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안 피부과, 증상·부위 따라 프락셀레이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율 높여

사회생활 2년 차 서민영 씨도 여드름으로 모진 가슴앓이를 했다. 여고시절 서 씨는 “여드름을 치료받게 해달라”고 부모님께 여러 번 졸랐지만 “여드름은 한때에 그칠 뿐, 대학생이 될 때쯤이면 싹 가실 것”이라며 핀잔만 듣기 일쑤였다. 부모님의 충고대로 여드름은 대학에 올라가자 말끔히 사라졌지만 끝내 서 씨의 얼굴에 보기 흉한 생채기를 남기고 말았다. 곳곳에 움푹 꺼진 것이 화장을 해도 가려지지 않았고, 사람들을 만날 때면 제대로 고개를 들지도 못할 정도로 극심한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여드름이라고 하면 예전에는 병으로 치지도 않았다. 사춘기 무렵 누구나 한번쯤 겪는 것으로 ‘청춘의 상징’이라며 되레 시샘과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여드름을 잘못 관리했다가 병원에서 ‘질병’이라는 진단을 받는가 하면, 얼굴 여기저기에 움푹 팬 흉터가 없어지지 않아 가슴을 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여드름은 피지의 왕성한 분비 때문에 생겨난다. 피지 분비가 많으면 모공 아래에 각질이 쌓여 피지가 잘 빠져나가지 못하고, 여기에 세균이 증식해서 여드름을 악화시키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의 여드름 유병률은 85%다.

사실 여드름 자국은 6개월 정도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피부 깊숙이 팬 여드름 흉터라면 치료가 녹록치 않다. 치료를 하더라도 오랜 기간이 걸리는 데다 피부 조직 깊숙이 침투한 심한 흉터는 감쪽같이 없애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프락셀레이저의 여드름 흉터 지료효과를 보여주는 시술 전(왼쪽) 후의 사진.
여드름 흉터 치료에 일가견이 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지미안피부과(www.jimianclinic.comㆍ02-543-2332) 김경호 원장은 치료가 까다로운 여드름 흉터 치료는 “다양한 장비로 복합 시술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특유의 지론을 편다. “유명 레스토랑에는 그만의 레시피가 있듯, 피부과들도 저마다의 방법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면서 “어느 한 가지에만 의존해서는 흉터 치료가 잘 안 될 것”이라고 그동안의 시술 경험을 들려준다. ‘레이저 장비 한 대로 여드름 흉터 치료 전문가가 되는 게 절대 아니다’는 얘기다.

김 원장에 따르면 여드름 흉터 치료는 흉터의 생김새와 손상 정도에 맞춰 세밀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여드름 흉터는 염증의 정도와 발생 부위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흉터는 우선 모양부터가 가지각색이다. 송곳 모양으로 좁고 깊은 상처, 넓은 부위가 움푹 꺼져들어간 것, 펀치로 뚫은 듯 각지게 패인 것 등 다양하다. 이런 특성에 맞춰 다양한 장비와 치료법을 사용하여 환자 별로 접근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여드름 흉터가 깊으면서 피부 조직이 두껍고 딱딱한 상태라면 먼저 흉터 부위 조직을 부드럽게 만든 뒤 레이저나 크로스 등 화학박피의 반복 시술을 통해 피부 재생을 유도한 다음 프락셀레이저로 마무리하는 식이다.

여드름 흉터가 작고 얕을 경우에는 박피가 효과적이다. 박피 치료에는 ‘크로스’라 불리는 도트필링과 레이저박피도 포함된다. 이 두 가지 방법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피부의 표피를 얇게 벗겨내어 흉터를 없앤다는 점에서는 같다. 도트필링은 ‘티시에이(TCA)’라는 화학약물로, 레이저박피는 어븀야그 레이저나 탄산가스 레이저를 이용하여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이들 치료법은 치료 효과는 좋지만 시술 7~10일 정도 후에 흉터자리에 딱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시술 후 관리

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인다.

넓게 함몰된 여드름 흉터에는 고주파와 적외선파장의 레이저를 이용하는 치료가 괜찮다. 대표적인 것이 스무스빔레이저. 이 방법은 여드름 흉터 부위에 1,450nm 장파장의 레이저를 쏴 피부 탄력섬유인 콜라겐의 합성을 증진시켜 상처 부위에 새 살이 차오르게 함으로써 치료가 되도록 하는 원리인데, “스무스빔레이저가 피지선(皮脂腺)을 파괴해주기 때문에 여드름 발생을 예방하는 이점이 있어 여드름 제거와 흉터 치료를 동시에 노리는 환자들에게 적합하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시술 시간은 얼굴 전체를 시술할 경우 약 30분 가량으로 짧은 편이다. 시술 당일에 세안이나 화장이 가능한다.

깊고 얕은 상태의 여드름 흉터들이 복잡하게 뒤얽힌 상태라면 가장 최근에 나온 ‘프락셀 레이저’가 효과적이라는 게 김 원장의 판단이다. 프락셀레이저는 여드름 흉터 부위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피부 재생이 용이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1㎜ 정도의 깊이로 뚫은 미세 구멍이 진피층 깊숙한 곳까지 도달하여 콜라겐 재생을 촉진함으로써 새 살이 돋게 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프락셀레이저는 특성상 숱한 종류의 여드름 흉터 치료에 두루 효과가 있다”면서 “치료 효과가 뛰어나 시술 요구가 부쩍 늘고 있는 최신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김 원장은 이어 “모든 여드름 흉터를 완치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없다”면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레이저 치료, 박피, 서브시전(진피절제술), 펀치시술, 멀티홀 시술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한다.

김경호 원장의 ‘여드름에 관한 진실 혹은 거짓’

1. 여드름은 왜 보험이 되지 않는가?

여드름은 유병률이 너무 높기에 보험으로 한다면 보험재정을 위협할 수 있다. 치과의 틀니가 보험이 되지 않는 이유와 같다.

2. 여드름은 완치가 가능한가?

그렇다. 여드름 치료제인 이소트레티노인만 복용해도 90%이상은 완치가 된다. 레이저 치료와 병행하면 대부분 완치된다. 다만, 복용기간이 긴 것이 단점이다.

3. 여드름흉터를 만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염증성으로 크게 났을 때 절대로 짜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화이트헤드는 짜도 되지만 염증성 여드름은 짜면 흉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4. 여드름흉터가 잘 생기는 사람은?

여드름이 어느 정도 심해서는 흉터까지 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군대에 입대하거나 외국 유학 등으로 치료의 기회를 상실한 경우에는 흉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5. IPL로는 여드름을 치료할 수 없는가?

400nm파장을 내는 IPL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여드름균을 죽이는 정도이므로 완치는 할 수 없고 상태의 호전을 기대할 수는 있다. 같은 원리로 블루램프를 이용하여 여드름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6. 결혼하면 여드름이 낫는다는데?

예전에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으로 그 정도 나이가 되면 여드름이 저절로 호전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인여드름도 많다. 특히 성인여드름은 흉터가 잘 생기는 부위에 날 뿐 아니라 재생력도 떨어져 흉터가 발생하기 쉽다.

7. 프락셀 레이저는 효과는 좋지만 아프다고 하던데?

약간의 통증은 있다. 하지만 정품 마취연고를 사용하면 통증이 심하지 않다. 실제로 걱정했던 많은 환자들이 시술을 받고 나서 안도하는 것을 많이 본다.




송강섭 차장 speci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