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와서 아토피와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질환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중 언론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바로 아토피이겠지요? 아토피는 갓난아기, 유아, 어린이 등 성인이 보호하고 책임져야 할 연령 군에 더 흔하고, 피부에 나타나는 습진의 모습이 매우 끔찍하게 보이기 때문에, 시각적 효과를 중시하는 TV 등의 언론 매체가 다르기 좋은 주제이었습니다.

또한,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세계적 추세와 함께 주거 환경과 생활용품에서의 환경오염, 가공식품의 식품첨가물,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 등 환경적 요인과의 관련성을 제기함으로써 더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 결과로 아토피 자녀를 가진 많은 부모들이 집을 옮기고, 생활용품을 친환경제품으로 바꾸었으며, 가공식품을 피하고 유기농 만을 고집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지요.

이렇게 소위 몸에 나쁘고, 지저분한 것을 피하는 것이 과연 아토피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었을까요? 사실은 그 반대일 수 있다는 것이 점점 드러나는 최근의 연구결과입니다.

아토피는 지나치게 깨끗하게 해서 발생하는 일종의 청결병이라는 것이지요. 우리의 몸이 이물질과 세균 등에 적절히 노출되어야 이에 대한 내성을 기를 수가 있는데, 이를 다 피하고 나면 내성이 만들어지지를 않아 나중에 약간의 노출만으로도 몸에서는 과도한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잠시 생각해 보면, 우리의 환경과 음식은 10년, 20년 전에 비해 확실히 더 안전하고 깨끗해졌습니다.

위생적으로 열악하기 짝이 없었던 시절에는 그리 흔치 않았던 아토피가 요즘에는 왜 그렇게 눈에 많이 띌까요? 우리보다 훨씬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가진 선진국이 왜 우리보다 알레르기질환이 많을까요?

지저분하고 비위생적이면 전염병 및 환경오염에 의한 병이 많이 생기는 반면, 지나치게 깨끗하고 위생적이면 오히려 아토피 등의 알레르기질환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아토피에 대해서 독자들이 알아야 할 또 다른 진실이 있습니다. 첫째는 아토피 피부라고 하더라도 가려움을 어떻게 해서든지 참아서 피부를 긁거나 다른 물리적 화학적 자극을 주지 않으면, 피부에는 아무런 반점도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피부 병변은 실제로는 자신이 만든다는 것이지요. 둘째는 가려움증은 고통이지만 가려운 데를 긁는 것은 참으로 큰 쾌락이라는 점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 쾌락을 황홀경으로까지 칭하기도 합니다.

이 두 점을 다 고려해 보면, 아토피는 나쁜지를 알면서도 점점 더 빠져드는 중독에 매우 가깝지요. 고통과 쾌락의 악순환 속에서 아토피는 더 악화되게 됩니다.

같은 가려움증이라고 해도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몸의 상태와 스트레스의 정도에 따라서도 다르게 느낍니다.

그래서 몸이 민감하고,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사람들은 가려움증을 견디지 못하고 긁게 되며, 긁는 쾌락에 더 빠져든다는 것이지요. 아토피는 못 고친다라는 불안감도 사실은 아토피를 악화시키고, 반대로 아토피는 고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희한하게도 아토피를 호전시킵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아토피는 피부의 병이고, 그 병이 나한테 모든 스트레스와 고통을 주기 때문에 이 병 만 고치면 내 문제는 다 해결될 것 같지만, 반대로 나 자신이 이 병의 발생과 진행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가 나서서 그 고리를 끊어야만 아토피는 치료됩니다.

아토피의 첫째 치료법은 자신에게 확실히 증세를 악화시키는 물질이 있다면 그것은 피해라 입니다.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하는데 나한테 그렇지 않으면 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둘째, 몸을 둔감하게 하기를 실천합니다. 아토피에 대해서는 악화될 테면 돼 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보라는 것이지요. 셋째, 일부러 지저분하게 사는 연습을 합니다. 목욕과 샤워도 되도록 하지 않습니다.

하더라도 하루에 1번 이상은 넘지 않도록 합니다. 비누나 샴푸는 털이 있는 데만 하고 살갗에는 하지 않습니다. 때는 절대 밀지 말고, 살갗에는 아예 손을 대지 않습니다. 목욕 후에는 수분을 말린 후 보습제를 꼭 바릅니다.

넷째, 가렵더라도 절대 긁지 않습니다. 이것을 위해 처방 받은 약과 연고를 사용해도 좋습니다. 자면서 긁는 수가 있기 때문에 잘 때는 두터운 벙어리장갑을 끼고 잡니다.

이 네 가지만 실천해도 상당수의 아토피가 1주일이면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해보면 완쾌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해보렵니까?

■ 유태우 교수 약력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원격진료센터 책임교수

MBC 라디오닥터스 진행

KBS 건강플러스‘유태우의 내몸을 바꿔라’진행

<저서> 유태우교수의 내몸개혁 6개월 프로젝트

가정의학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

내몸 사용설명서, 김영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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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우 tyo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