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비만, 원인과 치료법

과거 다 같이 못살았던, 우리 부모님 시대에는 불룩한 배와 넉넉한 살집은 부와 건강의 상징인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요즘처럼 웰빙과 건강이 화두인 시대에는 복스럽다느니 사장님몸매라느니 하는 등의 찬사는 대개가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는 우스갯말이 되고 있다.

이는 비만을 외형적인 부조화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병으로 인식하고, 나아가 원활한 사회생활을 저해하는 요소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만은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등 성인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므로 비만은 최근 세계 각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TV나 여러 매체를 통해서 본 날씬한 ‘몸짱 미시’들의 활기찬 모습에 자극을 받아 주부들은 이제 ‘살과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살림의 여왕인 주부들의 비만 원인과 체질에 따른 치료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우선 주부 비만의 주된 원인은 단연코 과식과 운동 부족이다.

특히 과식이 문제이다. 주부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살고 있는데, 이를 폭식이나 과식으로 풀어버리려는 경향이 강하다. 어느 순간 거울에서 살찐 자신의 모습을 보고선 다시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두 번째는 잘못된 식습관이다.

끼니마다 남은 음식을 뱃속에 비우는 주부 특유의 알뜰함이 뱃살을 더욱 처지게 한다. 맞벌이 여성의 경우 직장에서 회식을 자주 갖다보니 비만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술은 자체의 칼로리가 높을 뿐만 아니라(양주 1잔 83kcal, 생맥주 1잔 190kcal ), 식욕을 항진시켜 음식 섭취량을 늘리고 건강을 해친다. 특히 술과 함께 먹는 안주 및 야식은 주부비만의 최대 적이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조반석죽(朝飯夕粥)이라 하여 아침에는 밥을 잘 챙겨먹고, 저녁에는 죽을 먹는 것을 올바른 식생활 법도로 여겨왔다. 같은 음식, 같은 양이라도 저녁에 먹으면 훨씬 더 많은 지방을 몸에 축적시킨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임신 전후 관리의 소홀이다.

첫아이의 출산을 계기로 체중이 급격히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여성 특유의 모성이 발동돼 뱃속의 태아를 위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는 생각이 영양 과잉공급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임신 중 체중의 증가는 6~10kg이 가장 적당하며 출산 후에 서서히 임신 전의 체중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산후에는 가장 먼저 몸의 어혈과 노폐물을 제거하고, 원기를 도와주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산후풍뿐만 아니라 산후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이렇게 주부비만의 원인이 다양하지만, 형상의학에서는 생긴 체질에 따라 살찌는 원인을 잘 파악해 이에 올바르게 대처할 것을 강조한다

첫 번째는 양명형(陽明形) 체질이다. 이 체질은 전체적으로 체격이 크고 눈두덩과 입술, 유방과 배가 두툼하게 나오는 외모를 가진다. 오장육부 중에서 위와 대장에 열이 많아 과음·과식해 살이 잘 찐다.

또한 열이 많아서 땀을 많이 흘리며 관절염에 잘 걸린다. 양명 체질을 지녔으면 비만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중풍 등을 조심해야 한다. 양명 체질은 조반석죽을 생활화하고 과음과 과식을 피하며 위와 대장의 열을 내리는 치료를 받아야 비만뿐만 아니라 여러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방광체(膀胱體) 체질이다. 이 체질은 양기가 부족하고 습담이 많으며, 몸이 뚱뚱하고 흰 편이고, 운동하기 싫어하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특히 별로 먹지도 않는데도 잘 붓고 살이 찐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방광체체질 소지자는 식사 후 꼭 가벼운 산책으로 기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양기를 도와주고 몸의 노폐물을 없애주는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비만 치료 때도 무턱대고 굶으면 어지러움과 무기력에 빠질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체중 5kg을 줄이면 생명을 5년 연장 시킬 수 있다고 한다. 조반석죽과 적절한 운동, 그리고 체질에 따른 올바른 비만 치료를 통해 살도 빼고 가족과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자. 그것이 진정한 웰빙 주부의 건강한 삶이 아닐까.

- 대한 형상의학회 정회원
- 대한 한방 비만학회 정회원
- 대한 약침학회 정회원


김형석 본디올 김형석한의원 원장 www.bondi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