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아토피·20대 검버섯·초등생 여드름…계절·나이 안가리고 발명, 적절한 예방 치료로 피부노화 막아야

한의원에서 성인 아토피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피부 건강의 나이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소아 질환으로 알려진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성인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초등학생과 ‘저승꽃’으로 불리는 검버섯을 가진 20~30대 환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피부과학회 김광중 이사장은 “이제 피부질환이 특정 연령층에만 국한돼 나타난다는 고정관념은 버려야 한다”며 “피부는 살아 움직이는 기관으로 계절과 상황에 따라 변화하므로 피부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여 이에 맞는 치료법이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대를 넘어 피부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과 이를 예방하는 생활습관, 치료 방법 등을 대한피부과학회를 통해 알아본다.

◆ 여드름, 청춘의 심벌 아니다

사춘기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던 여드름은 이제 더 이상 청춘의 심벌이 아니다. 대한피부과학회가 전국의 피부과를 찾은 13만 4,077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전체 여드름 환자 중 12세 이하 초등학생이 4.9%를 차지했다.

1996년 2.4%였던 것이 2001년 2.6%, 2006년 7.5% 등으로 10년 사이 3배 이상 급증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여드름도 1996년 10.1%에서 2001년 12.3%, 2006년 13.0%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여드름의 원인은 남성호르몬에 의한 피지분비의 증가, 모낭의 이상각화, 여드름균의 증식, 염증 반응 등 크게 4가지인데, 국내 여드름 환자의 10명 중 7명 이상은 유전적인 영향을 받았다.

화장품이나 스트레스, 계절, 일광 노출, 과도한 발한, 음식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스테로이드 약제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오래 사용해도 여드름이 생길 수 있다.

여드름의 치료는 종류와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여드름 초기에는 손으로 짜면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급적 병원을 찾아 깨끗하게 소독된 여드름 압출기로 짜내는 것이 좋다. 대개는 바르는 연고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며, 비누로 세안해서 피부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여드름이 곪기 시작했다면 바르는 연고만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아 먹는 약을 같이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초기와 마찬가지로 염증성 여드름도 절대 손으로 짜서는 안 된다. 흉터뿐 아니라 세균 감염, 색소침착의 부작용까지 생길 수 있다.

여성보다는 주로 남성에게 많은 가장 심한 단계인 낭종성 여드름에 이르렀을 경우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으면 영구적이고 심각한 흉터를 남기므로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해 치료해야 한다.

◆ 자외선, 젊은 검버섯 환자 만든다

최근의 경제적 성장은 등산, 낚시, 스키 등의 스포츠나 레저 활동의 인구 증가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스포츠나 레저 등이 하나같이 햇빛의 과다 노출을 동반한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일부 사람들은 검게 그을린 피부를 건강의 상징으로 착각하여 과도하게 자외선에 노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장년기의 피부 광노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

대한피부과학회에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동안 전국 20개 대학병원의 환자 2만 명을 대상으로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질환 환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저승꽃’으로 불리는 검버섯을 갖고 있는 20~30대 젊은 환자가 1995년 390명에서 2005년 약 1.4배 증가했다.

자외선 노출량 및 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피부암 역시 1995년 27명에서 2005년 103명으로 20~30대 젊은 층에서 약 3.8배 늘었다.

이처럼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줄이려면, 태양 광선이 강렬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태양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자외선A와 B를 모두 차단하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2~3시간마다 덧바르고, 수영이나 땀을 흘린 뒤에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한 후 발라주는 것이 좋다. 특히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의 80% 정도는 18세 이전에 발생하므로 6개월 이상의 어린 아이들이 외출할 때는 더욱 꼼꼼히 발라줘야 한다.

◆ 성인 위협하는 소아 아토피 피부염

유아와 소아에 주로 발생하는 만성 재발성 피부염으로 태열 또는 유아 습진이라고도 하는 아토피 피부염이 최근에는 장년층에서 크게 늘고 있다.

전국의 13만 4,07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토피 피부염은 3~12세가 38.7%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그러나 30세 이상의 장년층도 전체의 13%나 됐다.

25세 이상의 성인까지 합하면 그 비율은 20.6%까지 올라간다. 아토피 피부염을 뒤늦게 앓는 성인환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성인 아토피 피부염은 5~6세경 또는 사춘기를 전후하여 좋아지는 유ㆍ소아기 아토피 피부염과는 달리 사춘기 이후에 생기는 것으로 증상이 심하고 난치성이며, 질환의 경과와 예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건조 피부염, 손발의 과각화증 및 습진, 금속 등에 대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세균, 바이러스, 진균에 의한 피부 감염이 자주 발생한다.

최근 아토피 피부염의 증가는 유전적 소인과 함께 산업화, 도시화, 의식주의 서양화, 공해,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요인인 것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아토피의 치료에는 아직까지는 국소 스테로이드제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흔히 환자나 보호자 등은 스테로이드 연고의 부작용에 대한 불안과 잘못된 지식으로 용법보다 적게 사용하거나 무조건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피부과 전문의에 의한 신중한 약제의 선택과 주기적인 관찰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 아토피 치료는 왜 한방 치료가 많을까?

아토피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방 치료를 받을까, 양방 치료를 받을까 한번쯤 고민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한방 치료가 대세다. 왜?

피부과들이 ‘돈 되는’ 미용에 치중해 아토피 등 피부질환 치료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5월 2일 대학피부과학회 기자 간담회에서는 “아토피 환자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정작 피부과에선 환자를 만나기 힘들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학회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이 빚어지는 것에 대해 “최근 무가지 신문들을 분석해본 결과 아토피 치료 광고의 80~90%는 한의원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에 반해 피부과 병원 광고의 대부분은 ‘피부 미용’이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토피 치료는 비교적 까다로운 치료인 데 반해 수익성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피부과에서 상대적으로 등한시됐다”며 “앞으로는 피부과에서 적극 나서 환자들이 올바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여드름 예방수칙

1. 유분이 많은 화장품의 사용을 피한다.

2. 화장을 겹겹이 하지 말고 가능한 옅게 한다.

3.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화장품을 세안제로 깨끗이 씻어낸다.

4. 면도 시 쉐이빙폼을 충분히 사용하고 곁을 따라 면도하는 것이 좋다.

5. 왁스, 젤, 헤어스프레이와 같은 헤어 제품이 얼굴에 묻지 않도록 하고 사용 후에는 깨끗이 씻어낸다.

6. 과음을 삼가한다.

▦ 아토피 예방수칙

1. 목욕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바른다.

2. 물기를 닦을 때는 부드러운 수건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절대 문지르지 않는다.

3. 급격한 온도 변화를 피하고 실내에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

4. 세척력이 강한 비누는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사용을 최소화한다.

5. 새로 산 옷은 입기 전에 빨아서 입고, 모직이나 화학섬유보다는 면으로 된 옷을 입는다.

6. 땀을 흘리거나 신체접촉이 많은 격렬한 운동을 피한다.

7. 알레르기가 있다면 카페트를 깔지 않는다.

8. 애완동물(금붕어 제외)은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다.

9. 정신적 스트레스는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정서적 안정을 유지한다.

10. 진한 향기가 있는 제품을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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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심벌로 여겨지던 여드름이 초등학생들에게 생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대한피부과학회와 오레알 비쉬(VICHY)는 피부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피부건강의 날' 캡페인의 일환으로 5월8일부터 31일(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무료 검진 및 강의 캠페인을 연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