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섹스리스’에 대한 실태 내용 중 한 장면이다. 그중 놀라운 것은, 섹스리스가 폐경기 전후의 중년 부부들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이제는 30대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고, 우리 주변에서 성생활 불만과 고민을 토로하는 사람을 의외로 많이 목격한다는 사실이다.
또 설문조사에 의하면 성생활의 불만은 여성이 더 높고, 그로 인한 고통은 반대로 남성이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남성은 열등감을 더욱더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남성들은 잠자리에서 자신감을 잃게 되면 남성들은 삶의 전반에 걸쳐 깊은 열패감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심리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친구미디어 발간)라는 책을 읽어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30대 회사원의 경우처럼, 아내에게 잘해주고 싶은 강박감을 갖고 성관계를 가지려 하다 보면 오히려 더 잘 안 되는 것이 남성들의 성 생리구조이다. 여성들은 남성의 이런 심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게 된다.
여성은 남편의 ‘고개 숙인 성관계’를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증거로, 혹은 자신에게 매력을 못 느끼는 증거로 단순히 받아들이면 여성 스스로도 마음 속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그런 일이 반복될 경우 부부 간에는 마음의 벽이 높아지고, 오해가 쌓이고, 심지어 미워하게 되는 악순환이 증폭된다.
남성의 발기는 오히려 그와 같은 부담에서 해방되고 이완될 때 잘 되는 특징이 있다. 인간의 자율 신경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있다. 긴장하고 강한 의욕을 가질 때 항진되는 교감신경보다 부담을 털고 편안할 때 항진되는 부교감 신경이 발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여성은 ‘고개든 활기찬 남성’을 기대한다면 남편의 긴장을 이완시켜주어야 하며, 그 처방을 밖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우선 남편의 몸과 마음의 노고를 진심으로 어루만져주는 것이 중요하다. 남편의 어깨를 주물러주면서 “여보, 오늘 하루도 너무 고생했지요? 난 당신이 있어서 늘 고맙고, 좋아요”라고 다정하게 얘기해준다면 남편은 의외로 이런 아내의 태도에 온갖 피로를 잊고 생활의 활력을 되찾게 된다.
그렇게 지친 남편을 마음으로 위로한 후에는 남편의 성에너지를 재충천시켜줘야 한다. 필자가 권하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남편을 아이처럼 무릎에 눕히고 결혼 초 갓난애에게 젖을 먹이듯이 사랑스러운 마음을 담아 젖을 먹이는 일이다. 그러면서 자장가를 불러주고 그대로 잠들게 하면 좋다.
한의원을 찾아오는 많은 여성들에게 이 방법을 조언했는데 의외로 효과가 있더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다만 이때 주의할 점은 아내가 성관계를 염두에 두고 그런 애정표시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남편이 아내가 섹스하고 싶어 작전을 쓰는 걸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남편은 다시 부담과 긴장감을 느껴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남성들의 성 심리에는 이처럼 단순한 측면이 있다. CF광고처럼 결국,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다.
이재형 미트라한의원 원장 www.mitr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