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드라마 <앞 집 여자>의 한 장면
너무도 흔하게 듣는 질문 하나. 여성의 성감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어디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방, 성기, 클리토리스, 귓볼, 목덜미, 엉덩이 등 다양하게 대답한다.

그렇다. 성감대는 개인마다, 성관계를 할 때마다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여성들에게 공통적인 성감대가 있을 법도 한데, 그 첫 번째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생긴다.

답은 뇌(腦)이다. 무엇보다 먼저, 사랑하는 여성의 뇌를 애무하는 것이다. 하지만 두개골을 열어 뇌를 만지고 키스를 할 수는 없는 노릇. 어찌 해야 하냐고?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하니 정신적 파동의 에너지를 동원하면 된다.

그것은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해주고, 감성에 일단 공감해줄 때 생긴다. 파동 에너지는 능히 딱딱한 두개골을 관통하여 서로의 마음과 몸의 빗장을 여는 엄청난 파워를 지니고 있다.

문제는 남성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다 알고 있다고, 혹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건성으로 대답한다. 파동 에너지의 실체와 효과에 대해선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기껏해야 “그래 맞아. 같은 값이면 여성이 이야기할 때 잘 들어주면 침실 분위기를 낫게 하겠지” 하는 식이다.

남자들은 여성의 생리통의 괴로움을 짐작하기 힘들고, 출산의 고통을 몸으로 절감하지 못하듯 파동 에너지의 효과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뇌의 애무, 전희를 소홀히 하면 그 다음 단계가 아무리 힘차고 화려해도 모두 말짱 도루묵이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보자. 남편이 항상 전희를 자신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30분 정도씩 해주고, 그 후 성교 시간도 20~30분 정도 길게 한다고 말한 여성이 있었다. 그 정도의 노력과 시간은 평균적인 남성보다 훨씬 나은 수준인 데도 여성은 성관계 시간이 오히려 몹시 괴롭다고 말한다.

시댁과의 갈등으로 힘들 때 남편이 자신의 괴로움을 몰라주고 감성을 공감을 무시하니 마음속의 빗장이 충분히 열리지 않았던 것.

남편과 원만한 가정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겉으로는 만족하는 척 남편의 요구를 모두 받아주었지만 실제로 부인은 성관계에서 만족은커녕 어서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부인은 문제점을 찾아 치료를 받은 결과 성관계의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었다. “예전엔 남편이 30분 동안 온갖 기술을 동원해 전희를 하고, 또 여러 체위로 성관계를 할 때에도 별걸 다하는구나 하고 시큰둥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안 갈 정도였죠.”

남편은 성관계의 다양한 테크닉을 터득했지만 그 기술이 빛을 발하기 위해 꼭 선행되어야 하는 뇌의 애무법을 몰랐던 것이다. 그러니 남성들은 이제부터라도 잠자리에서 사랑하는 아내에게 멋진 황홀감을 선물하고 싶다면, 여성들은 부드러운 감성에 절대적으로 목말라 하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여성은 강한 마찰로 온몸의 감각을 고양시켜 얻는 일시적 쾌감보다 자신이 소중하게 대우받는 듯한 느낌과 따뜻한 마음에 훨씬 오랫동안 감동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오는 행복감은 또한 오랫동안 지속된다.

있는 힘 없는 힘 다 동원해 애무하고, 고난도의 체위를 힘들게 구사해본들 그것은 육욕만을 만족시키는 하책일 뿐이다. 상책은 파동 에너지를 서로 교환해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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