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치료법' 맹신은 곤란아하로마 이비인후과 유강목 원장 "중이염·축농증·비염 치료 땐 성공률 높아"만성·난치성 환자에 권장할 만 …비만·고혈압·성기능 장애 등 질환엔 효과 적어

과학문명의 발달이 환경오염과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야기시키면서 세계적으로 자연선호 현상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서 과학문명의 산물인 화학약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면서 자연치료법의 수요가 크게 늘고있다.

자연치료법의 일환으로 서양에서 수 천년 동안 이용해온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가 최근 들어 의학계에서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아로마테라피는 각종 식물의 나무, 꽃, 잎 등 허브(방향성 약용식물)에서 추출한 휘발성 정유(에센셜 오일)을 이용한 향기치료다.

항진균, 항 진통기능 등 각종 약리성분을 지닌 천연의 향을 코로 흡입하거나 마사지, 목욕 등을 통해 피부로 흡수해 뇌와 신체 내부 장기에 전달, 면역세포와 호르몬을 활성화해 치료효과를 내는 것이 아로마 요법의 기본 원리다.

아로마테라피는 현재 정신과를 비롯해 정형외과와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내과에서

우울증과 불면증, 감기나 폐렴, 부인과 질환, 분만 시 통증 감소, 류머티스 관절염, 아토피

피부염, 중이염, 비만 등 다양한 증상을 치료·예방하는데 폭넓게 쓰이고 있다.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아하로마 이비인후과 유강목 원장은 최초로 이비인후과 질환에 아로마테라피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의사다. 국내 이비인후과 전문의로는 최초로 영국 국제 런던아로마스쿨에서 공부했고, 미국에서 수여하는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 자격증도 땄다. <아로마테라피로 뭘 치료해볼까?> 등 아로마 관련 저서도 여러 권 냈고, 한국아로마테라피협회와 서울디지털대학교 등에서 아로마테라피 전문강사로도 활동했다. 올해부터는 고려대 의대에서 아로마 테라피를 강의할 예정이다.

유 원장은 우연한 기회에 아로마테라피의 극적인 효과를 발견한 후 아로마테라피를 치료에 적극 도입하게 됐다고 말한다.

“아토피 질환을 앓던 아들에게 아로마를 발라주었더니 아토피가 말끔히 사라지더군요. 스테로이드 연고제로 치료했을 때는 재발이 잦았으나, 아로마 치료는 1년 동안 재발하지 않았어요.”

유 원장은 그 후 병원에 오는 환자들에게 아로마 치료를 제공했고, 치료를 받은 환자 대부분이 양방치료만 받았을 때보다 치료효과가 월등히 좋은 것을 목격했다.

그가 아로마테라피로 치료한 환자만도 1만 여명에 이른다. 이중에는 항생제 약물 복용을 피하거나 줄인 환자는 물론 수술을 피하고 완치된 환자도 다수다.

유강목 아하로마 이비인후과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만성 삼출성 중이염 환자의 경우 고막을 째고 고름을 빼내는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아로마 치료를 12일 정도 해주면 대개 고름이 자연배출 되면서 완치되더군요. 축농증 환자도 심하면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제 환자 중에는 아로마 치료로 수술 없이 낫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유 원장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로마테라피를 제공한 결과 치료성공률은 중이염의 경우 95%, 축농증의 경우 80%,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75%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그는 특히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먹어야 하는 만성 질환자들이나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환자들,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방법이 애매한 난치성 환자들에게 아로마 치료를 적극 권한다.

약이나 주사, 수술 대신 향기로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희망에 부푸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아로마테라피를 맹신하거나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비의 치료법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80여년 전, 프랑스의 한 화학자가 민간요법으로 내려오던 아로마 요법을 현대의학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념화 해놓은 것을 계기로 주류의학계에서 아로마 요법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현대의학은 아로마테라피를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치료효과가 없거나 미미한 질환도 많다. 유 원장은 비만치료에는 효과가 크지 않으며, 천식환자에 사용하면 증세가 오히려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고혈압과 간질환자의 경우도 아로마 사용은 위험하다. 금연치료나 성기능장애 치료에도 아로마 효과가 없거나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용상 주의할 점도 많다. 치료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아로마의 약리효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어야 하며, 정확한 용량을 사용해야 한다. 임산부나 36개월 미만의 유아에게는 아로마가 안전하지 않으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뿐 아니다. 상한 아로마를 사용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향기가 날아가거나 불순한 아로마를 쓰면 약효가 떨어진다.

유 원장은 아로마 치료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정확한 사용법을 익히고,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있는 사람이 처방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세화 기자 candy@hk.co.kr