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의대정신과 함봉진 교수의학교과서에도 실린 검증된 치료법… 소화불량 등 만성질환에 효과

현대인에게 나타나는 질병 중에는 ‘스트레스성 XX’라는 진단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정신과 치료가 권장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때문에 병원을 외면한다. 이런 경우 대체요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스트레스는 대체의학에서도 주요한 관심분야 중 하나다. 아로마 테라피, 꽃치료 등 많은 대체요법이 스트레스치료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 중에는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아 효능을 확인할 수 없는 것들도 많다.

서울대의대 정신과 함봉진 교수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명상요법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명상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대체요법 중에 거의 유일하게 효과가 확실히 의학적으로 검증된 치료법입니다. 명상요법은 의학교과서에도 실려 있지요. 부작용이 없을 뿐 아니라 환자의 정신적, 사회적, 영적 치료에 전인적으로 도움을 줍니다.”

명상의 여러 효과는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수천 편에 달하는 연구논문을 통해 보고된 바 있다. 특히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데 있어 매우 뛰어난 직간접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명상을 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집중력과 창의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명상은 예방 뿐 아니라 사후 치료효과까지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과 변비,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같은 증상이 만성화하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치료가 어렵죠. 명상은 이처럼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 신체증상을 치료하는데도 뛰어난 효과를 발휘합니다.” 함 교수는 고혈압과 천식 환자, 만성통증 환자들도 명상을 통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 불임여성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함 교수는 명상치료가 효과를 낸 사례로 스트레스 때문에 만성 소화불량과 변비에 시달려온 30대 주부를 소개했다.

사소한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쉽게 짜증을 내던 이 주부는 소화제와 변비약을 복용하고, 위에 좋다는 음식도 먹어 봤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아 고생이 심했다. 그러던 중 명상을 시작하면서 증세가 상당히 호전됐다.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되고, 소화불량과 변비 문제가 조금씩 좋아지더라는 것이다.

명상의 효과를 인정하더라도, 그것을 너무 과신해 현대 의학적인 치료를 외면하고 무조건 명상에 의존하는 것은 금물이다. 함 교수는 “모든 사람들이 명상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령 우울증이 너무 심한 환자는 집중이 안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명상을 할 수가 없어 항우울제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명상은 꼭 질병치료나 예방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해 볼만 한 일이다. 명상법은 반드시 전문적인 지도자로부터 체계적으로 익혀야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책이나 글에 의존해 혼자서 수련하는 것은 잘못된 수련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