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생활수준이 예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좋아진데다가 아이가 1 명인 가정이 늘다 보니 아이를 더욱 애지중지 키우게 된다.

그러나 너무 귀하게만 키우는 게 꼭 아이를 위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어려운 시절에는 아이에게 새 옷보다는 헌 옷을 입혔는데, 새 옷은 아이를 너무 따뜻하게 하여 근골이 연약해져 질병이 쉽게 오고 피부를 민감하게 하니 아이에게는 오히려 헌 옷이 더 좋았다고 볼 수 있다.

감기도 일 년에 몇 번 정도는 가볍게 앓는 것이 오히려 아이의 면역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는데, 어쩌다가 걸린 가벼운 감기에 노심초사하여 바로 약을 찾을 필요는 없다. 아이의 힘으로 이겨내도록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감기와 증세가 흡사한 변증후(變蒸候)라는 독특한 이론이 있다.

변증은 태독이 흩어지는 현상으로 변증이 끝날 때마다 아이가 그만큼 성장하게 되는데, 마치 도자기가 가마에서 뜨거운 불기운을 견디어야 훌륭한 작품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특히 두 돌 전의 감기는 변증후를 의심해봐야 한다.

열이 나더라도 귀와 꽁무니가 차다면 변증후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 때는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기만 하여도 저절로 나을 수도 있으니 성급하게 해열제를 주는 것은 금물이다. 다만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적절한 한방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에 “10명의 남자를 치료하는 것이 1명의 부인을 치료하는 것보다 쉽고, 10명의 부인을 치료하는 것이 1명의 소아를 치료하는 것보다 쉽다”고 했다.

이것은 소아는 장부가 여리고 피골이 연약하며 혈기가 성숙되지 않아 경락이 실과 같고 맥과 숨이 가늘며, 쉽게 허해지거나 쉽게 실해지고 쉽게 차가워지거나 열이 나고, 게다가 입으로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손으로는 가리키지 못해 아픈 곳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형색을 관찰하고 소리를 듣고 맥을 짚어 병의 근원을 살피는 형상의학이 소아에게는 더욱 유용하다고 하겠다. 예를 들면, 눈이 크고 눈 밑이 검고 두툼하고 겁이 많아서 혼자 못 있고 손톱을 잘 물어뜯고 목감기가 잘 오는 아이들은 담을 튼튼하게 해주는 약을 쓰면 좋아지며, 얼굴이 희고 갸름하며 코가 길고 힘이 없어 보이고 잘 먹지 않고 환절기에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들은 비위를 좋게 하고, 입술이 얇고 붉으며 가만 있지를 못하고 식은땀을 잘 흘리고 변비가 있고 배와 다리가 자주 아픈 아이들은 콩팥 기능을 강화시키면 좋으며, 등이 구부정하고 얼굴이 사각형이고 희며 새벽에 기침을 잘하는 아이는 저녁을 적게 먹이고 폐를 다스려주면 좋아진다.

이렇듯 아이의 흠이 메워질 때까지 형상에 맞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린 아이를 둔 부모를 위해 도움이 될 양자십법(養子十法ㆍ아이를 기르는 10가지 방법)을 소개하면,

첫째, 등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둘째, 배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셋째, 발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넷째, 머리를 서늘하게 해야 한다.

다섯째, 가슴을 서늘하게 해야 한다.

여섯째, 이상한 것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일곱째, 비위를 늘 따뜻하게 해야 한다.

여덟째, 울음이 멎기 전에 젖을 먹여서는 안 된다.

아홉째, 경분이나 주사를 먹여서는 안 된다.

열째, 목욕을 너무 자주 시키지 말아야 한다.

양자십법과 함께 아이가 태어나서 성장하는 동안에 기억해야 되는 중요한 점은 “노인은 아프면서 늙어가지만 아이는 아프면서 자란다”는 사실이다.

조금만 아파도 약을 찾는 등 질병을 없애는 데만 신경을 쓰다 보면 정작 아이가 정상적으로 자라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칭찬과 야단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너무 야단을 자주 치면 아이의 자라는 기세가 꺾여 성장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아이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필요하다.

● 본디올 성수한의원 장석창 원장 약 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한의사 내과인정의

대한형상의학학회 정회원

대한경락경혈학회 정회원

[현]본디올성수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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