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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이 본 지구촌] 뉴욕 지하철… 빈 옆자리에 가방 놔두면 벌금


뉴욕 지하철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100년이 넘은 긴 역사만큼 뉴욕의 상징물이지만, 첨단 도시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게 각종 영화에서 범죄의 배경으로 나올 정도로 시설이 낡았다. 지하철 역사의 플랫폼 천장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타일은 깨지고 얼룩진 상태로 방치돼 있으며, 철로에는 쓰레기가 쌓여 쥐들이 들락거린다.

최근 일부 노선에 신형전동차 도입이 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열차는 아직 노후한 상태로 운행 중이다. 소음도 심해서 객실 내에서 옆사람과 대화하려면 크게 소리를 질러야만 가능하다. 전동차의 흔들림도 심해 손잡이를 붙잡지 않고는 우리나라처럼 혼자 서있을 수도 없다. 용케 자리에 앉아 있더라도 열차가 급정거할 때면 엉덩이가 쭉 미끄러져 옆자리로 이동하기도 한다.

한국의 지하철은 열차 윗쪽의 전선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지만, 뉴욕 지하철은 바퀴쪽에 전력을 공급받는 또 하나의 레일이 있다. 그 때문에 가끔 열차 아래에서 불꽃이 번쩍번쩍 튀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선 철로에 떨어져도 감전 위험이 없지만, 뉴욕에서는 자칫 전력 공급 레일을 건드리면 감전사할 수도 있다.

요금 체계도 두 나라가 상이하다. 한국의 지하철 요금은 거리에 따라 차등적으로 매겨지는데, 뉴욕 지하철은 한 번 이용할 때마다 일괄적으로 2달러(편도 승차권)를 부과한다. 얌체 무임승차 시민이 많아서인지 대부분의 역 구내는 쇠창살로 외부와 차단되어 있다. 회전문으로 개찰구를 만들어 놓은 역사도 있다. 곳곳에 사복경찰들이 감시하고 있으니 무임승차는 꿈도 꾸지 않는 게 좋다.

뉴욕 지하철을 이용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한 사람이 한 개 이상의 좌석을 차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좌석이 많이 남았을 경우에도 그렇다. 비어 있는 옆좌석에 가방을 올려놓는다든지, 발을 올려 놓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을 문다. 두 번째로 주의할 점은 열차 주행 시 객차 간 통로를 이동해서는 안 된다.

한국 지하철처럼 객차 간에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통로를 바깥과 완벽하게 차단시킨 구조가 아니라서 흔들림이 심한 뉴욕지하철의 경우 통로를 지날 때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

이쯤되면 한국의 지하철이 뉴욕 지하철보다 낫지 않을까.



입력시간 : 2007/05/01 14:56




유도현 통신원 (미국 뉴욕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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