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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의학] '양명형' 체질은 저녁에 小食해야


질병이란 상당 부분 생활에서 비롯되며, 또 생활로써 치료가 가능하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식궐증(食厥症)이 있다. 식(食)이라는 글자에서 말해주듯 음식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인데, <회춘>이란 의서를 보면 식궐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갑자기 어지러워지면서 이를 악물고 말을 하지 못하며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등의 증상은 대개 지나치게 먹은 데서부터 이상한 병증을 일으킨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 본다면 정말이지 엄청난 병이다. 멀쩡하던 사람이 마치 간질 발작을 일으키듯 갑자기 쓰러져서는 그대로 혼수 상태에 빠져버리니 말이다. 검사상으로도 아무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 증상은 음식만 잘 조절하면 예방도 할 수 있고, 치료도 가능하다. 왜냐하면 그릇된 식습관에서 온 병이기 때문에 올바른 식습관으로 예방하거나 치료되는 것이다. 우선 음식의 양을 줄여 소식을 해야 하며, 특히 세 끼 중에서 저녁식사를 적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식궐증으로 고생하기 쉬운 체질로는 ‘양명형’이라 해서 배가 두둑하게 나오고 가슴이 풍만하면서 눈두덩이 약간 부어오른 것처럼 나와 있는 사람을 들 수 있다.

양명 체질들은 전체적으로 살이 찐 편에 속하며, 대체로 식욕이 아주 좋다. 뭐든 맛있게 먹고 조금만 허기가 져도 잘 참지를 못한다. 한 끼만 굶어도 속이 쓰려오고 금방이라도 쓰러질듯이 맥을 못 춘다. 저녁을 좀 적게 먹었다 싶으면 한밤중에 일어나 라면이라도 끊여 먹어야 잠이 온다.

바로 이런 사람을 보고 뱃속에 거지가 들었다고 한다. 양명형들은 이 뱃속의 거지인 식충(食蟲)을 잘 다스려야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식충이라 하면 실재하지 않는 우스갯소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한의학에서는 실제로 존재한다고 본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다고 하는 사람은 자신이 원해서라기보다는 식충의 작용으로 식욕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양명형은 위장병에 자주 걸리고, 식궐증으로 고생하기도 쉽다.

저녁식사를 적게 하는 것은 양명형만이 아니라 누구나 건강은 위해 꼭 지켜야 하는 식사 원칙이다. 아마 현대인들의 식습관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아침, 점심, 저녁 가운데 유난히 저녁식사의 비중이 크다는 점일 것이다. 아침식사는 바쁘다는 이유로 거르기 일쑤고 점심식사는 근처 식당에서 대충대충 때운다. 저녁이 되어서야 겨우 제대로 된 밥상 앞에 앉게 되니, 주부는 주부대로 저녁 밥상을 되도록 풍성하게 차리고 식구들은 식구들대로 배불리 먹게 된다. 그리고는 그대로 꼼짝않고 드러누워 쉬거나 곧장 잠자리에 들곤 한다.

또 직장인의 경우는 회식이다 술자리다 해서 저녁에 과식할 기회가 많다. 밤근무를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밤마다 야식을 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사실 저녁식사를 많이 하거나 야식을 하는 것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이것이 건강에 얼마나 나쁜지를 별로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인체는 해가 지고 나면 위기(胃氣)가 닫히게 된다. 쉽게 말해 소화 기능을 담당하는 위장이 문을 걸어 잠그고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는 소리다. 그러니까 이때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굳게 닫힌 문을 억지로 열어 젖히고 안으로 들어가서 한창 잠자려고 하는 사람을 흔들어 깨우는 꼴이 된다. 당연히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고, 결국엔 몸이 상하고 마는 것이다.

우선 한의학에서 식적요통, 식적설사, 식적복통, 식적천식이라 해서 ‘식적(食積:섭취한 음식물이 잘 소화되지 않고 뭉치는 것)’자가 붙는 여러 가지 증상들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팔다리에 악성 피부병이 생기기도 하며, 얼굴에 여드름이 심하게 나기도 한다. 만약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데도 계속해서 저녁식사를 많이 하게 되면 좌골신경통이나 디스크, 심지어는 중풍이 오는 수도 있다. 별것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식습관 하나가 이렇듯 무서운 병까지 부르게 되는 것이다.

조성태 박사 본디올 아카데미한의원 원장



입력시간 : 2006/12/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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