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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스러운 이야기] 남편은 밤이 두려운 아내를 아는가


어느 날 약간 검은 피부에 눈망울이 까맣고, 얼굴이 곱상하게 생긴 여성이 한의원을 내원했다. 올해 40세로 나이보다 젊어 보였지만 만성 두통을 호소하였다. 매일 두통약을 달고 사는데도 근본 치료가 되지 않는다며 말로 표현 못할 고통을 호소했다. 일단 콩팥 경락의 문제로 보고 침과 한약 치료를 병행하였는데 큰 효과가 있었다.

“원장님, 두통으로 매일마다 고생했는데 요즘은 살 것 같아요. 근데 한의원을 소개해준 친구가 원장님은 부부 간의 성문제도 잘 치료하니 나도 한번 상담받아보라고 했어요.”

“그래요. 우선 환자분이 가슴 속에 담아둔 성적(性的) 고민을 말해보세요.”

“사실 저는 밤에 남편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 그렇게 고역일 수 없어요. 한 침대 위에서 잠자리를 함께 하는 것조차 싫었으니까요. 그래서 심지어 남편에게 돈을 줄 테니 다른 데 가서 회포를 풀고 오라고 말한 적도 있을 정도였어요. 제 여동생은 남편과 성관계를 하고 나면 시원하고 몸이 가벼워진다는 것을 느낀다며 다음날 아침엔 콧노래를 부르고 밥상도 잘 차려주고 싶다고 합니다. 근데 저는 정반대입니다.

오히려 성관계를 끝낸 후엔 다음날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몸이 무거워 일어나기조차 싫어져요. 그러다보니 남편에게는 미안하다며 대충 아침밥을 직접 챙겨 먹고 출근하라고 말할 때도 많아요. 글쎄요, 성관계 시간이 남들처럼 그렇게 길지도 않은 데도 말이죠. 대개 5분 정도며 모든 것이 끝나는데 왜 그리 피곤한지, 제가 생각해도 이상해요”

처음 들으면 ‘특이한 여성이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누가 봐도 애교가 많고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여성인데도 남편과 잠자리는 원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스갯말로 남자들은 40세를 넘기면, 아내가 샤워하는 소리를 들어도 깜짝깜짝 놀라고, 잠자리를 무서워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그 때문에 ‘의무방어전’을 해야 하는 그 날이 오면 숫제 일부러 “오늘 저녁엔 직장 회식이 있다”는 핑계를 대며 늦게 귀가해, 술 취한 척 이불 속으로 몰래 들어가 잔다고 한다.

그러나 임상에서 한의원에 온 여성 환자들을 조사해보면 2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10명 중 6명은 솔직히 성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말한다. 놀라운 이야기이다. 밤이 무서운 여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여성 신체의 기능 부조화 때문이다. 그것은 심한 변비, 자궁 기능 이상, 심리적 장애 등에 원인이 있다. 이 경우 한방치료를 받으면 호전되며 잠자리 장애는 쉽게 해결된다.

둘째, 부부가 몸의 소통을 잘 못 이룰 때이다. 실은 이것이 더 큰 문제이다. 여성이 성적 흥분을 시작하면, 먼저 하복강을 비롯 성기 부위 쪽으로 기혈이 집중된다. 계속적으로 감각이 고조되면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것 같은 극점에 다다르게 되는데, 그때 극즉반(極則反)의 원리로 폭발적인 환희를 느낀다.

동시에 기혈의 흐름은 방향을 바꿔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이 순간에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늑한 평화와 긴장 이완이 밀려오게 된다. 그러나 이런 절정에 이르기 전에 남성이 사정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갑작스럽게 흐름이 끊겨지고, 기혈은 하복강에 그대로 울체한 채로 머물러 있게 된다. 그러면 대체적으로 여성들은 아랫배가 묵직하고, 몸이 찌부등하고, 가끔 머리가 무겁고, 피곤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성생활이 반복되면 여성은 환희는커녕 되레 고역을 느껴 자연히 남편과의 잠자리를 기피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을 모르는 남편들은 자신이 아내에 비해서 정력이 너무 강해서 아내가 못따라오는 것이라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착각을 한다. 오히려 그 반대일수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하고 말이다.



입력시간 : 2007/03/1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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