, 니트 등의 다양한 소재를 덧댄 패치 스타일도 눈여겨보자.

블랙톤의 미니멀리즘한 세련미

블랙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올 가을 그린 위에선 알록달록한 골프웨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될 터. 색상만은 ‘리얼 블랙’ 외에도 ‘페이크 블랙(블랙처럼 보이는 어두운 컬러)’이나 그레이 등 모노크롬 컬러가 등장해 미니멀리즘의 절제된 세련미를 찾아야 한다.

장례식장 같은 필드가 될 것 같다고? 어두운 색과 함께 바탕은 모노톤이라도 생동감이 느껴지는 색이 포인트로 사용되니 걱정 마시라. 블랙은 화이트와, 그레이는 애플그린, 레드, 라이트 핑크를 포인트 컬러로 사용하면 스포츠웨어의 활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특히, 핑크-레드-바이올렛으로 이어지는 레드 계열과 그린-그리니시 블루-블루-네이비로 이어지는 블루 계열 등이 포인트 색상으로 선택된다. 이와 함께 다양한 프린트를 사용해 산뜻하고 다채로운 느낌을 강조하거나 클래식한 분위기를 살린 영국 풍의 체크 패턴을 활용한 제품도 나와 있다.

스포티즘한 느낌은 줄무늬 패턴에서 느낄 수 있다. ‘버티컬(세로) 스트라이프’와 ‘볼드(굵은) 스트라이프’ 외에도 면을 분할한 느낌을 주는 줄무늬 등을 선보인다. 여성용 아이템에서는 꽃무늬, 페이즐리, 도트 무늬이 활용되기도 하고 브랜드 로고를 활용한 제품도 브랜드 애용자들에게 어필할 듯하다.

6- 은근한 광택이 고급스럽고 세련된 메탈릭 소재 집업스웨터 차림. 엘로드
7- 르네상스 시대의 영감을 받은 정교한 페이즐리 모티브를 셔츠무늬로 활용했다. 엘로드
8- '레트로 클래식'을 테마로 한 고급스러운 골프웨어. 엘로드
9- 퀄팅기법을 응용한 재킷은 보온성을 고려했고 야구모자 스타일의 캡 모자는 젊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준다. 보그너

스타일 고려한 소재·디자인 선택

아무리 유행을 좇는다고 해도 골프웨어의 활동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소매나 옆구리 부분에 배색 라인을 넣어 스포티한 느낌을 살린 집업 티셔츠의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대표적. 또 의상과 같은 계열의 색을 사용한 니트 소재 모자 등 다양한 액세서리도 눈에 띈다.

캐주얼 아이템인 진의 부상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재킷, 셔츠, 브이넥 스웨터나 카디건과 함께 입는 스타일링이 제안된다. 하프 코트나 사파리 풍의 길이가 긴 점퍼가 골프웨어로 새롭게 등장한 것도 특색. 이는 보온성보다 스타일링을 고려한 골프웨어 유행을 대변한다. 평소 멋쟁이 소리를 듣는 필드 위의 신사숙녀라면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 더불어 비즈니스웨어로도 손색없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