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버지는 2000년께 S보험사에 근무하는 절친한 친구의 부탁으로 사망보험금 5억원, 보험수익자는 법정상속인으로 하는 생명보험에 가입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업을 하던 아버지는 불황과 수출채산성 악화로 10억원의 빚을 지게 됐고, 이로 인해 건강을 해쳐 올해 1월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를 치른 후, 어머니와 저는 아버지의 빚이 많아 법원에 상속포기 신청을 하였고, 며칠 후 S보험사에 보험금지급청구를 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아 작은 집을 한 채 샀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의 채권자들이 그 집에 대해 가압류를 하고, 집에 몰려와 사망보험금을 받았으니 상속포기는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아버지의 빚을 갚으라고 요구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아버지(피상속인)가 사망할 경우 어머니와 아들(상속인)들은 원칙적으로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게 됩니다. 여기서 상속재산이란 피상속인의 적극재산뿐만 아니라 채무와 같은 소극재산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상속재산보다 피상속인의 빚이 더 많은 경우에 상속인들은 그 빚까지 모두 갚아야 합니다.

다만, 우리 민법은 상속인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한정승인을 하게 되면 상속재산의 범위내에서만 피상속인의 빚을 갚으면 되고, 만약 빚을 갚고도 남는 재산이 있으면 상속인들이 상속을 하게 됩니다.

반면 상속포기는 피상속인의 권리와 의무를 전부 포기한다는 것이므로, 만약 빚을 갚고도 남는 재산이 있다 하여도 상속을 포기한 상속인들은 남은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게 된다는 점에서 한정승인과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였어도,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하거나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 등을 한 경우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 피상속인의 권리와 의무를 모두 승계하게 됩니다. 즉, 피상속인의 빚을 모두 갚아야 됩니다.

질문자의 경우 어머니와 아들이 받은 보험금이 상속재산에 포함되는지(즉, 아버지의 재산인지)여부와 보험금지급청구를 한 행위가 상속포기를 무효로 만드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될 것인데, 이에 대해 대법원은 “보험금 청구권은 보험계약의 효력으로서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서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즉, 질문자와 어머니가 받은 보험금은 아버지의 재산이 아니라 처음부터 두 분의 재산입니다. 따라서 질문자가 보험금을 지급받았다고 하여 상속포기가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닐 뿐더러, 아버지의 채권자들은 보험금에 대해 어떠한 권리도 행사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질문자와 어머니는 아버지의 빚을 갚을 필요가 없고 가압류 이의신청을 하여 가압류를 취소하면 될 것입니다.

자료제공: 로마켓(www.lawmarket.co.kr)/ 법률세무상담은 한국인터넷변호사협의회 060-800-1945(유료)


신종한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