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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스러운 이야기] 性의 다양한 얼굴




여성이 성적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성기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여성 스스로 자신의 성기를 수치스러운 곳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임상에서도 자주 느낄 수 있다.

한의원에 하루는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젊은 여성이 내원했다. 대기실에 네 살짜리 딸을 놔두고 진료실에 들어와 만성질염 증상을 호소했다. 가끔 붓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녀는 또 “여러 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받았지만 도무지 나을 기미가 없어 우울하다”며 “창피해 남편과 잠자리를 함께 하기도 겁난다”고 덧붙였다.

진찰 결과 그녀는 심한 간기울결(肝氣鬱結)과 기울(氣鬱) 증상을 보였다. 다시 말해 강한 스트레스와 심리적 억압이 받고 있는 것. 병의 원인을 설명해주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치료를 부탁했다.

한약을 먹고 조금씩 호전 기미가 보이자 그녀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었다. 어린 시절 말 못할 깊은 정서적 상처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럴 수 있다며, 혹시 그런 적이 없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적이 놀라며 망설이더니 울음을 터트렸다. 털어놓은 이야기는 이랬다. 여고 시절 이웃집 아저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는데 그때 너무나 충격을 받아 스스로가 싫어지고, 세상의 손가락질이 무서웠다고 한다.

그래서 비누칠을 해가며 성기를 씻고 또 씻고 했다. 자신의 성기가 원망스러워서 한때 죽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 후 세월이 흘러 겉으로 보기엔 상처가 없어졌고, 직장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하여 아이를 하나 낳고 알콩달콩 살았다. 그런데 최근 남편과 크게 다툰 후 이 증상이 재발했고 도무지 낫지를 않는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무의식 속에 잠복된 그녀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최면요법 등을 사용했다.

그녀의 증세가 그때의 수치스런 기억과 연관이 되며, 그 일은 절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사고일 뿐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이해하도록 하자 그녀는 몸에서 무엇인가가 쑥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많은 눈물을 흘린 뒤의 후련함과 같다는 것. 실제로 상담 후 그녀의 증상은 급속히 호전되었고, 얼굴 표정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졌다는 소리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다.

이런 임상 사례는 미국 심신의학회 회장을 역임한 크리스티안 노스럽 박사도 그의 책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질, 외음부, 자궁경부에 문제가 있는 여성들은 일이나 성관계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이 이용당하거나, 끌려 다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용당하거나 강간당했다는 느낌은 만성적인 질염, 만성적인 음부통증, 재발성 성병성 사마귀, 헤르페스 포진, 자궁경부암으로 표출될 수 있다.

또한 여성들이 서로의 즐거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적 안정 또는 육체적 감정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서 , 혹은 다른 사람을 이용하기 위해서 섹스를 이용할 때에도 육체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치유를 위해서 여성의 내면의 지혜가 외음부를 통해서 관심을 끌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한의학에서 만성적 외음부 염증 원인을 단순히 세균과 박테리아 등으로 보지 않고 스트레스와 가장 관계가 깊은 간 기능의 울체와 심화(心火)에 두며, 간울(肝鬱)과 기울 (氣鬱)을 풀고 심화(心火)를 가라앉히는 치료법을 택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렇게 성은 황홀의 극치인 삼매의 경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에너지이기도 하지만, 상처를 받을 때는 존재를 뒤흔드는 흉기가 될 수 있다.



입력시간 : 2007/05/02 13:15




이재형 미트라한의원 원장 www.mitr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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